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0. - 고대면이 고향이자 호서고 14회 졸업생인 최정재 시인은 고대면 장항리 고산초등학교 인근에 소유한 땅을 활용해 농촌체험과 숙박, 그리고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을 조성. '최정재 시인의 마을'이라고 이름붙여진 묵밥집은 본격적인 조성에 앞서 먼저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풀벌레 소리 ...
나이가 들면 /최정재
나이가 들면
아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알고 싶은 게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이해될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이해하려 애써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어른으로 보이기 위해 오히려 긴장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편해질 줄 알았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많이 공부해야하고,
더 많이 이해해야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기 위해 더욱 애써야 한다
끝없이
끝없이
나이가 들면서
짙은 향기보다는 은은한 향기가
폭포수보다는 잔잔한 호수가
화통함 보다는 그윽함이
또렷함보다는 아련함이
살가움보다는 무던함이
질러가는 것보다 때로는 돌아가는게 좋아진다.
천천히 눈을 감고
천천히 세월이 이렇게 소리 없이
나를 휘감아 가며 끊임없이
나를 변화시킨다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나를
나이가 들면서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들면
옹졸한 마음이 너그러워질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그 마음을 접고 접어 우아하게 감추는 법을
알게 될 뿐이다.
나이가 들면
넉넉한 생활에 여유로워질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그 삶을 들키기 싫어 고독하게 사는 걸
받아들일 뿐이다.
나이가 들면
존경받는 어른으로 살아갈 줄 알았다.
그게 아니었다.
그 어설픔을 보이기 싫어 침묵하며 사는 데
익숙해질 뿐이다.
나이가 들면
그 모든 게 그리 슬프지만은 않다.
그게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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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5. - 당진 맛집으로 널리 알려질 최정재 시인의 마을 옛집.. 최정재 시인과는 오랜인연이다. 최정재 시인의 마을 옛집은 말 그대로 최정재 시인이 어릴적 살던 옛집에 소박하게 꾸며진 자연을 벗삼은 밥집이다. 최정재 시인의 마을 옛집의 시골밥상을 꾸미는 쥔장은 블로그 이웃으로 인연을 맺은 수프레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