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희망찬 마음으로 새해 첫 달을 보내야 하건만 기분이 우울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최악의 경제 위기로 언제 일자리에서 잘릴지 앞날이 걱정되는 상황이니 말이다. 또한 쪽박 찬 펀드와 반토막 난 주식 때문에 한 푼이라도 절약해야 하니 맘껏 돈도 쓸 수 없다. 게다가 겨울이라 해도 일찍 저버리는 데다, 며칠째 한파가 계속되고 있어 그야말로 몸도 마음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그 결과는 지난해 12월 초 브리티시 메디칼 저널에 게재되었는데, 논문의 주요 골지는 행복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친구나 가족뿐 아니라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친구의 친구,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조차도 자신의 행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말이다(BMJ 2008;337:a2338).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당신의 행복은 당신의 선택이나 행동만이 아니라 당신이 알지 못하는, 자신과 두세 단계 거쳐 아는 사람들의 선택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받는다”면서 “행복이란 게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자신의 행복이 자신 때문이 아니라 남의 탓이라는 얘기인 셈이다. 크리스타키스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미 샌디에고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대학 정치사회학과 제임스 H. 포울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이렇게까지 말했다. “당신의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해진다면 당신 주머니에 5천 달러가 생기는 것보다 당신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이다. 크리스타키스 교수의 최신 연구는 어쩌면 우리 자신이 조금 더 행복해지는 비결이 무엇인지를 말해줄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크리스타키스 교수의 행복에 관한 최신 연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전염성은 옆집 사람, 친구, 형제자매, 배우자 순 크리스타키스 교수 연구팀은 행복이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1983년부터 2003년까지 4천739명의 사람과 이들의 배우자, 친척, 친구, 이웃, 동료가 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의 행복에 대한 정보를 추적해 분석했다. 그 결과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들을 몇 가지 얻었다. 우선 행복한 사람들은 서로가 뭉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이유가 행복한 사람들이 서로 서로 뭉치기 때문이 아니라 행복이란 게 사회적 접촉을 통해 시간이 흐르면서 전파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의도적으로 어떤 친구를 선택했느냐와는 상관이 없었다.
또한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자신의 행복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이웃이 행복해지면 당신도 당장 행복해질 가능성은 평균 34퍼센트였다. 어떤 사람의 경우 최대 70퍼센트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그 다음은 가까이에 사는 친구였다. 1마일, 그러니까 1.6킬로미터 거리 이내에 사는 친구가 행복해지면 자신도 행복해질 가능성이 평균적으로 25퍼센트 정도였다. 사람에 따라서는 최대 60퍼센트였다. 세 번째는 가까이에 사는 형제자매로 나타났다. 형제자매는 평균적으로 14퍼센트 정도 영향을 주었다. 반면 배우자의 영향은 이보다 적었다. 배우자가 행복해지면 자신이 행복해질 가능성은 10퍼센트도 안되었다. 고작 8퍼센트였다. 한편 회사 동료에게서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건 이 같은 행복의 전염효과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고 거리가 멀어질수록 줄어들었다. 최대 3단계까지 전파 이 외에도 크리스타키스 교수가 발견한 행복의 전파에 대한 놀라운 사실은 그 범위가 3단계까지라는 점이었다. 이미 위에서 얘기했듯이 크리스타키스 교수는 자신이 직접 아는 사람뿐 아니라 거쳐서 아는 사람들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런데 예상할 수 있듯이 관계를 거칠수록 미치는 정도는 줄어들어 최대 3단계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아는 1단계 관계의 지인이 행복해지면 이로 인해 자신을 행복해질 가능성은 약 15퍼센트였다. 한 사람을 거쳐야 아는 2단계의 사람은 약 10퍼센트 그리고 3단계의 사람은 5.6퍼센트였다. 하지만 4단계가 되면 더 이상 영향을 거의 주지 못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6단계, 즉 5명만 거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연결되는 좁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행복은 이 같은 좁은 세상에서 조금 더 좁은 범위인 최대 3단계까지의 사람에게 전염시킨다. 6단계의 절반쯤 되는 것이니 행복의 전파력은 대단한 셈이다. 모방으로 행복 전파 그런데 크리스타키스 교수의 연구결과는 새로운 의문들을 낳는다. 관계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행복에 대해 미치는 정도는 왜 달라지는 걸까? 그리고 왜 3단계까지만 행복은 전파되는 것일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궁극적인 질문은 행복이란 게 어떻게 전염이 될 수 있느냐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모방을 함으로써 자신들이 따라하는 특정행동과 관련된 감정을 실제로 경험한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즉 상대방이 보여주는 행복한 행동을 따라함으로써 자신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이다. 2001년 독일 튀빙겐 대학의 바바라 와일드 연구팀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Psychiatry Research, Vol 102, p109). 얼굴의 표현이 강할수록 이를 보는 사람은 더 강한 감정을 경험한다는 것이었다. 와일드는 이렇게 얼굴표현과 감정이 매우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효과는 즉시 자동적으로 나타난다고 믿는다. 한편 행복의 감염성이 거울뉴런(mirror neuron)의 작용 때문이라고 보는 과학자들도 있다. 거울뉴런은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뇌신경세포로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바라볼 때 작용한다. 모방, 교감, 의도 파악 등 다양한 사회적 인식과정에 거울뉴런이 관여함이 밝혀졌다. 자폐나 정신분열증인 사람들은 거울뉴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현재 모방이 겨울뉴런의 작용을 하도록 하는 것인지, 아니면 거울뉴런의 작용이 모방을 하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무의식적 모방이, 사람이 다른 사람이 느끼는 실제 감정을 희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비만, 금연도 전염된다 어쨌건 행복이란 것만이 이렇게 전염이 되는 것일까? 크리스타키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다. 비만과 같은 건강 관련 문제, 금연과 같은 행동도 행복처럼 전염이 된다. 그런데 비만이나 금연은 행복과는 다른 사회적인 관계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공통점도 있었다. 모두 다 3단계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었다. 왜 3단계까지일까? 행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비만이나 금연에 대한 얘기와 함께 그 이유에 대해서 다음에 계속된다. |
박미용 기자 |
첫댓글 와우~~~ 대단하네요. 행복 전파 한사람 한사람이 소중한 존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