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에 관한 중세 독일의 민간전승들
서른 여섯번째 이야기
귀족 처녀와 아기 예수님
어느 성에 귀족 처녀가 살았습니다. 그녀에게는 아기 예수님을 향한 간절한 사랑이 있었습니다. 아기 예수님 말고는 그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것이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애타는 열망을 갖고 산 지가 칠 년이나 되었습니다. 그해의 예수님 탄생 대축일 자정에 그녀는 성채 안의 경당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 었는데, 그때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품에 안으시고 그녀에게 나타나셔서 이 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에게서 위로를 받아라."
이렇게 말하며 성모님께서는 단둘이서 속삭일 수 있도록 아기를 여인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그녀는 크게 기뻐하며 아기 예수님에게 푹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아기 예수님께서 그 귀족 처녀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
“저 옷장에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옷보다 더 사랑합니다.”
"겨우?"
“저는 주님을 제 심장보다 더 사랑합니다. 지금 제 심장이 아직 뛰고 있나요? 혹시 심장 대신 저의 목소리가 뛰는 것은 아닌지요?"
그러면서 그녀는 아기 예수님을 가슴에 대고 꼭 끌어안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환희를 느꼈고 그만 숨이 멎고 말았습니다.
성안의 사람들은 경당에서 남녀가 즐겁게 대화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하며 경당에 들어갔을 때, 귀족 처녀가 쓰러져 죽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그녀를 일으켰을 때 가슴에 이런 글귀가 금빛으로 쓰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님을 저 자신보다 더 사랑합니다. 주님께서는 저를 지어내신 분이시고, 저를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귀족 처녀의 장례는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틀림없이 그녀의 영혼은 천사들의 환호를 들으며 하늘에 들어 올려졌을 것입니다.
박규희 옮김
(마리아지 2024년 5•6월호 통권 245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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