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세상, 소천(召天)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公正)한 사회’ 구호 아래 적지 않은 공직자가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공정치 않았다는 방증이리라. 하나 인생에서 빈부귀천(貧富貴賤)을 떠나 누구에게나 공정한 게 하나 있다. 모두 장생불사(長生不死)를 꿈꾸지만 ‘죽음’만큼은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죽음을 일컫는 표현 또한 실로 다양하다. 간다고 해서 귀천(歸天), 황천(黃泉)으로 간다고 해 귀천(歸泉)이다. 죽어서 세상을 떠나기에 사거(死去)이며 죽어서 멀리 가기에 졸거(卒 去)이기도 하다. 윗분이 돌아갔을 땐 별세(別世), 보다 더 존경의 염을 담을 때엔 서거(逝去)라고 한다. 니의 죽음은 땅이 꺼지는 지붕(地崩)이다. 열사(烈士)의 죽음은 순국(殉國)이요, 전장에서 목숨을 바친 군인은 산화(散華)다. 고인(故人)이 됐다는 뜻에서 작고(作故)이며, 죄인의 죽음은 물고(物故)다. 또 사람의 죽음은 인간계(人間界)를 떠나기에 타계(他界)이기도 하다. 임금의 죽음은 붕어(崩御), 붕서(崩逝), 승하(昇遐) 등 다양하다. 왕세자의 죽음은 훙거(薨去)라 한다.
난다고 해 열반(涅槃)이나 해탈(解脫)로도 표현한다. 가톨릭에서는 선종(善終)이라고 한다. 착하게 살다 복되게 죽는 게 삶의 바른 길이라 는 선생복종정로(善生福終正路)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개신교에서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다 하여 소천(召天)이다. 지난주 사랑의 교회 를 일군 옥한흠 목사가 소천했다. 하나님 부름을 받은 것이지만 이 땅에 남은 이들의 슬픔은 좀처럼 가시기 어려울 것이다. 죽음을 일컫는 수많은 말엔 한 사람의 일생에 대한 평가가 다분히 깃들어 있기도 하다. 당신과 내가 세상과 작별을 고할 때, 그때 그 모습은 과연 무엇으로 불릴까.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중앙일보 ) |
출처: 반석 같은 친구 원문보기 글쓴이: 푸른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