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일본 고베국제보석전(IJK2015)
제19회 고베국제보석전(IJK2015)이 지난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고베 국제전시장에서 개최됐다.
리드엑시비션재팬이 주최하고 (사)일본진주진흥회가 후원한 이번 전시회는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A, B, C홀과 함께 7년만에 D홀 전시장을 추가로 구성, 전시규모를 약 40% 확대시켰다. 네 개의 전시장은 파인 및 커스튬 주얼리, 다이아몬드, 유색보석, 준보석, 세공기자재 등이 품목별로 자리 잡은 가운데 신규로 추가된 D홀은 진주 전문관으로 운영됐다. 일본을 비롯해 이탈리아, 미국, 캐나다, 홍콩, 태국, 대만, 인도 등 13개국에서 490개사가 부스 참가해 서일본 최대 규모의 보석전시회임을 재확인시킨 이 전시회에 방문한 참관객은 총 11,352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확대된 전시규모와 방문객 수만큼 만족도는 따라가질 못했다.
아코야 진주공급의 중심지이면서 남양과 담수 등 다양한 진주를 구매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인식되며 그 간의 전시회에서 경험했던 품질과 가격이 올해만큼은 따라주질 못했기 때문이다. 타이티 흑진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의 진주가격이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승했고, 지난해부터 5%에서 8%로 인상된 소비세로 인해 거래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남양진주를 전문으로 하며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IJK에 참가하고 있다는 일본 호세이진주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국인들의 수요 급증과 원주가격 인상으로 골드 남양진주는 2년 전에 비해 두 배 가량 가격이 올랐으며 아코야진주 역시 7~8mm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평균 30% 인상돼 도매판매자와 바이어 모두 고전하고 있다”면서 “소비세 인상 역시 판매활성화에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전시장 내에서 만이라도 면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가격과 소비세 인상을 고려한 듯 일부 진주업체에서는 재고상품을 위주로 표시된 도매판매가에서 40% 할인율을 적용한다며 바이어 유치에 나섰다.
한국진주협회 손경찬 회장은 “국내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크기의 남양진주는 90% 이상 품질이 떨어지는 것들로 쓸 만한 것은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아코야진주 역시 국내 판매가격 대비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자체가 곤란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종로에서 소매업을 하고 있는 한 참관객은 “가격이 올라 계획했던 만큼 구매하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진주는 고베에서 사야 제격”이라고 말했다.
"역시 중국인 바이어가 최고"
일본 귀금속 내수시장 상황도 별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가가 오르는 등 침체된 일본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듯 하나 젊은 세대들이 주얼리 소비에는 인색해 진주업계 뿐만 아니라 주얼리시장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엔저현상이 지속되며 저가의 담수진주에서 아코야와 남양으로 눈을 돌린 중국인 관광객들이 미키모토와 타사키 등 자국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있고, TV홈쇼핑의 기획상품으로 아코야진주가 유통되며 극도로 심각한 상황은 모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IJK 주최 측은 매년 무료숙박을 제공하는 해외 프리미어 바이어 비중을 늘리며 올해는 688명 중 약 50%인 350명을 중국인으로 초청, 진주관은 중국 바이어로 넘쳐나며 바잉파워를 과시했다. 한국은 그 뒤를 이어 156명이 프리미어 바이어로 초청됐다.
한국의 참가 기업도 덩달아 선전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에서는 IJK에 부스참가 업체가 단 한 차례도 없었으나 올해 ‘월드진주’가 유일하게 1개 부스규모로 진주관에 참가해 현지에서 경매로 구매한 진주를 비롯해 산호, 호박, 주얼리 등을 선보이며 중국바이어를 대상으로 괄목한 만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호조에 힘입어 참가업체들은 전시기간 중 내년도 전시회에 99%가 사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월드진주 역시 내년 1월 도쿄에서 열리는 IJT2016에 1개 부스를, 내년 5월에 고베에서 열리는 IJK2016에 2개 부스를 이미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최 측의 한 관계자는 “구매력 있는 해외 바이어를 특별 초청한 결과 688명이 3일간 구매한 총 금액은 30억엔(한화 약 3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그 가운데 중국인이 전체의 66%에 달하는 20억엔 차지했다”면서 “20주년을 맞이하는 2016년 IJK에는 금년대비 약 15% 증원하여 초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픈식 행사가 열린 5월 13일 오전에는 한국진주협회 손경찬 대표와 SM DEW 박승관 대표, 에클라바치 임성옥 대표, 주얼리아 임충혁 이사가 VVIP로 초청되어 테이프컷팅식에 참석했다. 오픈식 행사 직후 전시장 문이 열리자 좋은 제품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전시장 입구에서 중국인 바이어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광경도 연출됐다.
2016년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릴 IJK2016은 약 22% 전시규모가 확장돼 개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