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에어] 04
S#1. 기준 사무실 근처 삼겹살 집 일각. 밤.
3부 엔딩에 이어서.....
승아 : 이런 나 감당 안 되면 지금이라도 관 둬요. 오라는 데 깔렸으니까. 말해요. 가 말어.
기준과 승아의 시선 팽팽한데....
기준 : 가.
승아 : !!!
기준 : 가라고.
승아 : !!!
기준 : 난 니가 좋은 놈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나한테 오겠다는 거 말 안 되는 거 알면서도 욕심낸 거고.
저 새끼들 아니었음 나 죽었어.
승아 : !!!
기준 : 며칠... 이쁜 꿈 꿨다 칠게. 가라. 춥다.
하더니 등 돌려 가는 기준...
승아, 가슴 아픈... 가슴 아파 저도 놀라는데....
S#2. 기준 사무실 근처 삼겹살 집 앞. 밤.
기준, 원과 범래에게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유리 문 밖에 서 있는... 가슴 아픈... 고개 돌려 보면....
S#3. 기준 사무실 근처 삼겹살 집 안. 밤.
원과 범래 참담하게 앉아 있고... 서로 쳐다도 못 보는....
원 : ....불 꺼. 탄다.
범래 : ....어..
S#4. 대학로 삼겹살 집. 밤.
영은과 지현만 남은.
지현, 조근조근 그간의 얘기 하는 듯 하고..
영은, 그런 지현 보다 승아가 마시다 간 말간 소주잔 보는... 마음 안 좋은....
S#5. 드라마 제작국 프로그램방. 다른 날 오후.
테이크아웃 도시락 먹으며 우울증 관련 서적 및 다큐 자료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보고 있는 경민과 오석.
경민, 피곤한 듯 목 돌리며 핸드폰 집어 들고 어딘가로 전화 거는.
경민 : 이경민입니다. 수정 기획안 언제쯤 나오나 해서요.
S#6. 영은 작업실. 오후.
영은, 컴퓨터 앞에 앉아 통화 하고 있는.
영은 : (지랄하네... 하는 표정) 내가 꿈도 꾸지 말랬는데 기다리셨나 봐요?
경민F : 네.
영은 : 알았어요. 지금 보낼게요. 읽어보시고 언제 만날지 문자 주세요. (전화 끊고 다정에게) 메일 보내.
다정 :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대로 보내요?
영은 : 니가 봐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애?
다정 : (끄덕끄덕) 네.
영은 : 그러니까 보내라고.
다정 : 에?
S#7. 드라마 제작국 사무실. 밤.
프린트 되어 나오고 있는 기획안.
(시간경과)
다들 퇴근하고 한산한 사무실 한 켠에 오석 의자 붙여 새우잠 자고 있고,
경민 책상에 다리 올리고 영은의 기획안 보는. 표정 안 좋은.
S#8. 드라마 제작국 편집실. 다음 날 아침.
데크에 테잎 밀어 넣는 경민. 화면에 ‘티켓 투 더 문’ 뜨는.
경민 그런 화면 보다 후- 한숨 쉬며 심난한 듯 고개 뒤로 젖히고 의자에 기대는.
한참 천장 보며 앉았다 살짝 의자 돌리는데 고개 젖힌 채로 누군가와 시선 마주치는.
언제부터 보고 있었는지 영은 문가에 서서 그런 경민 내려다보고 있다.
경민 : (천천히 일어나며) 언제 왔어요?
영은 : (모니터 흘깃 보고 경민 보며) 아홉시에 보자면서요.
경민 : (가방 챙겨 나오며) 나 지금 씻으러 갈 건데 같이 갈래요?
영은 : !!!
S#9. 찜질방. 아침.
경민 젖은 머리 털며 미역국 먹는.
영은 그 앞에서 ‘뭐 이런 게 다 있지?’ 싶은 눈빛으로 빤히 경민 보는.
경민 : (시선 들지도 않고) 부지런하시네요. 다른 작가들은 오전에 잘 안 나오던데.
영은 : 알면서 왜 아홉 시에 보쟤요.
경민 : ‘밤’ 짜를 빼먹었나 봐요.
영은 : 뭐래.
경민 : 밤 아홉 시에 보잔 거였다구요. 낮에 약속 있어서. 제가 문자가 좀 서툴러요.
영은 : (기막혀 죽겠는. 발딱 일어나면)
경민 : 한 시간 정도 시간 되는데 기획안 얘기 하죠 뭐.
영은 : (장난 하니? 하는 표정으로 내려다 보다 다시 앞에 앉는)
경민 : 수정 기획안 봤어요.
영은 : 빨리 보셨네요? 어떠셨어요?
경민 : (화 억지로 참는. 가지고 노냐? 싶은) 어땠을 거 같애요.
영은 : 뭐 이런 미친년이 다 있나 싶었겠죠. 단 한 줄도 안 고치고 고대로 보냈는데.
경민 : (!!) 그러니까요. 왜 그러셨어요. 왜 제목만 수정기획안이고 단 한줄도 안 고치셨는데요.
영은 : 고칠 이유가 없으니까요. 솔직히 말해 봐요. 깊이고 나발이고 다 떠나서 딱 봤을 때 재밌지 않았어요?
상큼하고 발랄하고 유쾌하고 거기다 감동적인데 이걸 왜 고쳐요?
경민 : 우울증 걸린 정신과 의사가 재벌이랑 연애하는 게 서작가님한텐 감동적인가 보죠?
영은 : 내가 감동하고 말고는 중요한 게 아니죠. 감동은 시청자만 하면 돼요. 드라마란 그런 거에요. 그 정도 기본도 몰라요?
경민 : 그런 사고방식으로 어떻게 '티켓 투 더 문'을 썼어요? 본인이 쓴 거 맞아요?
영은 : 아니었음 좋겠어요? 다른 작가 붙여가게? 근데 어쩌나요? 이건 다른 작가 붙여갈 일이 아니라
내가 다른 감독 붙여가야 할 일 같은데.
경민 : 비겁하단 생각 안 들어요? 깊이고 나발이고 다 떠나서 재밌으면 되는 거에요? 어떻게 작가 입에서 그런 말이 쉽게 나오죠?
진짜 돈이나 벌자고 글 쓰는 겁니까?
영은 : 말 다했어요?
경민 : 됐구요. 이 기획안 엎읍시다.
영은 : 뭐요?
경민 : 작가가 그렇게 쓰기 싫다는데 하지 말아야죠. 억지로 해서 글이 제대로 나오겠어요? 엎자구요 이거.
엎고, 다른 거 합시다 새로운 거.
영은 : 허! 미치겠네. 시간이 남아돌아요? 감독님 입으로 방송 내일 모레라메요.
경민 : 급할수록 돌아 가라가 내 신조거든요. 내일 봅시다. 약속 시간 다 됐어요.
경민 일어나 가는. 영은 이런 씨! 하다 따라가는.
S#10. 찜질방 일각. + 남자 탈의실 문 앞. 낮.
영은, 저만치 가는 경민 앞서 가 길 막고 서며.
영은 : 그냥 가면 어떡해요. 꺼낸 얘긴 마무리 해야죠.
경민 : 난 다 했어요.
영은 : 지금 제정신에요? 뭘 엎어요. 뭔 새로운 걸 해요. 이제 새로 시작해서 언제 촬영 나갈 건데요.
지금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다 시간 낭빈 거 몰라요?
경민 : 그러네요. 왔다 갔다 하지 맙시다. 짐 싸가지고 와요. 방송국 삼 층에 공동 작가실 있어요. 잠은 숙직실에서 자면 될 거고.
한 일 주일 둘이 밤새면 뭐라도 나오지 않겠어요?
영은 : 진짜 사람 억 소리 나게 한다. 이보세요, 감독님. 저 이거 다섯 번째 작품이에요.
내가 왜 방송국에서 먹고 자요. 것도 공동 작가실에서.
경민 : 그럼 호텔 잡든가요.
영은 : 뭐요?
S#11. 영은 작업실. 낮.
영은, 가방 집어 던지고 코트부터 옷 벗어 막 집어 던지며...
영은 : 아니 미칠람 곱게 미치지 뭐? 호텔? 지가 나랑 호텔을 왜 잡아!
다정 : 감독님이 성생님 보고 호텔 잡쟤요? 근데 그냥 오신 거에요?
영은 : 그냥 안 오면.
다정 : 같이 갈 수도 있죠. 안 흔들리셨어요? 성생님 보고 막 자자 그러는데?
영은 : (헉!!) 넌 그게 그렇게 들리니?
다정 : 네. 완전 부럽다. 제 이상형이 저 집에 안 들여보내는 남자잖아요.
근데 다들 전철 안 끊기냐 그러구 안 바래다 주는 건 다 널 위한 거라 그러고 막 집에 빨리 가라고,
영은 : 너 가. 니네 집 가. (버럭) 가!
S#12. 기준 사무실. 낮.
대문짝만한 오승아 사진 아래 소파에 멍- 하니 앉아 있는 기준.
원과 범래, 볼펜 물고 연습하고 있는.
범래 : (동시에. 화분 물주며) 왜 말을 못해! 이 사람이 내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 하냐고!
(여자 목소리) 어떻게 그래요. 이 꼴을 하고 어떻게 그래요. 흑흑흑.
원 : (동시에. 러브 액츄얼리처럼 카드 들고) But for now, let me say. Just because it's Christmas.
To me, you are perfect! And my wasted heart will love you!
기준E : 야!
원/범래 : (동시에 돌아보면)
기준 : (하지 말라는 듯 고개 젓는)
범래 : 그래 너 쫌 하지 마. 헐리우드? 넌 너무 꿈이 허황돼.
기준 : 말고 임마. 물.
범래 : 에?
기준 : 물 주지 말라고. 그거 그냥 말려 죽일 거니까. (가방 챙겨 나가며) 나가자. 배고프다.
S#13. 식당. 낮.
고개 푹 숙이고 푹푹 밥 먹는 기준.
원, 범래 그런 기준의 눈치만 보다 범래, 원 쿡- 찌르면
원 : 그냥... 빌어요. 시간 끌어봤자 한 시간 빌 거 두 시간 빌지.
기준 : (밥만 먹는)
범래 : 우리 때문이면 괜찮아요. 사실 내가 오승아래도 우리랑 식구 안 한다.
원 : 형한테 오승아 마지막 기회잖아요. 배우랑 싸워서 어떻게 이겨요. ‘외계인’보다 더 알 수 없는 존재가 ‘연예인’이라면서요.
오승안 더 하죠. 탑인데.
기준 : 밥이나 먹어.
범래 : 형 입으로 그랬잖아요. 형 무릎 세상에서 가장 싸구려라고. 그렇게 많이 꿇었다면서 아직 멀쩡한 거 보면
그냥 대충 꿇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기준 : (숟가락 딱!) 이것들이!
원/범래 : (입 다물고 고개 푹-)
기준 : 니들은 어쩜 그렇게 나랑 생각이 똑같애?
원/범래 : (헉!!)
기준 : 그지? 사실 걔가 한 말 뭐 하나 틀리디? 조목조목 어쩜 그렇게 맞는 말만 할까?
어떻게 빌까. 니가 만약 탑이야. 그럼 내가 어떻게 빌면 좋겠냐.
원 : 먹자.
기준 : 지금 밥이 넘어 가냐? (하는데 전화 오는) 전화 끊고 물어 본다. 빨랑 생각해.
(받는) 흥행배우 전문, 장기준입니다. (표정 굳는) 어딘데.
S#14. 호텔 커피숍. 낮.
체리와 기준 마주앉아 있는.
체리 : 내가 왜 만나쟀는 줄 알죠.
기준 : 모르겠는데. 왜.
체리 : 진짜 몰라요? 내가 쪽팔려서 샵을 못 가.
기준 : 그러니까 왜. 니가 샵 못 가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인데.
체리 : 진짜 가증스럽다. 오승아 시켜서 나 개망신 줬잖아요.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
기준 : 승아씨가 뭘 어쨌는데.
체리 : 승아씨? 탑이 좋긴 좋아? 나한텐 야 임마 어쩌구 하더니. 좋아요 뭐. 장사장님이 자기 배우 끔찍한 건 내 익히 알고,
근데 그 끔찍한 오승아씨가 나 보구 개녜. 소녜. 그러더니 사람들 앞에서 물을 끼얹잖아. 것도 얼굴에.
어머, 난 아주 싸대기 맞는 줄 알았네.
기준 : !!
체리 : 생각 할수록 분해. 그래서 왔어요. 사과 받을려구. 오승아 내 앞에 끌고 와서 사과 시켜요. 샵도 딴 데루 옮기구.
안 그럼 나 가만 안 있어.
기준 : 가만 안 있으면.
체리 : 미친 년 한 번 되는 거지 뭐. 내 성격 알잖아요. 내 입은 또 좀 가벼워? 오승아 걔 수암 건설 둘째랑 잤다던데?
기준 : !!
체리 : 내일 당장 수암 건설 검색어 일 위 올려줘? 해드려요?
기준 : .....그 사과.... 내가 대신 하면 안 되겠냐?
체리 : 허- 어떻게 대신 할 건데?
기준 : (앞에 놓인 가득 찬 물잔 들어 머리 위부터 붓는)
체리 : !!!
사람들 : (기준 쳐다보고 난리 난...)
기준 : ....다신 그런 일 없도록 할게. 미안하다.
체리 : 아, 짜증나! (발딱 일어나 가려다) 나 때문에 딴 년한테도 이런 적 있어요?
기준, 덤덤히 앉아있는...
체리 가슴 싸한.... 그래서 더 미운.... 한참을 내려다 보다 등 돌려 가버리는 체리...
기준 그렇게 젖은 채 오래 오래 앉아있는... 사람들 그런 기준 흘깃 거리고....
S#15. 승아 집 운동실. 낮.
의자에 다리 올려놓고 누운 승아. 가슴 위에 손 모은 채 상체 들어올리는.
트레이너 : 시선 유지하고. 천천히 내려오고, 옳지. 호흡정지. 그대로 올라오고 트위스트.
승아 : (허리 틀며 인상 쓰는)
트레이너 : 엄살 부리지마. 삼 세트만 더 하고 쉬어. 여잔 복근 너무 잡혀도 보기 싫어.
승아 : (악으로 계속 하는)
트레이너 : 식단 새로 짰으니까 거르지 말고 먹고 삼키로만 더 빼자.
S#16. 승아 집 부엌. 낮.
영양사, 식탁 차리는. 각종 야채와 닭가슴살만 수북하다.
씻은 듯 샤워 가운 차림으로 식탁으로 오던 승아, 식탁 보고 신경질 나는.
승아 : 또 닭이야? 내가 이러니 닭대가리 소릴 안 들어?
영양사 : 화면에 볼 살 미어터져. 나이나 적어야 젖살이라고 우기지. 앉어.
승아 : (앉는. 포크 들고 샐러드 휘젓는)
영양사 : 도시락 만들어 놨어. 혹시 나갈 거면 챙겨가고.
승아 : (샐러드만 휘젓고 있는) 안 나가.
영양사 : 이거. 쫌 전에 퀵으로 왔어. 너 운동할 때. (봉투 내미는)
승아 봉투 열면, 핑크색 리본 묶인 겉표지도 없는 기획안 들어 있는.
기준이 보냈구나 싶은. 물끄러미 보는.
<인터컷> - 기준 : 며칠... 이쁜 꿈 꿨다 칠게. 가라. 춥다.
승아 마음 안 좋은... 휙 식탁 위에 던지고 나가는.
식탁 위에 놓여 있는 핑크 리본 달린 기획안이고...
S#17.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낮.
영은 커피 타는데 전화 오는. 번호 보는. 인상 곱지 않은.
영은 : (받는. 일부러 골난 듯) 네.
경민 : 왜 안 옵니까.
영은 : (모르는 척) 어딜요?
경민 : 같이 작업하기로 했잖아요.
영은 : (현관 쪽으로 걸어오며) 언제 같이 하기로 했어요. 감독님 혼자 생각이지.
경민 : 알았어요. 그럼 하나만 묻겠는데, 이번 작품 할 거에요, 말 거에요.
영은 : 당연히 해야죠. 물론 감독님이 내 기획안만 오케이 하면요.
경민 : 됐어요. 문 열어요.
영은 : 뭘 열어요?
하는데, 쾅쾅 소리. 헉!! 출입문으로 고개 돌리는 영은.
놀라 문 열면 노트북, 쇼핑백, 어깨엔 담요까지 들쳐 맨 경민 서 있다.
경민 : (들어오며) 좀 비켜요.
영은 : 어, 어딜 들어 와요. 뭐 하시는 건데요 지금?
경민 : 이번 작품 한다면서요. 하자구요. 안 한다 그럼 그냥 갈라 그랬는데 한대서 들어 온 거예요.
호텔 싫다 작가실 싫다 그럼 여기 밖에 더 있어요? 시간 없다는 거에 서로 합의 본 거고. 저 소파 쓰면 돼요?
영은 헉!!! 입 떡 벌어지는...
S#18. 승아 집 A/V룸. 다른 날 낮.
영어 튜터와 영화 보고 있는 승아. 간간히 영어로 대화 나누는.
화면 속에 제시카 알바 환하게 웃고 있는.
튜터 : Wow, She is gorgeous. I love her. What about you?
승아 : Are you kidding me? She isn't pretty more then me.
튜터 : Oh, my God! Do you think like that really?
하는데 영양사 노크하고 들어오는.
영양사 : (문 열고) 좀 나와 봐.
승아 : (영화 정지시키는) 왜.
영양사 : 일단 나와 봐. 빨리.
승아 : (의아한 얼굴인데)
S#19. 승아 집 앞. 낮.
승아 문 열고 나오면 대문에 태극기 달고 있는 기준. 승아 보고 쑥스럽게 웃는...
기준 : 집에.. 있었네요?
승아 : (태극기에 시선 줬다 기준 보면)
기준 : 내일이 삼일절이잖아요.
승아 : (근데? 하는 표정으로 보면)
기준 : 작년 광복절 사건 몰라요? 스포츠 신문에서 스타들 집 대문에 태극기 달렸나 안 달렸나 기사 쓴 거?
스타들의 애국심 어쩌구 하면서 난리 났었잖아요.
승아 : (딱딱) 근데요.
기준 : 승아씨가 내일 까먹고 안 걸까 봐....
승아 : (표정 없이 빤히 보는)
기준 : (무안한...) 갈게요. (하고 가다 다시 돌아서 오더니) 생각해보니까... 그때 빌려준 우산요... 그건 돌려 줘야 되지 않나?
그거 진-짜 내가 아끼는.. 거였을 걸요?
승아, 삐딱하게 보고 섰는데....
S#20. 커피 숍. 낮.
모자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의자에 푹 파묻혀 기준 뚫어져라 보는 승아.
기준 고개 푹 숙이고 테이블에 동그라미만 그리고 앉았고.
그런 두 사람 옆으로 교복 입은 여학생과 한 남자 들어와 승아와 기준처럼 마주 앉는.
(승아와 기준 대화 중에도 둘 모습 계속 보이는 설정)
기준 : (고개 들고 강력하게) 같은 말 계속 해서 좀 그런데,
승아 : (보면)
기준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이) 미안....
승아 : (표정 변화 없이 보는)
기준 : 진짜루요. 빌라면... 빌...고...
교복E : 아저씨. 여기 연예인들 많이 오는 곳 맞죠.
남자E : 그런가? 난 뭐 가끔. 내가 커필 좀 가리는데 여기가 젤 뉴욕 스타일이라서.
승아 : 또.
기준 : 예?
승아 : 더 할 말 없냐구요.
기준 : 다른 말도... 미안... 인데요?
교복E : 근데 아저씨 정말로 오승아 매니저에요?
기준 : (헉!!!)
승아 : (헉!! 모자 더 눌러 쓰며 고개 못 돌려 보고 기준 뚫어져라 보는데)
남자 : 왜, 못 믿겠어?
교복 : 아, 아뇨. 진짜 신기해서.
기준 : (허, 이놈 봐라? 하고 일어서려는 순간 테이블 밑으로 정강이 차인 앗! 하며 승아 보면)
승아 : 그냥 둬요.
기준 : 뭘 둬요. 저런 놈은. (하는데 승아 또 발로 찬) 이씨. 지금 일부러!
승아 : 들어나 봐요. 재밌잖아.
기준 : (할 수 없이 참는)
교복 : (기준 흘깃) 저 진짜 승아 언니 좋아해요. 짱! 멋있어요. 데뷔 때부터 팬이에요.
남자 : 그래? 몇 년 있음 승아가 니 팬 될 텐데 뭐. 고개 좀 돌려 볼래?
교복 : 고개요? 이렇...게요? 이쪽 맞아요?
남자 : 측면 프로필이 분위기 있네. 코는 해야겠다. 사실 승아 걔도 전면 공사야. 근데, 티 안 나지.
(잠깐만 하더니 진동 온 듯 핸드폰 꺼내 받는) 어, 승아야. VIP 시사 일정? 최실장한테 연락 못 받았어?
승아 : (헉!!! 어디서 많이 듣던?)
기준 : (어라? 칠 년 전 그 놈?)
남자E : 그래 그럼 이쪽으로 와. 안 그래도 팬 사인회랑 겹쳐서 스케줄 조정해야 해. 그래. (끊으며) 어디까지 얘기 했지?
기준 : (더는 못 참겠다는 듯 일어서는데)
승아 : (기준 보다 0.1초 먼저 일어나더니 남자 옆에 가서 턱 앉는)
기준 : 어....
남자 : (뭐야? 하는 눈으로 보는)
승아 : (선글라스 벗고 남자 보는)
남자 : (처음엔 몰라보고 어.... 하다 헉!!)
교복 : 어! 어! 오승아 맞죠. 아, 어떡해. 어떡해. 아, 완전 좋아. 언니 저 언니 완전,
승아 : 넌 닥쳐라. (다시 남자 뚫어져라 보는)
남자 : (겁 먹은...)
승아 : 나 어디 고쳤게요? 알아 맞혀 볼래요?
남자 : 아우, 씨. (하고 튀려는데)
기준 : (남자 앞 딱 막아서며) 오랜만이다? 근데, 최실장 걔는 VIP 시사 일정을 칠 년 째 안 전한 거야?
팬 사인회 스케줄도 칠 년 째 겹치고? 그럼 짤라야지 이 자식아!
남자 : 누구...세요?
기준 : 아, 이 자식 대가리 나쁜 거 봐라. 너 나 기억 안 나? 누군지 몰라?
승아 : (일어나며) 내 매니저에요. 진짜 오승아 매니저. 너는 이제 디-졌어요.
기준 : !!!
S#21. 기준 차 안. 낮.
앞만 보고 가는 기준과 승아. 어색한 침묵...
기준 흘깃흘깃 승아 보는데....
승아 : (시선 창 밖에 두고) 할 말 있음 해요. 나 그렇게 흘깃거리는 거 질색이에요.
기준 : 아니.. 뭐... 할 말 있는 건.. 아닌데... 아까 왜 그랬을까... 의외다.... 내가 처리 했어도 되는데...
왜 그랬지? 너무 자꾸 궁금하고 그르네?
승아 : (계속 시선 창 밖. 무심하게) 기집애가 이쁘게 생겼잖아요.
기준 : (의아한.... 보면)
승아 : 그 기집애가 장사장 찾아올까 봐요. 칠 년 전 나처럼.
기준 : (눈 껌뻑껌뻑 하다 헉!!! 예스! 예스! 예스! 혼자 좋아 죽는. 그러다 다시 정색하며) 이번 주말에 모발 검사 있는 거 알죠?
승아 : 내가 어떻게 알아요. 매니저가 챙겨야지.
기준 : 그럼요. (승아 보며) 배우가 스케줄을 왜 챙겨요. 매니저가 챙겨야지.
승아 : 앞이나 봐요.
기준 : 넵. 근데 나 진짜 운전 잘하지 않아요? 편안하기가 이루 말 할 수가 없죠.
이 운전이란 게 원래 정성과 손맛이거든요. 엄마야!
끼이익- 까불다 신호 못 보고 급정거 한. 휘청 쏠렸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승아.
승아 죽어라 노려보면 딴전 피우는 기준이고....
S#23.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낮.
영은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나오다 보면 소파에 앉아 신문 보는 경민. 눈 흘기고 방으로 들어가는.
(시간경과)
영은, 방에서 머그잔 들고 나와 부엌으로 가면, 다정과 밥 먹고 있는 경민.
다정 : 드실래요? 밥 뜨까요?
영은 : 내가 언제 싫은 사람하고 겸상하디? (하고 머그잔 탁! 놓고 방으로 들어가는)
경민 : (컥- 걸린. 보면)
다정 : 신경 쓰지 마세요. 제 얘기겠죠 뭐.
경민 : (얘도 물건이네 싶어 보면)
다정 : 악의는 없어요.
경민 : 있어 보이는데.
다정 : 눈치 빠르시구나. 싫고 좋구가 분명해서 그렇지 사람이 나쁜 건 아니에요.
경민 : (아닌 것 같은데? 하는 눈으로 보면)
다정 : 사실 편드는 것도 못할 짓이에요.
경민 피식 웃고 영은의 방 쪽 보는데....
(시간경과)
영은, 모처럼 거실 소파에 누워 다정과 텔레비전 보고 있는데
띠디디- 작업실 비밀번호 소리 들리더니 철컥 문 열리고 경민 검은 봉지 들고 들어오는.
영은 : (다정 확 째려보면)
다정 : 일일이 문 열어 드리는 것도 귀찮고....
영은 : 가! 가래는 데 왜 안 가! 짐 싸!
하더니 방으로 들어가는.
경민 소파로 와 앉는데 방문 쾅 다시 열리더니 영은 나오는.
경민 올려다보면 경민 앞에 팔짱 팍! 끼며 서는 영은. 다정 슬금슬금 부엌으로 가는.
영은 : 좋아요. 어디서부터 시작 할까요. 좋은 드라마란 뭐냐, 뭐 그런 거부터 할까요?
경민 : 앉는 거부터 하죠.
영은 : (화 겨우 참으며 맞은편에 앉는) 감독님 색깔부터 알죠. 하고 싶은 드라마 있어요?
경민 : 우울증 걸린 정신과 의사가 재벌 안 만나는 얘기요.
영은 : (욱- 하는) 그게 왜 하고 싶어요?
경민 : 새롭잖아요. 지금까지 드라마에선 안 나왔던 소재고.
영은 : 혹성 탈출 어때요. 혹성 올 로케로. 지금까지 드라마에선 안 나왔던 소잰데.
경민 : 나랑 얘기하기 싫어요?
영은 : 대체 좋은 드라마란 뭐라고 생각해요. 어려운 드라마? 시청률 안 나오는 드라마? 꿀꿀한 드라마?
경민 : 통일성과 일관성. 극의 재미. 명확한 메시지. 거기에 완성도.
영은 : 그렇게 잘 알면서 왜 안 했어요? 감독님 단편에 그거 하나도 없던데?
경민 : 봤어요?
영은 : 그쪽이 내거 볼 때 난 놀았겠어요?
다정 : (영은에게 살짝 귓속말처럼) 감독님 그걸로 상 받으셨어요. 작년에. 골든 체스트.
영은 : (띵~)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니까. 암튼 우울증이란 소잰 분명 한계가 있어요.
경민 : 다른 나라 드라만 더 꿀꿀한 소재 가지고도 잘만 만들어요.
영은 : 그게 문제에요. 초짜 감독의 그 겉멋. 우울증이란 게 꽤 있어 보이죠? 인터넷에서 찾은 의학지식 버무려서
전개는 빠르게 빠르게 멜론 촌스러우니까 집어치고 편집은 화려하게 만들면 아, 입봉 감독이 깊이가 있구나 할 거 같죠?
경민 : (보면)
영은 : 근데, 우리 부모님 세대는 그런 거 못 봐요. 어려워서 못 따라 간다구요. 근데 꼭 그렇게 어려운 드라말 해야겠어요?
이, 삼십 대 젊은 취향만 챙기는 드라마가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드라마에요?
경민 : 그래서 새로운 거 찾자는데 왜 사람을 유령 취급해요.
영은 : 난 이천 원 짜리도 됐는데 그깟 유령 취급이 그렇게 억울해요?
경민 : (빤히 보다) 좀 걸을래요?
S#24. 거리. 밤.
뚝 떨어져 걷는 두 사람...
경민 : 우린 왜 합의가 안 될까요.
영은 : 난 시청률을 원하고 감독님은 작품성을 원하니까요.
경민 : 작품성이란 게 꼭 시청률과 반비례해야 하는 걸까요?
영은 : 요즘은 그래요. 자극적이다, 상투적이다, 말도 안 된다 욕하면서도 시청자들은 꼭 그런 드라마 보잖아요.
그 덕에 내가 잘 먹고 잘 살지만.
경민 : 그래서 아예 드라마를 안 보는 사람도 많죠. 볼 게 없으니까.
영은 : 그게 지금 내 책임이란 얘기에요?
경민 : 서작가님도 이제 트렌디 그만하고 색깔 바꿔야 한단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영은 : 드라마란 구십오 프로의 상투에 오 프로의 신선함이면 된다고 봐요 난.
경민 : 그럼 가족 드라말 해야겠네요. 구십오 프로가 상투적이어도 용서받는 건 가족 드라마 뿐이 없거든요.
영은 : 왜 자꾸 용서 받으래 나 보구?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나 가족 드라마 싫어요.
경민 : 무조건 싫다고만 하지 말고,
영은 : (말 끊고) 이감독님. 어떤 소잴 쓰든 쓰다보면 작가 가치관 드러나게 돼 있어요.
가족 드라마요? 물론 좋죠. 근데요. 감독님 가족은 얼마나 화목한지 모르겠지만, 난 내 가정도 못 지키고 이혼한 여자에요.
이런 내가 무슨 가족 드라말 쓰겠냐구요.
경민 : !!!
영은 : (시선 돌리고 먼 곳 보는... 살짝 눈물 맺히는....)
S#25. - 1. 영은 작업실.
반지 케이스 여는 손. 예쁜 반지 보이고... 영은이다.
영은, 물끄러미 반지 내려다 보는데...
S#25-2. 경민 집.
거실로 들어서다 멈칫하는 경민. 보면 함지박에 든 밤 까고 있는 옥심이다.
옥심, 화들짝 놀라 허둥거리다 변명처럼...
옥심 : 아, 아니 그게.. 그냥 심심해서.. 잠도 안오고.. 아니 경민아. 안할 거야.
경민 그런 옥심과 옆에 놓인 밤자루 보더니 표정 없이 터벅터벅 걸어들어와 옥심 앞에 턱 앉는.
함지박 당겨 말 없이 밤 까는.
S#25-3. 승아 집 A/V 룸. 오후.
드르륵 열리는 서랍장. 서랍장 여는 손, 승아다.
승아, 서랍 속에 든 상자 꺼낸다. 발신인은 없고 수신인 란에 승아 이름과 주소 써 있다.
상자 열면, 비디오 테잎 하나 들어 있고....
(시간경과)
대형 TV 화면에 흘러나오는 영상.... 승아의 NG 컷이다.
데뷔 초인 듯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진심이 담겨 있다. 어떤 컷은 “아 나 왜 이래.” 어쩌고 애교로 넘기기도 하는....
표정 없이 화면 속 자신의 모습 물끄러미 보는 승안데....
S#25-4. 장엔터테인먼트 사무실 주차장.
승아 전용 밴 세차하고 있는 기준. 차에 음악 틀어놓고 신나게 닦는. 노래까지 불러재끼며 신나게 닦는.
S#26. 영은 작업실. 여러 날 낮.
다정 인터넷 보고 있고, 영은 코와 입술 사이에 연필 얹고 앉아있는.
경민 : (커피 타며) 사극 어때요? 요즘 사극이 대세잖아요. 며칠 찍어보니 재밌던데.
영은 : 이래서 입봉 감독이랑은 하기 싫다니까? 오십 부 할 거에요? 최하 이십사 부. 사극은 그래야 제작비 뽑아요.
경민 : (기분 나쁘지만 할 말 없는) 설탕 몇 개 넣어요?
(시간경과)
테이블에 과자봉지 가득한.
다정과 경민 과자 먹고 있고, 영은 칫솔질 하며 화장실 문가에 섰다가,
영은 : 노총각 얘기 어때요? 노처년 많았어도 노총각은 없었잖아. 노총각의 삶과 애환.
경민 : 남잔 나이 상관없어요. 돈이 나이보다 많냐, 나이가 돈 보다 많냐 그게 중요하지.
영은 : (버럭!!) 나쁜 놈들. (치약 튀는)
다정 : 아 드러.
(시간경과)
영은 : 재테크 드라마 어때요?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죠. 펀드, 주식, 국내 부동산, 해외 부동산 뭐 그런 거요.
요즘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 아닐까요?
경민 : 그래서 힘들 걸요? 전문가 뺨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뒷북 말고 시청자 보다 앞서갈 자신 있어요?
영은 : 패쓰! (소파에 푹- 쓰러지는. 그러다 다시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 그냥 재벌 얘기 할까요? 신데렐라 섞어서?
그럼 시청률 확실한데.
경민/다정 : (보면)
영은 : 농담 함 해봤어요. (커피 마시며) 근데요, 작년에 상 받으신 거요. 그거 쓴 작가는 뭐해요?
보통 그렇게 상 받고 그러면 다음 작품도 같이하는 거 아닌가?
경민 : 영화 한대요.
영은 : 아... 난 뭐 시청률은 잘 나오는데 상복은 없어서. 뭐 영화사에서 가끔 연락은 와요.
경민 : (별로 할 말 없는....)
다정 : 근데 감독님 진짜 서울대 나오셨어요?
경민 : ....예.
다정 : 우와. 그럼 맨날 일 등만 했겠네요?
경민 : 거의.
다정 : 무슨 관데요?
경민 : 법대요.
영은 : 법대요? 의외다. 근데 왜 드라마 PD가 됐어요? 판검사 안 하고?
경민 : (살짝 표정 굳는...) 서작가님이랑 일 할려면 이력서도 제출해야 하는 겁니까?
영은 : (무안한) 지금 화내시는 거에요?
경민 : 쉬었다 하죠. (하더니 옷 챙겨 나가 버리는)
영은 : (당황스럽고 뻘쭘한데....) 사람 진짜 당황스럽게 한다. 왜 저래?
다정 : 그죠. 진짜 무슨 사연 있는 거 아닐까요?
영은 : 내가 어떻게 알어. 궁금하면 니가 캐 봐. 너 요새 나 보다 더 친하잖아. 어째 이놈의 친분은 이십 사 시간을 못 넘기냐...
S#27. 샴푸회사. 낮.
의자에 누운 승아. 검사원 두피 진단기로 승아 두피 촬영하는.
검사원 : (촬영 끝낸) 모발이 아주 건강하네요. 상태 굉장히 좋은데요?
기준 : (모니터 보며) 와, 어쩜 머리카락이 이렇게 밍크털이에요? 갈라진 거 하나 없이?
승아 : 괜히 관리 받아요? 돈 들이면 다 돼요.
기준 : 어디 성격 관리 해주는 데는 없나? 성격도 좀 밍크처럼,
승아 도끼 눈!! 뜨면 기준 배시시 웃는데....
S#28. 피트니스 센터 트랙. 낮.
탑에 숏팬츠 입고 팔 크게 흔들며 피트니스 내 러닝 트랙 돌고 있는 승아.
수건 들고 따라 뛰고 있는 기준, 죽을 맛인데
승아 : 미안해요.
기준 : 에이 이까짓 거 갖고 뭘요. 나 귀신 잡는 거기 출신이잖아요.
승아 : (멈추며) 말구요. 샴푸 광고요. 그거 미안하다구요.
기준 : 그게 왜요?
승아 : 계약 기간이 좀 남았어요. 돈은 진사장이 챙겼는데 일은 장대표님이 하게 됐잖아요.
(나가며) 일 빨리 찾아와요. 돈 벌어줄게.
기준 : 약은 거야... 진심인 거야... (하고 가는)
S#29. 피트니스 센터 휴게실. 낮.
승아 땀에 흠뻑 젖어 의자에 앉으면 기준 수건, 음료수 착착 챙겨주는.
기준 : 일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 생각엔 아무래도 드라마가 좋을 거 같거든요?
내가 접때 준 기획안 읽어 봤어요? 퀵으로 보냈는데.
승아 : 아뇨. (음료수 마시는)
기준 : 그죠. 안 읽었죠? 그럴 줄 알고 내가 꼼꼼히 읽었잖아요. 여자가 복수하는 얘긴데 첫 씬부터 아주 강렬해.
승아 : 첫 씬이 뭔데요?
기준 : 이 여자가 영어로 막 쏼롸 쏼롸 하는데, 저쪽에서 중국어로 막 꽐라 꽐라하고. 옆에서 태국어로 양꿍 양꿍 하니까
또 받아쳐서 일본어로,
승아 : 그러니까 그게 무슨 씬이냐구요.
기준 : 어? 어학원 씬. 이 여자가 학벌 땜에 차였거든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거죠.
(주먹 불끈) 복수를 위해!
승아 : 암튼 결론은 영화보단 드라마가 더 땡긴다?
기준 : 당근이죠. 지난번 거도 터졌으니 이번 건 회당 한 삼천? 거기다 해와 판권에 OST에,
승아 : (일어나서 몸 푸는. 여기 저기 돌리고) 안 할래요.
기준 : (헉!!) 왜요?
승아 : 하고 싶은 영화 있어요. 봉준하 감독 ‘괴수’요.
기준 : 괴수요? 아, 진짜. 그건 승아씨가 주인공이 아니잖아요. 괴수가 주인공이지.
승아 : (이런 씨) 내가 괴수보다 이뻐서 괜찮아요.
기준 : 승아씨가 괴수 보다 연긴 못하잖아요.
승아 : (동작 멈추고 확 째려보는)
기준 : 봉준하 감독이 승아씨랑 하겠대요?
승아 : 그게 장대표님 일이죠. 나 하게 하는 게.
기준 : ...그죠.... 그게 내 일이죠.... 알았어요. 근데 만약 안 되면요? 괴수가 미모의 괴수일 수도, (하는데 승아 가는) 어디 가요?
승아 : 씻을라구요. 따라 오게요?
기준 : 그래도 돼요?
승아 : 그럴래요?
기준 : 아. 무서워 진짜. (승아 가면) 아, 이경민 감독 사람 참 괜찮든데.
승아 : (가다 딱 걸음 멈추는. 천천히 돌아보며) 누구요? 이경민?
기준 : 네. 알아요?
승아 : 확실해요? 확실하면 만나구.
기준 : 기획안 읽지도 않았다면서요.
승아 : 나 원래 안 읽고 나가요. 약속 잡아요.
기준 : 에이, 뭘 먼저 약속을 잡아요. 그럼 값 떨어져 안 돼요.
승아 : 장사장이 더 떨어질 값이나 있어요?
기준 : 아, 진짜! 난 없어두 승아씨가 있잖아요! 먼저 하고 싶다 그럼 칼자루 뺏기는 거 몰라요?
대본도 받아보고 하네 안 하네 해줘야 출연료도 올라가고, 옵션도 넣고,
승아 : 벌써 잊었어요? 뭐가 됐든 내 결정엔 토 달지 말랬죠! 차에서 기다려요. 히터 틀어 놓고. (휙 가는)
기준 : (대체 뭔 생각이야.. 의아한 얼굴인데)
S#30. 피트니스 센터 탈의실. 낮.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승아.... 경민 말 떠오르는.
<인터컷>-
경민 : 세월 금방이야, 이 사람아. 댁이 언제까지 톱스타일 거 같은데. 몇 년 지남 노처녀 하다, 이혼녀 하다, 애 엄마 할 거 아냐.
천천히 고개 돌려 거울 속자기 모습 보는... 이미 세월이 많이 흘렀다 싶은 승안데....
그때, 승아 핸드폰 울리는. 번호 보고 조금 반갑게 받는.
승아 : 어 오빠.
S#31. 브런치 카페. 낮.
손님들 몰래 디카 찍으며 소근소근 난리 난.
그 중 한 디카 화면에 잡히는 두 사람. 줌 당겨 보면 승아와 김민준이다.
승아와 민준 자연스럽게 마주 앉아있는.
승아 : 한밤의 TV연예 전화 오겠다. (핸드폰 마이크처럼 자기 입에 대고) 오승아씨와 사귄 지 얼마나 되셨죠?
사귄다는 소문이 사실입니까? (핸드폰 민준에게 대면)
민준 : (피식 웃으며) 황당합니다. 그냥 오빠 동생 사이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승아 : 두 분이 자주 만나신다던데요. 정말 아무 사이 아닙니까?
민준 : 억울합니다. 오승아씬 나 말고 딴 놈 좋아합니다.
승아 : (순간 당황. 장난기 가시며) 뭐야. 하지 마.
민준 : 뭘. (하다 퍼뜩 깨닫고 목소리 낮추며) 뭐야 진짜 있어?
승아 : (무심히) 있음 안 돼?
민준 : (뜻밖인) 누군데? 어떤 새끼야?
승아 : 신문 안 봐? 나 지금 장동건하고 사귄다메. (그때 기준 다가오자) 왔어요?
민준 : 어, 형!
기준 : 어 그래. 오랜 만이다. (자리에 앉으며) 나 니 작품 한 회도 안 빼고 그 거 다 닥본사 했다.
민준 : 그랬어요?
기준 : 어. 외과의사 봉달희. 근데 그 안중근인가 뭔가는 왜 자꾸 버럭거리냐? 거 연기 아니지? 원래 그러지?
민준 : 아녜요. 성격 좋아요.
기준 : 그래? 너 왜 싼 거 먹었어. 비싼 거 좀 더 시켜.
승아 : 이감독 뭐래요? 언제 만나?
기준 : 오후에 방송국 들어가 봐야 알아요. 핸드폰을 안 받네. (하는데 전화 오는. 보면 모르는 번호. 의아한) 장기준입니다.
(사이. 표정 굳는) 어디?
승아 : (누구지? 의아하게 보는데....)
S#32. 골프 연습장. 낮.
기준 두리번거리고 들어오며 누군가 찾는데 누군가 골프채로 기준 목 감아 돌려 세우는.
기준 아씨! 하고 쳐 내자, 학선 “어쭈. 뭐. 왜.” 하며 골프채로 기준 쿡쿡 찌르며 함부로 하는.
탁! 골프채 잡는 기준. 똘마니 둘 옆에 서 있는...
학선 : 하, 자식. 목에 기부스 봐라. 얼~ 장기준 옛날 간지 나오는데. 오승아 건졌단 소문 진짠가 보다? 이쁘냐? 걔도 이젠 늙었지?
기준 : 용건만 해요. 왜 보쟀는데요.
학선 : 지금 얘기하잖아. 승아 어때. 좀 친해는 졌냐? 까탈스럽게 안 굴어? 사고 안 쳐?
서영은 작가랬나? 오승아가 드라마 미팅 나가 완전 개-떡으로 만들었다대?
기준 : (좀 놀란. 허나 태연한 척) 그 얘기 하자고 불렀어요?
학선 : 내가 그렇게 한가한 놈이냐? 맘 고생 하지 말고 들어와라.
기준 : 어딜 들어와요?
학선 : 걔 데리고 우리 회사로 들어오라고.
기준 : !!!
학선 : 계약금 얼마 줬냐. 많이 줬냐? 오승아 준 계약금 쁘러스 우리 회사 지분 오 프로.
기준 : !!!
학선 : 쎄지? 뭐 승아 일은 계속 니가 봐도 되고. 대신 군식군 안 받는다.
기준 : 그러니까 지금, 오승알 형네다 팔아라 그 소리에요?
학선 : 그럴래? 그럼 나야 더 깔끔하고 좋은데. 열 장? 열두 장? 얼마 줬냐.
기준 : 많이요... 아주 많이 줘서 형 감당 못 해요.
학선 : 하, 자식 굶고 다니더니 많이 늘었다? 근데 넌 포커페이스가 안 돼. 잘 달래서 델구 와. 더 늙으면 안 팔린다. 음?
(하고 가는)
기준 씁쓸한 얼굴로 서 있는데....
S#33. 영은 작업실. 낮.
테이블에 턱 올려지는 PPL 관련 상품(핸드폰, MP3, 의상 카탈로그, 락앤락, 초콜릿)들.
그 옆에 누군가에게 선물하려는 듯 영은이 포장하고 있던 비누 몰드 보여진다. 별모양.. 달모양.. 각양각색이다.
현수 : PPL 들어온 거에요. 보시고 대본에 녹일 수 있는 것만 말씀해 주심 돼요. (인쇄물 주며) 세부 조건은 여기요.
영은 : (비누 몰드 상자에 예쁘게 담으며) 뭐가 됐든 대본 쓰기 전에 가져 와. 대본 나왔는데 PPL 때문에 수정하라 그럼
나 신경질 낸다. 알지?
현수 : 네. (영은이 포장하고 있는 몰드 보며) 그건 뭐예요?
다정 : (커피 들고 오며) 비누 만들 때 쓰는 틀이래요. 성생님 팬 중에 수제 비누 만드는 친구가 한 명 있거든요.
(현수에게 귓속말 하듯) 지금 스물다섯인데 지능은 일곱 살이래요.
현수 : 아, 대표님께 들은 적 있는 것 같다. 이거 그 친구한테 보내시는 거에요?
영은 : 계절 바뀔 때마다 비누랑 편지랑 보내 오거든. 우리 이대표님은 뭐하시나? 바쁘신가?
현수 : 이 감독님이랑 점심 드신다고 하시던데요.
영은 : 이감독이랑?
S#34. 일식집. 다른 날 낮.
혜경과 경민 마주 앉아 있는.
혜경 : 진작 제대로 인사 드렸어야 하는데 제가 좀 늦었어요, 감독님. 서작가 설득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우리 서작가가 속 많이 썩이죠.
경민 : 알면 얘기 좀 하세요.
혜경 : (이런 씨!) 얘기야 늘 하죠. 예쁘게 봐 주세요.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애에요.
(봉투 내밀며) 약소하지만 성의라고 생각해주세요. 외주 진행빕니다.
경민 : .....외주... 진행비요?
혜경 : 외주랑 작업 처음이시죠. 말 그대로 진행빕니다. 작가님 만나서 식사하실 때, 배우 미팅 때, 스텝들 회식 때,
보통 공식적으론 그렇게들 쓰시죠.
경민 : 비공식도 있습니까?
혜경 : (의미심장) 있지 않을까요?
경민 : 이런 건 영수증 처리도 안 되는 거 아닙니까?
혜경 : (피식) 맞습니다.
경민 : !!!
혜경 : (봉투 경민 앞으로 쓱- 더 미는) 이 바닥이 이렇게 눈 먼 돈들이 많아요, 감독님.
경민 : (빤히 보는)
S#35. 드라마 제작국 엘리베이터 앞. 오후.
띵- 하고 열리는 엘리베이터.
경민, 돈 봉투 때문에 마음 불편한 듯 멍하니 서 있는. 그러다 문 닫히려는 순간 정신 차리고 내리는.
S#36. 드라마 제작국 프로그램방. 오후.
경민 세수한 듯 젖은 얼굴로 자리로 오면 책상에 앉아있는 기준 보인다.
경민 의아하게 기준 보는데, 기준 딴 짓 하다 경민 발견하고,
기준 : 안녕하십니까, 감독님.
경민 : 아, 네. 지난번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했네요. 고마웠어요.
기준 : 별 말씀을요. (명함 건네며) 정식으로 인사 못 드렸죠? 저 장 엔터테인먼트 장기준,
경민 : 앉으세요. 근데 저 보러 오신 거예요?
기준 : 이번에 작품 하신다면서요. 그래서 저희 배우들 한번 보시라고요. (프로필 꺼내는)
경민 : (프로필 보지도 않고) 잠깐만요. (하더니 다시 나가는)
기준 : (손 내민 그대로 굳는. 마음 상한. 한동안 그대로 있다가) 뭐냐. 사람 그렇게 안 봤더니..
노감독도 사람 앉혀놓고 도망은 안 갔는데.. 사람 참 겪어봐야 안다더니... (하는데)
경민E : 여기요.
기준 : (고개 돌려 보면 커피 내미는 경민)
경민 : 대접할 게 이런 거 밖에 없네요.
기준 : (감동한...) 어휴... 이거... 드려만 봤지 얻어 마셔 본 게 언젠지.... 잘 마시겠습니다.
경민 : 장대표님네 누가 있죠? 제가 잘 몰라서.
기준 : 네? 아, 배우요. 프로필 보심 놀라실 텐데. (책상에 프로필 놓는)
경민 : (프로필 들어 펼치면, 하필 범래 사진 나오는. 의아하게 기준 보면)
기준 : (당황) 아뇨. 걔들 말구요. 보통 앞에서부터 보는데 감독님은 뒤에서부터 보시네요? 여기요. (승아 찾아 보여주는)
경민 : (오승아 사진 보며) 아... 들은 것 같네요. 좋으시겠어요. (하고 다시 원과 범래 사진 넘겨보며) 마스크 좋네요.
어휴 개성 있게 뵈네. 근데 어쩌죠. 조연 캐스팅은 아직 생각도 못할 단계라서요.
기준 : 아뇨.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건 오승아씨거든요.
경민 : (!!!) 오승아...씨요?
기준 : 네. 제가 감독님 이번 기획안 봤거든요. 근데 표지 없는 기획안을 받아서요. 혹시 작가님이 서영은 작가님이신가요?
경민 : 표지도 없다면서 어떻게 아세요?
기준 : 제가 서작가님 팬이거든요.
경민 : (!!!) 대단하네요. 글만 보고 아신다니. 근데요. 보셨다는 그 기획안 복수 얘길 텐데
저희 그거 말고 지금 다른 기획안 준비 중인데.
기준 : 그러세요? 그래도 서작가님이 쓰시는 건 맞구요?
경민 : (뭐지? 싶은) 네.. 뭐..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오승아씬 서작가님인 거 알면 안 좋아할 듯 싶은데요.
기준 : 저도 그 얘긴 들었는데 오승아씨나 서작가님이나 프로들인데요 뭐. 일단 이번 미팅 건은 승아씨랑 다시 얘길 해봐야겠네요.
연락드릴게요. 저 근데.. (긁적)
경민 : !
기준 : (쑥스러운 듯) 저번에 제가 출연했던 그 드라마는 방송이 언젠가요? 몇 회에요?
경민 : (피식 웃으며) 그 거 편집됐는데.
S#37. 승아 집. 오후.
승아, 러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 기준 옆에 서서.
기준 : 기획안 내용이 바뀐대서 일단 미팅 미뤘어요.
승아 : 그러지 말지 그랬어요. 읽지도 않을 기획안 관심 없으니까. 다시 약속 잡아요. 나 그 감독한테 갚아 줄 거 있어요.
기준 : 가, 갚을 거요? 뭘 갚, (하다) 이감독한테도 차비 꿨어요? 아, 승아씨 진짜.
거 여자가 자꾸 남자한테 돈 꾸고 그러는 거 아니죠. 얼마 꿨는데요! 내가 갚는다 내가. 얼마면 돼!!
승아 : (속도 줄여 멈추고 서서 기준 보더니) 내가 삼만 원을 얼마로 갚았더라?
기준 : (헉!!) 대체 얼말 꾼 거에요. 나보다 많아요?
승아 : 주말 어때요? 일요일 오후에.
기준 : 왜 자꾸 먼저 만나쟤요. 명색이 탑 배운데 너무 일 없어서 혹 하는 거 같잖아요.
승아 : 우리 일 없잖아요.
기준 : 무, 물론 없지만, 거 사람이 말을 하면, (하더니 속도 꾹꾹꾹 눌러 속력 마구 높이는)
승아 : 뭐 하는 거에요. (손 떼내려 애쓰며) 치워요. 안 치워요? 가만 안 둬요, 진짜!
기준 : 불어요! 얼마 빌렸어요! 불어! 불어!
S#38. 영은 작업실 밖 야외 일각. 밤.
훌라후프하고 있는 영은. 저만치서 경민 오는 거 보이는.
영은 : (멈추고) 아주 천하태평이시구만. 잠깐 나갔다 온다더니 이게 잠깐이야? (노려보면)
경민 : (걸어오다 그런 영은 발견하고) 작업실에 밥 있어요?
영은 : (기막혀 웃는) 허- 작업실이 무슨 식당이에요? 사 드세요. 요즘 돈도 많을 텐데.
경민 돈 얘기에 빤히 보면 영은, 실수 했다 싶어 모른 척 줄넘기 막 넘는. 걸려서 비틀. 다시 막 줄 넘는.
경민 그런 영은 빤히 보다 빗겨 들어가는.
영은 : 치.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진행비 받은 거 누가 모를 줄 알고?
하는데 갑자기 경민 방향 바꿔 영은에게 오는.
영은 헉!! 긴장하고 보면,
경민 : 배우 놓고 쓰는 거 좋아한댔죠? 캐릭터 잡기도 쉽고.
영은 : 그야 그렇죠. 왜요? 누가 한대요?
경민 : 오승아요.
영은 : (기막힌) 치매에요? 걔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벌써 까먹었어요?
경민 : 서작가님도 뭐 잘 한 거 없었어요. 같이 싸웠잖아요.
영은 : 싸워요? 내가? 나야 그냥 작가로서 점잖게 몇 마디 하는 거 보셨잖아요.
경민 : (그래요? 하는 눈빛으로 보면)
영은 : 작가가 그 정도 말도 못해요? 근데 그게 바락바락 대들었잖아요.
경민 : 그게 싸운 거죠. 시작은 오승아가 했을지 몰라도 서작가님 충분히 거들었어요.
영은 : 뭐요? 옆에서 다 봐놓고도 그런 말이 나와요?
경민 : 백배 양보해 둘이 똑같이 잘못 했다 쳐요. 그럼 나이 더 먹은 서작가님이 더 잘못한 거죠.
영은 : 네-에 네. 내가 다 잘 못 했다 칩시다. 안 만날 이유 생겼으니 됐죠!
경민 : (빤히 보다) 감정은 감정이고 일은 일이죠.
영은 : 난 촌스러워서 일도 감정으로 해요. 싫은데 좋은 척, 좋은 데 싫은 척 못해요. 됐죠.
경민 : 글 진짜 잘 쓰셔야겠네요.
영은 : (!!!) 무슨 뜻이에요?
경민 : 쉽지 않은 성격이에요. 참고 같이 일하려면 글이라도 잘 쓰셔야겠다구요.
영은 : (!!!) 감독님.
경민 : 먼저 들어갈게요.
영은 : 잠깐 서 봐요.
경민 : (보면)
영은 : 죄송하지만, 저 감독님과 일 같이 못 하겠네요. 다른 작가 찾아보세요.
경민 : (빤히 보다 피식)
영은 : (당황) 웃어요?
경민 : 그거 써먹을 만큼 써먹은 거 아닌가? 이젠 안 먹혀요. 애도 아니고.
영은 : (이씨) 두, 두고 보죠. 먹히나 안 먹히나.
하더니 팽- 토라져 가는.
경민 그런 영은 뒷모습 보는데....
S#39. 영은 집 거실. 다른 날 낮.
왔다갔다 안절부절인 영은. 핸드폰 폴더 올렸다 내렸다... 약 올라 죽겠는.
다정 그런 영은 눈길로 쫓고 있고....
영은 : 허, 전화 한 통이 없어? 얘 진짜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는구만.
다정 : 전화 오면 받아 주실 거에요?
영은 : 내가 미쳤냐?
다정 : 근데 왜 기다려요?
영은 : 열 받잖아. 이번 참에 확실히 버릇을, (하는데, 핸드폰 울리는) 엄마, 깜짝이야. (하고 보면 경민이고) 그럼 그렇지.
(핸드폰 던지며) 없다 그래.
다정 : 감독님 좋은데. (뾰루퉁 해서 받으며) 서영은 작가님 핸드폰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성생님 지금 안 계시거든요?
네? 아, 식사요. 어디서요?
영은 : 그걸 왜 물어봐. 그냥 없다 그래. 잠적했다고.
다정 : (메모하며) 압구정, 스시야 도쿄. 일요일 여섯 시. 네. 꼭 전해드릴게요. (끊으면)
영은 : 너 죽을래? 그냥 없다 그러고 끊으래니까 그걸 왜 받아 적어. 너 나한테 말 하지 마.
(귀 막으며) 안 들어. 너 나한테 안 전한 거야.
다정 : 다 들으셨잖아요.
영은 : 내가 언제 들어. 정식으로 안 들었잖아.
다정 : 성생님.
영은 : 왜!
다정 : 저 교회 다녀요.
영은 : 근데.
다정 : 왜 자꾸 저한테 거짓말을 시키세요?
영은 : (말문 막힌) 야, 뭘 또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게 무슨 거짓말이냐...
다정 : 압구정, 스시야 도쿄. 일요일 여섯 시. 늦지 마시래요. 전 전했어요.
S#40. 일식집. 다른 날 밤.
경민, 혼자 기다리고 있는. 그때, 노크소리 들리고 승아 들어오는.
경민 긴장하고 보면,
승아 : (자리에 와 앉으며) 또 뵙네요.
경민 : 그러네요. 왜 혼자에요. 장대표님은,
승아 : 커피 좀 사다 달랬어요. 올 거에요.
경민 : (둘 뿐인 게 좀 불편한....) 주문은 나중에 해야 겠네요.
승아 : 미니 하신다고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경민 : 예.. 뭐...
승아 : 생각보다 빨리 입봉하시네요? 진상우가 누군지도 모르시는 분이?
경민 : !!!
승아 : 걱정 마세요. 오늘은 사고 안 쳐요.
경민 : (얘 왜 이래? 좀 당황스러운데) 그럼 좋구요. 얘기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저희가 기획안을 새로 작업 중이라..
승아 : 상관없어요. 감독님 보고 싶어 나온 거니까.
경민 : (!!!)
승아 : (당황해하는 경민 놀리 듯 빤히 보다)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잔다면서요. 편하게 자고 싶어서요.
경민 : (보면)
승아 : 그날은... 고마웠어요. 바래다 주셔서.
경민, 그런 승아 뚫어져라 보는데....
S#41. 과거. 고급 레스토랑 복도. 낮.
(2부 4씬에 이어서....)
상우와 승아 얘기 듣고 있던 경민 걸음 떼는데, 그제야 음식 들여가는 종업원들.
경민, 늦은 식사가 좀 우스운... 잠시 보다 다시 걸음 떼는데, 와장창- 소리 들리는.
경민 걸음 멈추고 돌아보면 후다닥 나오는 종업원들...
경민 무언가 잘못됐다 느끼는데....
S#42. 과거. 고급 레스토랑 안. 낮.
상우, 음식 쓸어버린 듯 난장판인. 승아 음식 뒤집어 쓴 채 옷 엉망이고...
승아 : 어디 하나 부러져줄까?
상우 : 어디 하나 부러뜨려 줘?
승아 : 아까 좀 이러지. 사람들 있을 때. 진상우가 얼마나 양아친지 그 사람들도 좀 알게.
상우 자기도 모르게 손 치켜드는데, 누군가 턱 잡는. 보면 경민이다.
상우 : (차마 감독 앞이라 어쩔 수 없는. 경민 손 탁 뿌리치며) 주차장으로 내려와.
하더니 가는.
경민 승아 보면, 의연해 보이던 승아, 이내 얼굴 하얘지더니 눈물 뚝뚝 떨어뜨리는.
경민 순간 당황하는. 허나 달리 해 줄 게 없는.
테이블에 놓인 물수건 집어 들고 승아의 옷 닦아주려 손 가져갔다 다시 떼는데,
승아 : 차 좀 태워 주세요.
경민 : (보면)
승아 : 진사장한테... 들키기 싫어서 그래요. 무서워하는 거...
경민 : (!!! 잠시 승아 보다 겉옷 벗어 건네면)
승아 : (그런 경민 빤히 보는데.... )
S#43. 현재. 일식집. 밤.
과거의 승아와 경민의 얼굴 현재의 경민과 승아의 얼굴에 겹치는....
승아 : 감독님 아니었음 한 대 맞았을 지도 몰라요. 내가 좀 깐죽거렸거든요.
경민 : 그래도 남자가 여잘 치면 안 되죠.
승아 : 신사신가 봐요?
경민 : 여자가 남잘 쳐도 안 되고.
승아 : 풋- 하하하. 그래서 오늘 뵙잔 거에요. 사과하고 싶어서 밥 살라구요.
경민 : (보면)
승아 : 전 이상하게 누군갈 만나면 자꾸 적을 만들어요. 그렇다고 뭐 별로 신경도 안 쓰지만.
관계들이 씸플해 지니까 오히려 더 편해요. 근데 감독님은 신경에 거슬리더라구요.
경민 : !!
승아 : 내편까진 아니더라도 적으로 만들고 싶진 않다 뭐 그런 거 있잖아요.
경민 : (빤히 보다) 사람들이 안 헷갈려 해요?
승아 : 뭘요?
경민 : 화해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호감이 있다는 건지 없다는 건지. 친해지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승아 : 셋 다 아닌데.
경민 : !!
승아 : 따귀 때린 건 미안했고 데려다 준 건 고마웠다. 뭐 그 정도?
경민 : !!
승아 : 화해 안 해도 그만, 호감 없어도 그만, 친해지는 건 사양이구요.
경민 : !!!!
승아 : 배고프다. 먼저 주문할까요? (메뉴판 미는) 비싼 걸루 고르세요 제가 사는 거니까.
경민 진짜 보통 아니다 싶어 보는데, 노크소리 들리고 문 활짝 열리는.
승아, 고개 돌려 보다 미간 찌푸리는. 보면, 같이 미간 찌푸리며 서 있는 영은이다.
경민 : (아무렇지 않게) 왔어요. 오세요.
영은 : (승아 흘깃 보고 경민에게) 무슨 짓이에요. 나랑 밥 먹자는 거 아녔어요?
경민 : 미리 말하면 안 올까 봐요. 미안해요. (승아에게도) 미안해요.
승아 : 신산 줄 알았더니 아닌가 봐요?
경민 : !!
영은 : (잘들 논다 싶고) 미리 말 했어야죠. 그럼 방해 안 했잖아. 두 분 식사 맛있게 하세요.
(하고 돌아서다 콩! 누군가와 부딪히는. 신경질적으로 시선 드는데, 어? 반색하며) 어머, 기준씨!!
기준 : (커피 든. 미소 띠며) 어. 오랜만이다.
하면, 말 놓는 사이야? 두 사람 태도에 놀란 경민과 승아의 얼굴에서.. 4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