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조선일보 2010-6-11
[Why] [태국 푸미폰 국왕의 미스터리]
'살아 있는 부처' 칭송받던 왕, 어마어마한 재산 신고
집권 이래 전 국민이 존경 33조원 재산·유혈 사태 겹쳐
태국 내에 반(反)군주제 웹사이트가 속출하고 있고, 학계에서는 입헌군주제와 민주주의가 양립할 수 있는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AP통신 5월 24일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 통치자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은 국내에서 '생불(生佛)', 즉 '살아있는 부처'라 불린다. 검소한 생활, 국민을 위한 통치, 그리고 정치권에 대한 절대적 권위로 인해 푸미폰 왕은 집권 이래 전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
그는 최장기 집권자다. 1946년 19세로 왕위에 오른 이래 2010년까지 64년째 통치하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제, 내각책임제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집권자 가운데 가장 부자이기도 하다.
지난달 20일 영국 인디펜던트지 보도에 따르면 푸미폰 국왕이 보유한 재산은 모두 200억파운드다. 한국 돈으로 33조3700억원이다. 2008년 포브스지 조사 이래 3년째 최고 갑부 명단 맨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3년 전 이 같은 보도가 나왔을 때 태국 왕실은 "왕실재산관리국 소유재산까지 포함한 왜곡된 기사"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자그마치 33조원이나 되는 거부(巨富)라는 사실이 이후 해마다 보도되자 태국 국민들 사이에 반감이 싹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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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존경을 받던 태국 푸미폰 국왕과 왕비, 그리고 왕자. 하지만 푸미폰 왕은 최근 거대한 부의 소유자임이 알려진 데다 유혈사태에 대해 침묵함으로써 그 권위가 크게 손상됐다.AFP |
인터넷 세상에서는 푸미폰 국왕을 조롱하는 글들이 떠다니고 반감을 드러내는 동영상도 유튜브에 걸려 있다. 태국 형법에는 국왕을 모욕하는 행위를 최고 징역 15년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사이트와 콘텐츠를 차단하고 삭제하고 있지만 인터넷의 본질상, 불가능에 가깝다.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는 푸미폰 왕을 비난하는 동영상이 떠다니는데, 그 아래 댓글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태국 국민으로 태어나 31년 동안 태국에 산다. 날 때부터 지금까지 국왕은 신성하며 결점이 없다고 세뇌받고 살았다. 보라, 우리는 대부분 가난하고, 교육을 받지 못했고, 범죄율도 끔찍하다. 성폭행, 약물, 부패, 인권문제… 이게 푸미폰 국왕 아래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태국 국민들은 절대다수가 푸미폰 왕을 흠모하고 존경해왔다. 1992년 군부쿠데타 때 왕은 군부 세력과 시민 세력 지도자를 왕실로 불러 '그치라'는 말 한마디로 혼란을 정지시킨 적이 있다. 그만큼 국왕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1927년 12월 5일미국에서 태어난 푸미폰 왕은 의회에 의해 왕으로 지명됐던 형 아난다 마히돌이 1946년 6월 9일 의문사하자 왕위를 계승했다. 푸미폰 왕은 관행적인 일부다처제를 무시하고 오로지 왕비 한 명만 사랑했다.
일년에 최장 200일이 넘게 카메라와 수첩을 들고 고산지대를 여행하며 민중의 고충을 체험했다. 마약 재배로 연명하던 사람들에게 커피를 권했고, 본인이 스스로 인공강우 전문가가 되어 농업국가인 태국의 생산력을 늘리기도 했다.
수시로 벌어지는 쿠데타 때면 왕궁 문을 열어 쫓기는 시민들을 보호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정쟁을 벌이는 정치인들도 왕 앞에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는 신성한 권력이 형성됐다.
하지만 세계 최고 갑부라는 사실이 '폭로' 되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유혈사태에 대해 왕이 예전과 달리 입을 다물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노골적인 배신감을 표출하게 됐다.
급기야 그동안 금기시됐던 푸미폰 왕의 등극 배경 미스터리까지 재등장했다. 내용은 '(누군가가) 왕을 암살하고 푸미폰을 왕으로 앉혔다'는 것이다. 푸미폰왕의 형인 아난다 마히돌 국왕이 침실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날 바로 왕위 계승서열 1위였던 동생 푸미폰이 왕위에 올랐다. 사건 당일 오전 6시 아난다 왕의 어머니가 왕을 깨웠다. 그리고 7시 30분 시종인 부트가 침실에 와서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오전 8시 30분 부트가 드레싱룸에 있는 왕에게 오렌지주스를 들고 갔지만 왕은 거절하고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 오전 8시 45분 또 다른 시종이 왕의 장식물 치수를 재러 침실에 들렀다. 오전 9시 동생 푸미폰이 침실에 들렀다.
푸미폰은 "왕께서 선잠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오전 9시 20분 침실에서 총성이 울렸다. 안으로 들어갔던 시종이 "왕께서 자살하셨다"고 외치며 복도로 뛰쳐나왔다. 왕의 어머니가 시종을 따라 침실에 갔을 때 왕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침대에 누워 있었다.
1947년 야전사령관 플라에크 피푸송그람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왕 암살 음모 혐의로 아난다 왕의 비서와 상원의원, 그리고 시종들을 체포했다. 1955년 2월 대법원은 상원의원과 두 시종에게 왕 암살 음모죄를 인정해 사형을 선고하고 사건을 매듭지었다.
이후 아무도 암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훗날 푸미폰 왕의 의뢰로 왕의 자서전을 저술한 작가 윌리엄 스티븐슨은 아난다 마히돌 국왕은 2차대전 당시 태국에서 활동했던 일본 정보부 요원 마사노부 쓰지가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마사노부는 종전 후 미국에 달라붙어 전범 재판을 피해 살아남은 자다. 스티븐슨은 "만약 국왕 시신 옆에서 발견된 콜트45구경 권총으로 자살했다면 국왕은 탄환 구멍 정도 나는 게 아니라 두개골이 완전히 날아갔을 것"이라며 자살설을 부정했다.
게다가 수사단 조사 결과 콜트 권총에서는 탄환이 발사된 흔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누가 죽였는가. 왕의 죽음으로 가장 이득을 볼 사람은 바로 동생 푸미폰이었다. 태국 국민 정서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1950년대에는 동생의 형 암살설이 크게 퍼져나갔다.
스티븐슨은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무기를 구해 형을 쏘고 무기를 감춰 달아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게다가 두 형제는 우애가 깊었고 무엇보다 푸미폰은 왕권에 대해 흥미가 없었다"고 이 가정을 부정했다.
스티븐슨은 당시 왕실 바깥에서 양대 권력자였던 야전사령관 피푸송그람과 좌파 정치가인 프리디 파노미옹을 주요 용의자로 꼽았다. 2차대전 당시 친일파였던 피푸송그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종전 후 미국측 대변자로 활동했다.
프리디는 아난다 왕 재위 시절 총리였는데, 친영적인 정책의 주창자였다. 당시 인도차이나반도에서는 영국과 미국이 세력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스티븐슨은 "자기 권력에 방해가 되는 젊은 왕을 피푸송그람이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마사노부를 시켜 암살하고 권력에 뜻이 없는 어린 푸미폰을 왕위에 앉히려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왕의 암살은 총리였던 프리디의 입지도 흔들게 하리라는 계산이 있었다고 추측했다. 프리디 또한 군주제가 강화되면 자신의 이상인 사회주의 건설이 어려워지리라는 계산에서 아난다 왕을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스티븐슨은 주장했다.
푸미폰 왕은 선정을 베풀며 존경받는 왕이 됐다. 형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은 푸미폰 왕밖에 없다. 1946년 6월 9일 그날의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1964년 이 같은 음모설을 다룬 영국 언론인 레인 크루거의 '악마의 원반(Devil's Discus)'은 태국 내에서 판매가 금지됐다. 그런데 이제 왕의 권위가 흔들리는 21세기에 모든 금기의 봉인이 풀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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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선일보가 이례적인 기사를 실었군요..
아난타 마히돈 국왕(라마 8세) 사망과 관련된 오래된 설 중에..
가장 고전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
(요즘은 더 센 이야기들이 나돌아 다니는데, 증거가 없어서 공개 자제 중입니다^^)
만일 이 기사를 영어로 실으면,
조선일보 기자는 태국 입국이 금지되고
판매도 금지될 정도로 민감한 내용입니다..
하여간 지난번 시위기간 중에
조선일보는 레드셔츠 시위에 대해
<탁신의 파퓰리즘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불안정> 정도로 보도한 바 있고...
어떤 자들이 그것도 보도라고, 저한테 자신들의 주장(=노란셔츠와 동일한 주장)을
지지하기 위한 근거로서, 그 보도를 제시할 정도였는데...
조선일보.. 의외의 변화입니다...
태국왕실이 운이 다하긴 다한 모양이네요...
조선일보까지 발빠르게 나서는 걸 보면 말이죠...
리차드 님께서 제보해주셔서 스크랩을 해보았습니다..
감사드리고요...
모 태국 관련 사이트에 가보니
아직도 정신 못차린 한국인들이 많고
우리를 간접적으로 빗대서
<이전에 편향된 시각으로 기사를 올린 사람>이라 표현한 자도 보이던데...
정확히 지적합니다..
우리는 <편향된 시각으로 기사를 올린> 바가 없고..
세계 유수의 언론 및 기관들이 발표한 것을
그대로 번역해서 공개했을 따름입니다..
결국은 그 양반, 자기 사이트 선전용으로 그따위
태국 지리시 신문들, 물타기 기사들을
일일이 번역해서.. 여론을 어지럽혔더구만요.. ^^
일본어 기사들도 제법 올리던데..
일본도 천황이 있는 나라라, 태국 얘기 나오면
태국신문 수준으로 하락하고 맙니다.
우리 카페 잘 둘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도 일본어 약간 합니다..
말하기 정도 말고 논문쓰기 포함해서 말이죠..
그런데 태국에 관해서만큼은
저도 일본어 기사는 가능하면 인용하거나
번역 안 합니다..
대부분 수준이 떨어지거든요..
그냥 먹고 살려고 그런다고만 하시고..
<중립>이니 <객관적>이니 해대면서
태국 노란 극우 나찌 애들에 동조하는 일 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태국 노란 나찌애들, 뭐 개중에는 가족분들도 게시겠습니다만...
얘들이 현재 지구상에서 이스라엘하고 더불어
사람을 아주 많이 죽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가장 위험한 양대 나찌 세력입니다..
곧 정확한 역사적 평가가 나올 것입니다..
만일 공식적인 평가들이 나오면,
우리 카페에다, 바로 그 분의 온라인상 아이디도
영구보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