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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성보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던 사제들이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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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제들이 드디어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직접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1970년대 이후 줄곧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대구지역의 사제들이 지난 4월 10일 낙동강 달성보 공사현장 제방 위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권혁시 신부(경산 용성성당) 주례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200여 명의 신자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모여서 대구 사람들도 4대강 개발을 반대한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특히 22명의 사제들이 함께 집전한 미사여서 천주교 대구대교구에 대한 기존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미사에 앞서 대구교구 사제들은 두 차례나 달성보 현장을 방문하면서 생명평화미사의 필요성을 절감했으며, 사발통문을 통해 '뜻있는' 사제들이 자발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이날 미사에서는 강론 대신에 인제대학교의 박재현 교수가 낙동강 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미 함안보에서 보듯이, 준설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니토 문제로 대구지역의 식수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현 교수는 정부가 좀더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4대강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구대교구 사목국장인 김영호 신부는 "상식과 양심을 저버린 권력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우선 기도부터 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민들레 꽃씨 바람에 날아가도록 강물이 흘러 바다에 닿도록 세상 모든 생명 그렇게 흘렀으면 좋겠네. 그냥 그렇게 흘렀으면 좋겠네"라는 노래를 부르고 미사를 마치면서, 참석자들은 현풍 도동서원에 모여 개포나루터까지 낙동강 순례를 하면서 4대강 개발현장의 실상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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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신부가 4대강 개발을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미사 뒤에 가진 인터뷰에서 김영호 신부는 "지난번 주교단이 밝혔듯이, 4대강 개발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개발지상주의의 결과"라고 못박아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구지역에서 신앙인들과 시민들에게 4대강 개발의 문제점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일단 사제들이 먼저 대구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했다. 이 미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영호 신부는 "대구지역이 보수적이라고 하는데,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생명과 평화에 대한 갈망은 뜨겁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앞으로 강정보와 달성보에서 매주 또는 격주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할 것이며, 부산에서 상주까지 낙동강 순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구대교구 사제들은 앞으로 좀더 조직적으로 4대강 반대운동을 전개할 뜻을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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