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이 되어 처음으로 취해 돌아온 날이었다.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동창생들 물결속에서 반가운 친구들과의 해후는 더없이 행복했다.
조금은 생소한 팔호광장 중화루는 예상보다 쉽게 찾았다.
용인에서 올라온 안승갑과의 인연은 놀라웁다. 꿈에서 본 노모님의 배려시다.
심장섭 사진 예술가의 셔터 역시 춤을 춘 날이다.
참으로 송년회에 분위기를 최상으로 끌어올린 장본인 홍종문의 밴드-. 그의 열정과 배려에 감사를 느꼈다.
춘고 39회 또 하나의 데드마크 이상영동기-.영원하시라.
봉의산과 함께한 우리의 이야기들이란 행사명으로 송년회를 멋지게 치룬 회장단
미국 워싱턴에서 온 김대후의 모습, 부산 해운대에서 상경한 이용기 동기-반겨맞는 수석부회장 남귀우 ㅎ
춘고 39회 데드마크/ 홍덕기,안승갑, 샘밭태훈이와의 만남 또한 즐거웠다.
연극을 하는 김경태-극단 ART-3 씨어터대표, 환한 표정이 역시 예술인이다.
춘중 3-1 담임오용일 수학선생님-묵언인 남철과 근성이의 포문을 열고 추억을 되새김질 했다.
작정을 하고 걸어서 송년회장을 찾았다. 내게 힘을 준 무술년이 아니던가!
많은 동창서생들이 고희의 길목에서 저마다의 삶의 방식으로 멋지게 살다가 달려와 마주앉은 테이블-.
한잔 술에 취해 돌아왔다. 참 좋은 날이었다. 특히 중3때 이근성과 만나 그간의 공백을 좁히고 김남철친구와
취중진담으로 꽃을 피운 날이다. 천의무봉(天衣無縫)한 만남이다.
끓어오르는 紅顔書生의 감회를 낭송한 게 값지다. 영원한 양식-.춘고 출신이란 명예가 평생 내게 힘을 실어주어
오늘의 내가 더욱 사랑을 받게 되어 늘 모교에 감사한다. 요즘 문단에 춘고 출신이 적은 편이다.
모인 뒷줄 어디선가 소리쳤다.
-이제 우리가 몇번이나 만날 것이냐? ㅎㅎ
유한성-,동감이다. 그 허탈함, 문인 이문열도 60이 넘으면서 집필 의욕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사람됨됨이를 가르쳐준 춘고인으로 값지게 고희의 길목을 걸어가야지-.
길고 긴 동짓날 밤, 고된 삶을 벗고 기쁨으로 승화하며 경륜을 살려 멋진 기해년을 갑시다.
(12/23. 글 德田 이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