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새로 들어설 호텔은 맞은편에 있는 롯데호텔 월드(특1급)의 화려함을 넘어서는 6성급 호텔이 된다. 250실 규모로 지어져 기존의 롯데호텔 월드(객실 469실)와 함께 강남지역의 특급호텔 부족을 상당히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과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면세점도 호텔과 같은 빌딩 안에 들어서 관광객들은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숙박과 쇼핑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슈퍼타워 주변의 건물도 잠실 일대 쇼핑 지도를 일거에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 건물은 2008년 6월 인허가 관련 행정 절차를 모두 통과하고 이미 터 파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 부속건물에는 롯데명품관 에비뉴엘을 비롯, 복합영화상영관인 롯데시네마 등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슈퍼타워 주위를 둘러싸는 형태로 건립될 쇼핑몰에는 △패션월드 △스포츠 메가스토어 △영 패션 시티 △키즈 월드 △다운타운 롯데 △라이브 타운 등이 들어선다. 건너편에 있는 기존 롯데월드 쇼핑몰도 이미 20년이나 지나 시설이 노후됐기 때문에 이번에 리모델링 된다. 신축 쇼핑몰은 112층 슈퍼타워의 완공 시점인 2013년보다 2년 앞선 오는 2011년 먼저 선을 보일 예정이다.
친환경 슈퍼타워
고층 외벽에 집열판 설치해 태양광 발전
난방도 ‘롯데 왕국’ 배출 쓰레기 태워 해결
112층 슈퍼타워는 공해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최첨단빌딩으로 짓는다는 것이 롯데 측 설명이다. 버즈 두바이를 설계한 미국 SOM사와 한국 희림건축이 공동설계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게 된다. 롯데건설은 이를 위해 3년 전부터 사내에 ‘초고층팀’을 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12층 옥상에는 수직형 풍력발전기가 설치돼 무공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또 건물 고층부의 외벽에는 집열판을 설치,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해 건물 전체의 온수와 난방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지표면 아래 15m에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도 설치한다”며 “태양열과 지열뿐만 아니라 기존 롯데월드와 제2롯데월드에서 나오는 막대한 양의 가연성 쓰레기도 고체연료로 가공해 난방에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명 역시 자연광을 최대한 이용한다. 건물의 옥상과 창문에 프리즘, 블라인드 등을 부착해 빛은 투과되고 열은 반사시켜 조명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방법은 인공조명에 비해 빛 효율이 우수하고 열까지 얻을 수 있어 냉난방비를 7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나머지 외관조명과 실내조명은 전력소비가 적고 친환경적인 LED(발광 다이오드)를 활용해 감각적 분위기를 연출하겠다고 한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친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뿐 아니라 감축되는 이산화탄소만큼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부수적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효과
사업비만 1조7000억원, 연인원 250만명 투입
신규고용 2만3000명… 관광객도 150만명 기대
제2롯데월드와 초고층빌딩 건립에 따른 경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총사업비 1조7000억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민간건설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당초 공군의 입장을 고려해 미온적 입장을 보이던 정부가 성남 서울공항 활주로를 3도가량 조정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허용하게 된 데도 초고층빌딩 건설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고려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향후 2~3년간 고용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허가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사업 당사자인 롯데물산도 초고층빌딩 건설로 발생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112층을 세우는 데 연인원 250만명이 투입된다고 한다. 또 롯데 측은 초고층 빌딩 완공 후에 들어설 백화점과 호텔 등에서 일할 신규 고용창출 인력도 2만3000명에 달하고 관광객도 150만명 이상 추가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상원 과장은 “제2롯데월드뿐 아니라 기존 롯데월드도 리뉴얼할 경우 천문학적 돈이 풀리게 된다”며 “주식시장에서도 희림(설계), 중앙디자인·시공테크(테마파크), 삼우이엠씨(건축자재) 등 제2롯데월드 건설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 대책
잠실4거리 체증 악화 불가피… 뾰족한 대안 없어
롯데 “1000억원 들여 지하 환승센터 건립하겠다”
하지만 초고층빌딩을 세우기 전에 잠실 일대 교통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2롯데월드에 입주하는 상주인구만 2만3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도 왕복 10차선 도로가 교차되는 잠실 4거리 일대는 경기도 성남 등지에서 오가는 차량으로 인해 정체가 심각하다. 또 지방에서 온 대형버스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송파IC를 빠져 나와 이곳을 지나서 한강 건너 동서울터미널로 가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는 혼잡이 극심하다. 게다가 잠실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서 2008년 한 해에만 무려 2만3000가구가 입주, 주말이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를 이용하는 차량들과 뒤얽히면서 잠실4거리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다.
하지만 롯데나 송파구에서는 획기적 교통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06년 말부터 송파대로에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고 있는 정도가 전부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2005년 교통영향평가 때 서울시에 65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통과됐다”며 “추가로 1000억원을 들여 송파대로 지하에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는 교통광장(환승센터)을 확충하는 등 교통 정체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평론가 한우진씨는 “잠실 일대는 경기도 성남과 남양주 등지에서 오는 차량으로 이미 극도로 혼잡한데,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면 한층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며 “잠실역을 통과하는 지하철 8호선의 배차간격(4분30초)을 좁히고 수송 능력을 끌어올려 지상의 차량을 지하로 흡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야심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월드·롯데호텔·롯데캐슬골드…
“주공5단지까지 사들여 상업지역 변경” 소문도 파다
잠실 일대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롯데의 야심이 초고층 빌딩 건립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얘기도 하고 있다. 사실 지금도 잠실 4거리 일대는 ‘롯데타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백화점 매출 3위(7000억원)에 달하는 롯데백화점(잠실점)을 중심으로 대형 할인점인 롯데마트, 놀이시설인 롯데월드, 롯데호텔, 롯데캐슬골드(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주변 상권에도 ‘롯데의 힘’이 작용한다. 실제 잠실역 ‘롯데타운’에는 유동인구가 몰리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신세계 운영)와 맥도날드는 찾아볼 수 없지만 롯데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커피와 롯데리아(패스트푸드)는 각각 7개, 8개씩 들어서 있다.
롯데의 새로운 야심이 향하는 곳으로는 잠실 4거리 서북쪽에 있는 주공 5단지가 지목되고 있다. 현재 일반주거지역이어서 대규모 개발이 어렵지만 롯데가 용도변경을 추진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일대 부동산 업계에서는 “롯데가 잠실 주공 5단지를 매입한 뒤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해서 잠실4거리 일대 전체를 ‘롯데왕국’으로 만들려 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퍼져있다. 이렇게 된다면 잠실4거리 일대는 강남역 4거리에 버금가는 중심 상업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잠실권 주민들 사이에는 “제2롯데월드가 들어오면 잠실역도 롯데역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에서는 “(주공 5단지의 용도변경에 대해) 한 번도 검토해 본 적이 없다”며 “그야말로 루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 중국판 롯데월드 |
롯데, 랴오닝성 선양에 잠실 2배 규모로 착공
호텔·백화점·오피스 망라… 공사비 15억달러
중국에서도 롯데월드의 꿈이 영글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선양 르티엔스지에(沈陽樂天世界)’라고 이름 붙여진 중국판 롯데월드 건설에 돌입했다. 랴오닝성 성도인 인구 740만명의 선양시 기차역 부근 20만㎡ 부지 위에 들어서는 복합건물로 잠실 롯데월드의 2배 규모에 달한다. 건물 내부에는 호텔, 백화점, 오피스, 전망대 등이 들어서게 되고 총 공사비만 15억달러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랴오닝성 정부에서도 “신규고용만 1만명가량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기공식에는 롯데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을 비롯, 장원웨(張文岳) 랴오닝성 공산당 서기, 리잉제(李英杰) 선양시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시 기공식 자리에서 신 부회장은 “선양 롯데월드는 고속철도와 지하철 등 편리한 교통으로 연결돼 레저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세계의 선양, 세계의 롯데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인 랴오닝일보(遼寧日報)는 “선양 롯데월드가 완공되면 하루 유동인구만 10만명에 달할 것”이라며 “랴오닝성 전체의 서비스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공군의 반대로 사업허가가 차일피일 지연되던 잠실 제2롯데월드가 갑자기 허가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 것도 ‘선양 롯데월드의 조기착공이 정부 관계자들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