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주한국불교사 자료 >
미주한국불교 역사에 관한 책 6
1964년 서경보 스님에 의해 시작된 미주한국불교 역사 기록에 관한 책자로는 LA관음사, 뉴욕불광선원에서 사찰이름으로 년보와 주보를 묶어 단행본으로 출판하였고, 서경보스님, 숭산스님, 채인환스님, 강청화스님, 성해스님, 혜성스님, 이한상 거사에 관한 개인 활동을 정리한 자서전이나 활동을 정리한 책자 등이 있는데 미주현대불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책은 총 12권이다. 이 책들 외에는 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외에 2004년에 미주현대불교 주관으로 뉴욕시 플러싱에서 열린 ‘미주전법 40주년 기념행사’ 행사 책자가 있다. 이 책자들은 당시 미주한국불교를 기록하는 언론 활동이 없는 시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역할을 하고, 그 기록을 통해 미주한국불교사를 기록할 수가 있기 때문에 기록한 사찰이나, 스님 당사자에게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 책들의 발행처와 발행 년도, 내용 등을 간략하게 5-6번에 걸쳐 소개하려고 한다.
글 / 편집부
성자의 삶
청화 큰스님 행장과 수행 처 탐방
2007년 출판된 이 책은 강청화 스님의 행장을 년대기 적으로 서술한 일대기로 스님의 수행처를 중심으로 스님의 출생, 성장, 출가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 스님에 일생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다. 이 책에는 1992년 10월 미주현대불교 창간 3주년 기념행사에 초대되어 첫 번째 미국을 방문한 이후 1999년 10월 완전 귀국할 때까지의 기록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구성은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의 하서, 전 성륜사 주지 도일 스님의 서문, 정해숙 전 성륜사 신도회장의 간행사에 이어 제 1편 청화 큰스님 행장, 제 2편 수행 처 탐방 그리고 이 책을 쓴 정진백 씨의 간행기로 이루어 졌다. 이 책은 정진백 씨의 글과 대부분의 사진은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으로 만들어졌다. 이 책은 전문 작가의 글과 사진을 바탕으로 편집된 매우 잘 만들어진 책이다. 미국불교역사와 관련된 지금까지 본지에 소개한 책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구성되고 편집된 책이다.
1923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난 청화스님은 1947년 백양사 운문암에서 금타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이후 40년 가까이 대흥사, 진불암, 상원암, 무안 혜운사, 남미륵암, 월출산 상견성암, 지라산, 백장암, 벽송사, 금강대, 백운산 사성암, 남해 보리암, 진주 두방사, 강진 무위사, 태안사, 장흥 탑산사, 완도 범혜사 등의 토굴에서 묵언과 일종식 및 장좌불와 수행에 전념했다. 60세가 넘어 토굴생활을 끝낸 스님은 1985년 동리산 태안사에서 삼년결사를 시작으로 회상을 이루시고 대중포교의 인연을 맺었다. 1995년까지 폐찰이 되어가던 태안사를 중창했다. 이 태안사에 수행과 대중포교를 하던 시기에 스님은 한국불교계에 널리 알려졌다.
이 시기인 1992년 10월에 스님을 미주현대불교에 소개해준 정현스님을 비롯하여, 금산, 정조, 정귀, 대륜스님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하였다. 스님은 먼저 로스 엔젤레스에 도착하였고 이어 며칠 후에 뉴욕을 방문하여 뉴욕원각사에서 보살계 수계법회를 한 후에 플러싱 연회장에서 미주현대불교 창간 3주년 기념행사를 하였다. 다음날에는 함께 온 정조스님의 속가 동생인 박성배 교수가 재직하던 뉴욕주립대 스토니부룩캠퍼스를 방문하였다.
이후 동부지역의 여러 사찰의 요청으로 보스톤 범어사와 문수사, 필라델피아 원각사(당시 주지 정윤스님), 버지니아 보림사 등을 방문한 후에 다시 로스 엔젤레스로 다시 돌아가서 로스 엔젤레스의 관음사에서 6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 수계법회를 하였고 로스 엔젤레스 근교에서 동안거를 하면서 미국에서 수행과 포교를 시작하였다.
미주현대불교에서는 1994년 10월에 다시 청화스님을 초청하여 창간 5주년 기념행사를 라과디아 공항 근처에 있는 할리데이 인 호텔에서 가졌는데 700여명이 참석하여 큰 성황을 이루었다.
이 책에는 279페이지부터 8페이지에 걸쳐 <미국 삼보사. 금강선원>이란 제목으로 스님의 행적을 소개하고 있다.
1994년 2월 20일 큰스님께서는 미국 삼보사에서 거주하고 있는 강옥구 선생과 대담을 가졌다. 큰스님께서는 먼저 “달마스님께서 동쪽으로 오신 큰 뜻이 있는데, 큰스님께서 이렇게 미국으로 오신 의의는 무엇인지요?”에 대한 질문을 받으셨다. 큰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내가 온 것은 거창하게 달마 스님께서 오신 것에 비교될 수는 없다. 달마 스님께서는 공부가 다 성취된 뒤에 동토 지방을 제도할 원력으로 오셨고 나는 미숙한 채로 미국 불교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해서 왔다. 미국에서 한국불교가 아직도 제대로 정착을 못했다는 판단이 서고, 미국 불교들이 여러 갈래로 분열되어 서로 화합도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융합적인 차원에서 들었다. 그래서 내가 나이도 많고 능력도 부족하나마 미국에서 한국 불교의 구심점 역할을 감당해가면서, 각 종파간의 여러 가지 집착 때문에 분열되고 갈등되어 있는 관계를 해소하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까하는 그런 뜻으로 온 셈이다. 또한 미국은 선진국으로서 세계의 석학들이 많이 모이고 문화교류가 활발한 곳이기 때문에 불교의 진면목을 세계에 알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큰 스님은 미주한국불교계와 인연이 깊다. 큰스님은 마곡사 화림원에 주석하는 정현스님의 권유로 정조, 정귀, 정현, 도륜, 금산 스님들과 함께 미주현대불교 초청으로 1992년 10월 로스 엔젤레스에 도착하였다. 10월 25일 뉴욕에 도착하여 원각사에서 수계법회를 마치고 오후에는 초원회관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주현대불교 창간 3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미국에서 첫 번째 가진 행사였다.
----정현스님은 현재는 강화도 토굴에 있다. ---- 편집자 주
1993년 캘리포니아 청화스님 초청 정혜사 행사
위 글에서 특히 강옥구 보살의 질문에 답한 스님의 대답을 통해 스님의 미국불교에 대한 인식과 미국에 오신 뜻을 짐작할 수 있다. 스님은 세계적인 석학들이 많고 선진국인 미국에서 불교의 가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은 것으로 짐작된다. 필자는 미국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스님들을 비롯해서 미국을 방문한 많은 스님들과 미국불교에 대한 대화를 하였는데 청화스님은 미국불교 특히 일본불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스님이라고 판단되었다. 그것은 스님의 젊은 시절에 일본 유학을 하기도 하여 일본어 책을 볼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강옥구 씨와 대화에서 스님이 미주한국불교계가 아직 정착하지 못했다는 판단은 맞지만 미국 불교들이 여러 갈래로 분열되어 서로 화합도 안 되어 있다는 판단은 정확하다고는 할 수는 없다. 미국에는 대부분의 아시아 전통불교국가의 불교가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 티베트, 대만, 일본, 동남아 등 각국 나라에 있는 여러 종파들이 장소를 옮겨 그대로 이곳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본국보다 미국에서 특별히 분열되었거나 불화하지는 않는다. 티베트나 일본, 미얀마 등 아시아 본국에서 종파 간 서로 교류가 없는 상황이 미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청화스님의 미국에서 활동은 10년이 채 안되지만 로스 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 지역과 뉴욕 등 동부, 중부와 남부 텍사스 등 전 미주에 걸쳐 미주한국불교계 대부분 스님들과 신도들에게 존경을 받았으며 크고 작은 법회에 초청을 받았다. 스님은 1993년 12월 이한상 거사가 건립한 삼보사를 인수하여 조실로 주석하였다. 스님은 또 로스엔젤레스 근교 베닝(Banning)에 미주금강선원을 건립하였는데 이 두 사찰에서 스님의 유지를 받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