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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6일부터 7월 5일까지 학고재 갤러리에서 15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 김청정(69)은 부산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원로작가이며, 1981년 제 16회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한국대표작가로 참가하는 등 한국 추상조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이다. 홍익대학교, 계명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신라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여 후진양성에 힘썼으며 2009년 현재 정년퇴임 후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김청정의 지속적인 조형성향의 큰 틀은 본질에로의 회귀를 지향하는 강한 의지이다. 이것은 발전과 개발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와 자연과의 끊임없는 화해의 모습이다. 60년대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형태로의 환원, 기본으로서의 최소한의 형태는 70년대 자연으로의 형태회귀로 확대된다.
2009년 김청정은 또 다른 실험을 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ight Eitting Diode, LED)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실제 발광하는 LED의 빛이 작품의 내부에서 아크릴을 이용해 투과, 아크릴의 틈(각, 단면 등)을 통해 발광(發光)하는 이번 신작들은 단순히 에너지의 크고 작음에 의한 빛과 어둠의 2차원을 넘어 파장의 분절에 의한 색상과 진폭의 대소에 의한 강도의 차이를 통하여 3차원의 공간을 창출하였다. 이를 통하여 만들어진 3차원의 공간 안에서 태초에 빛이 먼저인가 물질이 먼저인가의 선후관계는 흐려지고, 빛의 중첩과 융합에 의해 가상의 실세계가 나타난다.
김청정은 이번 15번째 개인전 〈내면의 빛〉에서 “빛은 밝음이며 생명의 근원이다. 겉의 현상이 세계 실상의 전부는 아니다. 내면의 빛은 순결한 생명의 숨결이다. 눈부신 빛살 울림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질료의 물리적인 조형 물성과 빛의 투사 반영에 따라 이루어지는 공간의 일렁임이 서로 아우르며 상승작용이 이루어진다. 김청정이 끊임없이 말하고자 했던 본질로의 회귀는 내면의 빛이 눈부신 빛살의 울림으로써 밖의 경계로 뿜어져 나오는 절정의 자태, 빛의 파동―울림으로 태초를 향한 근원적 환원을 시도한다. 자신의 작품이 ‘내면의 빛’으로써 순결한 생명이자 숨결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보이는 세계의 빛이 아니라 정신세계의 빛이며 내면의 울림이 겉의 현상을 넘어 밖으로 확장되는 것, 그것이 김청정이 이번 전시를 통하여 보여주고자 하는 재현된 태초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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