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만 랠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잦은 눈으로 자전거 탈 기회가 별로 없었고
2~4월에는 딴 곳에 정신이 팔려 자전거를 전혀 못탔습니다.
몸도 마음도 느슨해지고
자전거에 대한 자신감도 열정도 식는 것 같았지요.
망설이다가 4.25일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연습 할 수 있는 시간은 1달이네요.
랠리에 신청하고 나니 걱정도 되고 투지도 살아납니다.
주로 야간에 계족산을 무대로 격일 라이딩으로 준비를 했어요.
2주 정도 연습하니 근력도 붙고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근데 갑자기 연습량과 강도를 늘이다 보니
무릎 측방에 찌릿찌릿 신호가 옵니다.
아마도 장경인대염??
탈이 나면 대회 참가도 못하고 몇 달 동안 자전거도 탈 수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연습은 하되 다리에 힘을 빼고 살살 연습을 하기로 합니다.
이번대회는 고흥~벌교~순천 지역의 산을 오르내리는 380키로 최장 코스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다음날 오후 6시까지 복귀하면 완주가 되는 겁니다.
대회 당일 새벽 걱정 반 설레임 반으로 출발입니다.
초반 부상도 걱정되고 살살 타기로 합니다..
모두들 힘있게 나를 추월해 갑니다.
처음에는 살살 타는게 내 전략이니까 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네요.
다른 분들에 비해 확연히 실력차가 납니다.
역쉬 우물안 개구리임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2주 동안 연습하던 대로 살살 타던 것 외에는
전혀 힘을 쓸 수 없습니다.
힘의 강약 조절을 해야 하는데,,,,
랠리 내내 연식 오래된 고물 자동차 같네요....
무릎도 계속 신경이 쓰이고...
문제는 새벽에 순천에서 알까기(?)를 해서 탈락할 뻔 했습니다.
국사봉을 내려올때 졸음이 와서 앞만 보고 내려 왔는데
딱 내려오니 뭔가 잘못된 것 같아 일단 정지를 했습니다.
잠시 후 다른 분이 내려와서 길을 잘 안다기에 시내로 따라 내려 갔는데
이분은 순천이 벌곡인줄로 착각을 했던 겁니다.
터미널로~경찰서로~1시간 이상 우왕 좌왕하다가
다시 기억을 더듬어 둘이서 국사봉에서 내려온 곳으로 다시 갔는데
하필이면 또 이때 한명이 또 쓩 내려갑니다.
우리가 길이 잘못되었다고 소리를 쳐도...
저분 가는 것 보니 길이 맞는가 보다 하고
우리도 다시 순천시내로 내려옵니다.ㅎㅎㅎ
또 순천 시내를 우왕 좌왕 하면서
전화통화를 해보니 다음 체크포인트는 벌곡 입구에 있다는 겁니다.
시내서 벌곡 가는 길을 물어서 벌곡가는 길을 타긴 했는데
우리의 코스와는 전혀 맞지 않네요...
동네 분들한테 물어도 잘 모르고...
같이 헤메니는 분이 총 5명이었는데...
이미 3분은 포기하고...
같이 알까기 한분도 같이 포기하자고 합니다.
헉~~ 이러다가 완주를 못하는구나...
저도 갑자기 맨붕상태입니다.
다행히 지원조 차량을 세워
13포인드(개령) 길을 물으니 길을 잘 아는 눈치입니다.
가던 길을 나서서 꺼꾸로 7키로쯤 언덕을 올라가면 체크포인트가 나온다고 합니다.
같이 알까기 한 분이 시간도 체력도 문제니 포기를 하자고 합니다.
시간도 충분한데 꺼꾸로 돌아가더라도 간다고 했더니
나를 따라 나섭니다.
벌곡쪽에서 꺼꾸고 개령 고개를 올라 겨우 13포인트를 찍고 코스에 복귀했네요
3시간 정도는 시간을 허비한 듯...
벌곡에서 고흥으로 복귀하는 구간은 긴 도로들이 있는데
엉덩이는 헤어지고...
평지에서도 엉덩이 땜시 중간 중간 끌바해 가면서
혼자서 내내 오는데 너무 힘드네요
고전 끝에 완주는 했지만
전 구간을 빌~빌~빌~하다 끝이 난 것 같습니다.
전력 질주 한번 못하고,
다른 선수들과 레이싱 한판 못하고...
내내 불만 불만족스러웠고 오로지 요령으로만 자전거를 탔습니다.
특히 복귀하는 긴 도로구간에서
헐은 엉덩이 때문에 내내 고통스러웠어요.
정말 몸은 연습한 대로 반응한다는
이번 대회에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힘들었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을
더 악화시키지 않은 것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 완주를 해서 기쁘고
랠리를 통해 큰 용기와 열정을 얻었습니다.
(33시간 57분, 370~380키로, 107번째, 무박, 무지원)
첫 대회를 300랠리에 과감하게 도전한
찰리신님도 이번 대회를 경험으로
큰 발전을 이루고 용기를 키워 가길 바랍니다.
다음에는 랠리가 고행이 아니라 맘껏 즐길수 있길 바래 봅니다.....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대회 전날 답사 중
내일 내가 서야할 시상대 포토존...ㅋㅋ
특허청자전거동호회는 특별히 중앙에 ㅋㅋ
아침에 찰리신님과 만나서.. 의지를 다져보고...화이팅!!!
출발전 화이팅.... 만감이 교차하겠죠..
저도 이번에는 반드시 완주를!!!
우측분은 페달파워의 스피너님...
6학년이신데 저보다 훨씬 젊게 사셔서 부럽습니다.
체력 기술을 업글하셔서 내내 저보다 앞에서 라이딩을 하셨네요...
무사히 완주하셔서 정말 기쁘네요
곧 출발 분위기...
대회측에서 중간에 보급해줄 물품 보관대
대회장 모습.. 비가 오락가락...
첫댓글 축하 축하 드립니다.. 완주를... 도전하는 자에게 성취의 기쁨이... 화이팅입니다...
대단하십니다.. 완주를 하였네요
370킬로 산과 도로를 포함해서 고흥 순천을 돌아서 도전은 아름다워요.
출발시간에 비가왔군요
추카 축하입니다.. 특허청 자전거동호회의 또 다른 영광이기도 하구요...
이번 대회 후휴증이 만만치 않네요
낮에는 견딜만 한데 밤에는 열이 펄펄~~3일째
그래도 감기는 아닌지 식욕은 좋아서 잘 먹고 있습니다.
대박이십니다. 부회장님, 찰리신님!!!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