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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쿠보타는 건설기계/농업기계/환경시스템/도시인프라 등을 다루는 일본 내 대기업으로
이번 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한 2010 해외취업박람회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채용을 시행하였습니다.
(내년에도 시행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시지만) 우선은 회사 대표이신 마스모토 야스오씨께서
기업의 글로벌화를 굉장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시고, 현재 미국/유럽/중국/동남아시아 등
해외 각국에 다양한 지사와 공장 설립을 통해 글로벌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들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은 여타 폐쇄적인 일본 기업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정이 어떻게 바뀌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저같은 경우에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채용 정보를 알게 되었고 (이번에 몰랐다면 2012년 일본에서의 정식 엔트리를 생각했을 거예요)
일본을 비롯한 해외기업은 취업 정보가 많지 않아 선뜻 나서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기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짧게나마 입사과정에 대한 수기를 남깁니다!
스펙)
서울대학교 중어중문/경제학부 복수 3.64
JLPT 1급
토익 820
삼일회계법인 인턴(그냥 바쁜 아르바이트 개념이죠;), 게이오기주쿠대학 교환학생1학기
중앙동아리, 봉사활동 약간
지원계기)
저는 사실 취업활동을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최대로 빨리 졸업을 해도 2011년 8월 예정이기 때문에 2011년 2월 졸예자를 뽑는 한국 기업에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 기업의 경우는 다음 한학기를 휴학하고 갈 생각을 했지만
이번 기회는 아주 정말 우연히...... 2010년 해외취업박람회 전날, 내년4월부터 일본에 취업하기로
내정되어있는 지인으로부터 박람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홈페이지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지원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사전준비없이 코엑스에 가서 현장지원&면접을 치렀습니다
저 말고 다른분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사전에 월드잡(산업인력공단 지원 http://www.worldjob.or.kr)에서
지원서, 이력서 등을 제출하여 박람회 전까지 서류합격 통지가 오면 현장에서 면접이 주어지는 형식으로
지원하셨더라구요.
물론 박람회가 열린 10월9일/10일 양일간 현장접수가 가능하지만 10일에는 현장접수가 거의 불가능하고
첫날에 지원하시면 이력서(코엑스에서 마련한 간이형식의 것) 기입 후 제출->심사 후 연락이 오면 면접형식으로
채용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지원자격)
종합직(영업, 마케팅, 기획, 재무, 인사 등)/기술직
이번에 박람회에서 채용한 것은 종합직 뿐이었구요, 배속 구분 없이 종합적으로 뽑았습니다.
2011년 4월 입사가 가능한 국내대학 졸업자,졸업예정자.
일본어 능력은 최상(JLPT 1급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는 최상-상-중-하로 나뉘어져 있어요)
영어는 중급 정도를 요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채용 과정이 일본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일본어 회화스킬은 있어야 할 것 같구요
영어의 경우 토익이나 토플 점수를 기재하는 란이 있지만 별도로 성적표 제출을 요구하거나,
면접과정에서 자기소개등의 형식으로 시키는 일은 없습니다.
기타 외국어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일본은 외국어를
그저 참고사항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더라구요. 대부분의 일본 기업은 토익 점수를 요구하지 않을뿐더러
엔트리시트(지원서)에 쓰는 란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점수를 적고 그만. 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류)
저는 사전 서류제출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패스합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월드잡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참고로 산업인력공단에서 관리하는 월드잡은 일본 뿐 아니라 해외 여러지역의 채용&연수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체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코엑스 2010년 해외취업박람회에 나온 기업 대부분을 이곳에서 다루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취업박람회 출전 기업은 쿠보타 외에도 리크루트, 이토추솔루션, 신일철, 야마토그룹, 호시노리조트, 리어섹 등
굉장히 다양한 기업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코트라에서 오신 분들로부터 들었는데, 쿠보타의 경우 몇백명의 서류접수가 있었고 그 중에서 20명 정도를 뽑아
면접을 치렀고, 현장면접으로도 10분정도를 뽑아서 추가 면접을 치렀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 추가; 10명중 한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1차 면접)
저는 9일 오후에 가서 현장접수를 했습니다. 원래 2시 이후 현장접수는 다음날 발표가 나면
합격자에 한해 면접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 날은 아무런 면접준비를 하지 못하고 갔는데요;
(복장의 경우도 빨간 치마에 줄무늬 티에 웨지힐.....ㅇ_ㅇ 사실 박람회장에 가니 정말 다들 정장이고 메이크업까지
받고오신 분들이 대부분이셨습니다. 전 그냥 놀러온 대학생 같았어요 ㅜ_ㅜ)
전화가 와서 면접 기회가 주어졌다길래 상당히 놀랐습니다; 특히 복장때문에 너무 걱정을 많이했는데
그 점은 다행히 무사통과했던 것 같네요. (뭔가 특이하다 신선하다! 라고 봐주셨을지도 모른다고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하지만 그러지 마세요....)
면접은 굉장히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최종면접 과정을 말할때도 적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제가 일본 학생들의 취뽀 같은 커뮤니티(?)인
민나노슈카츠 라는 사이트에서 합격자들의 수기를 보아도 늘 나오는 단어가 온화함, 편안함 이라는 단어입니다.
면접관은 두분이 오셨는데 모두 오사카 본사의 인사부 분들이십니다.
면접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약 20분 정도이고 기본적인 질문은 지원서에 썼던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한국 기업은 전혀 지원을 하지 않은 상태라 어떤 내용의 질문이 주어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충 제가 받았던 질문은
1. 쿠보타라는 기업에 대해 알고 있는가?
2. 대학생활중에 가장 열심히 한 것은 무엇인가.
3. 일본 생활 경험이 있는가?
4. 일본 생활을 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했던 점은 무엇인가?
5. 일본어 공부는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는가?
6. 이번 면접에서 합격하면 일본에서 최종 선고를 치르게 되는데 일본에 올 수 있는가?
하는, 딱히 상식이라든가 하는 걸 필요로 하지 않는,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많이 말하고 듣게 할 수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2008년에 게이오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기는 했지만 벌써 돌아온지 2년이 다 된 터라
일본어를 상당히 오랜만에 쓰는 것이었고, 그래서 매끄럽게 표현하지 못하기도 했는데요,
면접관 분들이 긴장을 풀어주시기 위해 상당히 많이 노력해주셨고, 제가 말하고자 하지만 말하지 못한 것들을
많이 이끌어내 주시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여기서 쿠보타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많이 받았어요.
개별 면접이 끝난 후에는 두차례에 걸쳐 옆 부스에서 기업에 대한 제 설명회가 있었는데요,
전반적인 사업 내용, 그리고 해외 진출 현황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면접이 끝났고요, 발표는 제법 빨리 났습니다.
토요일에 면접을 치르고, 일요일까지 박람회가 끝나고 본사로 돌아가셔서 검토하신 후에
화요일이나 수요일 쯤 전화와 메일로 결과 통보를 받았습니다.
박람회에서의 채용 면접은 합격을 했고, 일본의 오사카 본사에서 최종선고를 치러야 하니 올 수 있냐는 것이었는데요,
쿠보타는 본사가 오사카와 도쿄에 있는데 주된 지역은 칸사이 지역이라 오사카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준비한 것에 비해서 우연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좋은 기회를 잡게 되어
면접 전까지 기업연구와 자기 분석을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일본 본사에서의 최종선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오사카 본사에서 최종선고를 치르게 됩니다.
총 1박2일동안 선고가 이루어지는데요,
한국 내에서 공항까지의 교통비, 왕복항공권, 호텔숙박비, 첫째날 콘신카이(친목회) 식사, 둘째날 점심식사(양식 코스였어요^^),
일본 내에서의 교통비가 모두 회사 부담으로 지급됩니다.
물론 일본에서 돌아오는 날에 정산을 해 주는 시스템이라서 교통비의 경우는 우선 자비로 구입한 후 회사에 청구를 하여
돌려받습니다.
11월 1일~2일 양일간의 일정을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11/1 : 히라가타 제조소(공장) 견학, 사원교류회, 친목회
11/2 : 최종선고 (1차면접->필기->최종면접)
의 형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11월 1일
첫날에는 오후 1시 30분쯤 회사에서 모였습니다.
오사카에서 난카이센을 타고 40분쯤 걸려서 난바역에 도착했는데요,
오사카의 번화가로 건물 역시 상당히 세련되고 규모도 컸습니다.
한국에서 최종선고를 치르러 온 인원은 최종적으로 6명이었구요,
최종 합격 인원은 미정인 상태였기에 처음에는 상당한 긴장이 흘렀습니다.
회사에 도착한 후 인사부 담당자분과 함께 한시간정도 떨어진 히라가타 제조소(공장) 견학을 했습니다.
공장이라길래 어느정도의 규모인지는 잘 알 수가 없었는데 정말 상당히 큰 곳이었습니다.
첫날부터 정장에 구두를 신고가서 나중에는 발이 찢어지는 고통(?)을 경험하기도 했는데요,
우선 쿠보타와 히라가타 제조소에서 다루는 제품들에 관한 설명을 듣고 제품들의 생산과정을 직접 둘러보는 방식으로
견학이 이루어집니다. 제조소를 둘러보면서 느꼈던 건 굉장히 합리적인 시스템,
전 공정과정에서 안전과 신뢰를 중시하는 풍토가 탄탄히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대부분의 기업이 신뢰와 완성도, 안정성에 대해 엄격하게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공장 견학 후에는 사원 교류회가 있습니다.
히라가타 제조소 사원분 3분이 오셔서 각각 2:1로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해 주시는 형식으로 시간 제한은 있었지만
알차고 좋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중국분들도 계셔서 외국인 채용 과정에 대한 정보도
어느정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일본 내에서 외국인을 이렇게 특별채용하는 경우는 사실 많지 않고,
외국인이 채용되더라도 대부분 일본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상당히 좋은 기회라고
꼭 잡을 것을 당부하시더라구요^^
사원 교류회 후에는 역 근처에서 콘신카이를 했습니다. 사원 교류회에 참석하신 사원분들과 인솔해주신 인사부 담당자분,
그리고 한국으로 채용면접을 하러 오셨던 인사부분과 또 다른 사원분이 오셔서 코스요리와 노미호다이(한국말로 하자면
술 무제한....ㅇ_ㅇ?)로 정말 맘껏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사실 콘신카이나 사원 교류회는 선고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는 하지만 역시 긴장이 많이 되었구요;
저도 나름 일본어를 중학생때부터 배워서 잘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함께 왔던 다섯분이 정말 다들 네이티브급이셔서
객관적으로 보든 주관적으로 보든 일본어 구사력에 있어서는 제가 제일 하위였다고 생각합니다. ㅠ_ㅠ
그렇지만 어차피 난 외국인이고, 내가 아무리 유창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저들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차이는 미미할것이다.
난 나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려고 노력하자! 라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네요.
11월 2일
오전 아홉시에 면접이 시작되기 때문에 여덟시 반까지 회사에 모여서 인사부 담당자분을 따라 회사에 마련된 회의실로
갔습니다. 이 곳에서 다른 담당자분도 한 분이 오셔서 최대한 긴장을 풀어주시기 위해 많은 이야기도 해 주시고
말도 걸어주시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쿠보타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정말 지원자들을 하나하나 배려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온화하고 편안했던 것 같네요. 면접과 필기, 그리고 최종 면접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거나 면접준비를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사부 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긴장을 풀고, 나름의 회사 정보도 얻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1차 면접은 면접관 두분과 저 혼자로 2:1 형식으로 치뤄집니다.
시간은 15분 내외입니다.
1차 면접때 참관하시는 분들은 인사부 분들로 전반적인 질문 내용이나 분위기는 채용박람회에서와 비슷하게 편안했습니다.
최종선고일의 경우 솔직히 긴장되는 마음에 정확하게 무슨 질문이 오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1. 대학생활동안 가장 열심히 했던 것은 -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어떠한 장점을 살렸는가
2. 왜 일본기업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는가?
★ 3. 왜, 일본기업중에서도 쿠보타인가
★ 4. 서울대학교라면 한국의 삼성이나 LG같은 기업도 많을텐데 왜 쿠보타인가?
5. 입사하게 된다면 어떤 분야에서 활약하고 싶은가?
★ 6. 입사하게 되면 일본에서 근무해야 하는데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가?
7. 마지막 질문은 없는가
가장 중요한 것이 2차 면접때도 그러했지만 3,4,6번입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왜 국내 취업이 아닌 일본기업을 선택했으며, 그 중에서도 왜 쿠보타인지를 자세하게 물어봅니다.
이 질문에서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당락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을 채용하는 것, 그리고 외국인 중에서도 여성을 채용하는 것을 일본 기업은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그것은 외국인들의 경우, 그리고 여자들의 경우 어느 정도 일본에서 경력을 쌓아서 한국으로 이직할 것이다.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둘 것이다 라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쿠보타의 경우에도 정년이 일본 나이로 60살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오랫동안 기업에서 일해 줄 인재를 구합니다.
게다가 신입사원 전원을 대상으로 외국 연수를 보내주고, 10년에 걸친 교육제도(기본, 기초교육제도, 경영자-스페셜리스트 등 상급직 교육 제도)를 제공하며, 주택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해 주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투자한 인재들이 빠져나가 그저 비용처리 되는것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많이 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종신고용,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인 저로서는
쿠보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공헌하면서 일하고 싶은가, 그리고 일본을 떠나지 않고 가능한 한 일본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관한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았는데요; 저는 정말 단순하게 한국에서는 아무 기업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인의 소개로 쿠보타를 알게 되었고 면접과 선고를 치르면서, 기업연구를 하면서 어떠어떠한 매력을 느꼈다.
나의 장점과 쿠보타의 이러한 면이 잘 맞아떨어질 것 같다 라는 식으로 대답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도 들은 이야기지만 최종선고때는 얼마나 많이 이 기업에 들어오고자 하는 열의를 지니는가,
이 기업이 몇지망군인가 하는 것을 상당히 많이 고려했다고 하더라구요.
참고로 엔트리시트라고 하는 지원서에는 이 기업이 몇지망군인가?
(제1지망/ 제1지망군/ 제2지망/ 제2지망군/ 이러한 형식으로) 라는 질문이 있는데요,
선고 상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엔트리 시트를 면접관분들이 다들 가지고 계시는 걸 보면, 단연코! 관련이 있습니다.
1차면접이 끝난 후 전원이 모여서 약 30분에 걸쳐 필기시험을 봅니다.
일본의 경우는 SPI라고해서 우리나라의 인적성검사와 같은 시험이 있는데요, 쿠보타는 2008년 이후로는 SPI를 폐지하고
소논문 작성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소논문이라고 해봐야 30분의 시간과 두가지의 테마가 주어지고 그 중 하나를 골라 A4 한면정도의 크기에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일본어 구사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며 특별히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보지만
그래도 시간을 체크하기 위해, 한자를 정확하게 쓰기 위해 한두번 쯤 연습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어 구사력보다도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쓸 수 있나를 높이 평가한다고 하더라구요.
주어진 주제는
1. 최근 자신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
2. 면접때 다 하지 못했던 말
저는 민나노 슈카츠에서 어떤 주제가 나왔는지를 대략 보고 갔기 때문에 1번을 미리 택해서
'김치파동, 원인은 불안정한 유통구조'라는 주제로 연습을 해 갔습니다.
김치파동의 언급 후에 원인과 현황을 쓰고, 그 다음에 일본의 경우와 비교를 한 뒤 결론을 내는 식으로 작성했습니다.
실제로 30분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었기때문에 쓰느라 바빴던 것 같네요 ;ㅁ;
여섯분 중에 1번의 주제를 택한 건 저와 다른 한 분이었고 대부분의 분들이 2번의 주제를 택했습니다.
나중에 쿠보타에 대한 열의를 표현하려면 2번이 더 좋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름 참신성을 보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필기시험 후에는 양식코스로 점심시간이 있었습니다!
아.......... 정말 맛있고 좋더라구요 ㅜ_ㅜ
점심시간 후에는 최종면접이 있습니다.
최종 면접은 임원급 분들 3분과 저 혼자, 3:1의 면접을 치릅니다.
면접관 분이 한분 더 늘어났지만 시간이 20분 정도라 받는 질문의 양이라든가 하는 면에서는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분위기는 최종에 한해서는 약간 덜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선 임원분 한분이 굉장히 날카롭게 질문을 하셨고, 질문 내용이 대부분 1차 내용과 비슷한 것이었지만
'왜 굳이 쿠보타냐?' 라는 질문을 상당히 반복적으로, 계속 받게됩니다. 여기서 얼마나 제대로 설득할 수 있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어가...... 1차 면접때에 비해 말도 너무 빠르고 목소리도 잘 안들려서 ㅜ_ㅜ
심지어 네? 다시 한번... 이라고 까지 되묻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차라리 아무말 안하고 있는 것 보다는 되묻는게 좋은 방법이었던
듯 싶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일본어 실력은 JLPT1급과 4급의 차이가 아니라 1급 내에서의 레벨차이이기 때문에,
그리고 기본적으로 외국인이기 때문에 많이 이해해주시는 편입니다.
다시 물어서라도, 시간을 조금 들여서라도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외국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네이티브급의 외국어가 아니라, 얼마나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결과통보)
결과는 최대한 빨리 통보됩니다. 민나노슈카츠에서도 좋았던 점에 항상 들어가는 것이 결과의 통보가 빨랐다 라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결과가 상당히 오랜 기간 뒤에 발표되어 기다리는 수험자로 하여금 지치게 만드는 기업들이
종종 있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우리를 담당했던 인사부 담당자분은 돌아가는 열차에서 결과를 받았다고 하실 정도로;
빠른 편입니다.
실제로 일본인들은 엔트리시트 접수-> 1차면접 -> 필기 -> 최종면접 의 순을 우리처럼 한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한가지만 하기 때문에 결과는 빠르게 나올 수 있다고 하네요.
최종 선고라고 했지만 사실은 1차면접, 필기, 최종면접을 하루동안에 보는 나름대로 하드한(?) 스케쥴로
일본인들과 동일한 절차의 선고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도 상당히 빠르게 전화로 통보를 받았습니다.
최종 합격은 3명으로 2:1의 확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종일 불안해하고 긴장해하면서 기다리다가 수업 도중에 전화가 와서 너무 기쁜 마음에 수업이 진행되든 말든; 뛰쳐나가서 전화를 받았네요.
내정되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만 연발해서 지나가던 학생분들이 쳐다봐서 부끄러웠던 기억이
오늘 정신차리고 나니 ;ㅁ;
저의 경우에는 2011년 4월 입사가 불가능하기때문에 10월에 입사를 하든지 다음해 4월에 입사를 하든지
그 면에 대해서는 검토 후에 다시 통보를 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외국인이라고는 하지만 정식 졸예자도 아닌데 이렇게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시기까지 해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어제는 정말 핸드폰이 밧데리가 다해 꺼질 정도로 즐겁게 합격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진짜 후기)
취업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우연히도 좋은 기회를 잡게 되었고, 좋은 결과까지 얻게 되어서
너무나 기쁘게 생각합니다.
친구가 이야기를 듣더니 그럼 1전 1승이네? 좀 아쉽지 않아? 라고 말하는데 아쉽지 않습니다.
쿠보타는 일본 내에서도 정말 유명한 기업이고, 정말 사원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회사이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서 공헌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드는 기업이었고, 채용선고 기간동안 입사의 의지 또한 굳게 다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되지 않아서 나중에 취업을 하더라도 일본계 기업, 혹은 일본 기업을 선택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기에 남은 기간동안 여유롭게 일본어 회화(아.........)와 중국어, 영어 등 회사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 볼 여유도 생겨서 이제는 마음이 좀 편합니다.
실제로 일본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번 박람회처럼 특별채용 기회가 없이 일본인들과 정식으로 대결하게 되면 근 1년은 잡고 준비를 해야합니다.
일본의 경우 11월 쯤에 기업 설명회가 있고 그 이후에 리크루터 분들과의 대화, OB방문(자기 학교 출신 졸업자로서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를 방문해서 정보를 얻는 일. 필수는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당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엔트리 시트, 면접, 필기, 최종선고 등 최종 내정이 결정되는 4월까지 끊임없이 채용선고가 진행되기 때문에
한국의 학생들 경우에는 1년을 휴학하지 않는 이상은 기회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기업 설명회에서 엔트리시트를 제출해야하거나, 기업설명회에 참가했느냐를 당락여부에 반영하는 기업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외국인은 당연히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원서인 엔트리 시트 또한 거의 대부분 인터넷 제출을 하는 우리와는 달리 프린트해서 손으로 써서 우편으로 발송
하는 것이 일반적인 회사도 많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정성을 많이 보는것 같습니다 ㅜㅜ)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구요,
필기 시험의 경우에도 인터넷시험/회장에서 치르는 시험/회사 자체 시험 등으로 나뉘는 데, 주로 SPI 라는 인적성검사
형식의 것을 많이 사용합니다.
일본어, 수학, (경우 따라서는)영어, 추론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외국인의 경우에는 일본어에서 상당히 약합니다.
물론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에는 배려를 위해 커트라인을 따로 조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요.
게다가 일본 사회는 우리의 생각보다 상당히 폐쇄적입니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외국인 채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오히려 외국인에게 개방된 정도는 우리나라의 경우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을 정도지요.
그래도 분명히 조금씩은 변하고 있습니다. IHI중공업이나 리크루트같은 기업은 지금 한국의 각 대학교에서 적극적으로
설명회를 실시하고 있기도 하구요, 내년 상반기에도 이번과 같은 해외취업박람회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고,
산업인력공단이나 코트라 등에서도 해외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일본 기업과 컨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본적으로 일본 취업이나 해외 취업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고,
해외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국내 취업보다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씩
기대할 수 있을 만큼 발전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당장 내년 하반기 혹은 후년 상반기부터 일본에서 생활할 생각을 하면 설레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정말 좋은 기회를 정말 좋은 운으로 잡았기 때문에 이제는 이 운을 활용해서 열심히 일해보고자 합니다!
혹시라도 배속때 인사부에 배정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한국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힘쓰고 싶네요^^
아무튼 두서없는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다들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럼 좋은하루되세요^^
출처 : 취업뽀개기 http://cafe.daum.net/breakjob/D2y/3954 작성자 : 미츠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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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울대학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