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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재미있다. 읽으면서 지루함이 없었고, 때론 키득거리면서 웃기도 했다. 이자부 이치로라는 신경과 의사.. 처음에 고슴도치, 공중그네..까진 무척 재미있었는데. 글쎄 그 인간이 어떤 인물인지는 잘 모르겠다. 쉽게 말해 또라이인가? 작가도 독자들에게 그 판단을 맞겨버린것 같다. 그의 그 멍청할 정도의 어린아이같은 모습은 치료적인 설정인가? 아니면 본래 그의 모습인가?
그리고 또 한가지, 주사에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무엇을 의미하지? 책속의 주인공들이 느꼈던 것처럼 정말 그 또한 뾰족한 주사침이 사람의 살갗을 뚫고 들어가는 순간에 쾌감을 느끼는 변태인가? 책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그가 환자에게 주사를 놓는 그 순간 눈이 반짝인다고 표현한다. ..
여튼 재미있는 소설이다. 가볍게 읽고 넘기기 훌륭한 책. 또 어울리지 않게 기억에 남는 구절도 몇구절 있다.
특히 공중그네에서 p.109~p.110에선 까르르 웃었다. 우치다를 슬쩍 흉보려는 고헤이의 말에, "그랬던 거구나. 나쁜 자식~, 사람을 수도 없이 네트에 떨어 뜨리고 말야." ,"어쩐지 이상하더라니."..라며 자신의 공중그네의 실패의 원인을 우치다의 말에 대꾸하는 이라부의 대답이다.
<책 속에서..>
두려워하지 않으니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없다. ...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병원인지. 야쿠자를 야쿠자로 보지 않는다. -- p.23
아아, 이런 거구나. 몽롱한 상태로 생각했다. 무서워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야쿠자 간판이 전혀 먹히질 않는 것이다. 바다표범을 위협해봐야 아무 소용 없듯이. -- p.28
늘 자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속에 살던 야쿠자.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라부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그. 아기나 어린이들은 사람을 빤히 쳐다본다. 그게 무안을 주는 행위인지, 때론 싸움의 원인이 될만한 행위인지도 모르고 무표정하게 쳐다보고 때론 휙 고개를 돌려버린다. 뜨거운 물이 뭔지 모르고, 유리컵이 깨질수 있다는 걸 모르기때문에 그들은 겁이 없다.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작가도 그걸 이야기 하려던게 아닐까?
엉망진창이다. 완전히 맛이 갔다. 요 며칠 자신은 짖는 법을 잊어버린 개 같다. -- p.36
짖는 법을 잊어버린 개. 그 말이 잊혀지질 않는다.
"된 거야?"라는 질문에 "네"하고 대답하자, 이라부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곧 바로 점프대를 차고 나갔다. "얏호~!" 이라부가 천진난만하게 스윙을 했다.
고헤이는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예전에 번지점프 이벤트를 주최한 적이 있는데, 열이면 열, 좀처럼 뛰어내리질 못했다. "뛰어내려도 돼요?" 라고 짜증이 날 만큼 되묻곤 했다. 이라부는 그런 면이 없다. 이 얼마나 결단력이 있는 사람인가. 대개는 주저하게 마련이다. 이라부는 세 번 스윙을 하고 점프대로 돌아왔다. 이것 역시 고헤이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 초보자들은 거의 주눅이 들기 때문에 진동폭이 좁아져서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p.93
두려움이란 무엇인가?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 두려움. 망설임.. 새로운 것, 잘 모르는 것, 자신없는 것.. 그런것들 앞에서의 초라함, 주눅..
없애고 싶다. 그리고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씨가 엘리자베스를 묘사했던 어떤것 앞에서도 기죽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한 그녀
"특이한 초보자군." 아래로 내려오자 니바가 감상을 토로했다. "긴장이나 공포감 같은 건 아예 잊고 사는 느낌이야." 그말을 듣고서야 조금은 이라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기가 뱀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유는 용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게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라부도 틀림없이 똑같을 것이다. 아무 생각이 없는거다. -- p.95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라부도 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다친다는 것. 공중그네.. 손을 놓치면 그 아래로 떨어진다는 것. 이라부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라부는 용기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손을 놓지 않으면, 떨어질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하리라고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겁이 없다. 나를 믿으니까. 그래서 이라부다.
아무생각이 없는거다. .. 이 부분이 잊혀지지 않는다. 인생... 아무 생각없이 산다는것 정말 힘들다.
아니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잊는것. 내가 원하지 않는것, 슬픈것, 걱정들, 불안들... 따위 잊어버리고 내 인생에 내 꿈에 충실하게 집중하는 것. 그런 내가 '아무생각이 없는거다.'
코끝이 찡했다. 운동선수는 최고가 될수록 고독하다. 친구의 존재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 p.195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했다. 최고는 고독한거라구. 난 최고가 되어본적 없기에 잘 모르지만, 그럴거런 생각이 있다. 병동에서도 책임자라 할수있는 수간호사. 그러나 수간도 병동내에선 외로운 존재다. 평간호사와 교감하려해도 둘 간엔 분명 입장차이가 존재한다. 보는 눈, 봐야하는 곳이 다르니까. 그러나 어느 평간호사도 수간에게 그런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이런 단적인 예를 보더라도 최고.. 혹은 그룹의 리더는 외로울수밖에 없고, 그런 외로움도 얼마간 필요하다. 친근하고 권위있는 리더는 존재할수없으니까. 친해지면, 위엄은 사라지게 된다고 본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심각한 일들에 비하면 작가의 고민 따위는 모래알 하나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사라진대도 상관없다. 바람에 날려가도 괜찮다. -- p.305
이런식이로 해석해 봤다. 끝없이 이어질것같은 슬픔. 우울.. 걱정. 고민
그것이 모래알로 바람과 함께 날려가 버린다해도, 나는 상관없다. 아니 오히려 쌓여있던게 날아가버리니 시원하지 않을까? 왜 모래알을 마음속에 쌓아가면서 사는걸까? 세상의 바람을 맞아라. 그리고 씻어내라. 날려버려라.
그러고 싶지 않니?
<등장 인물과 줄거리>
1. 고슴도치
이노 세이지(일본의 야쿠자: 기오이파 중간보스): 뾰족한 물건만 보면 두려움에 떠는 그, 어린 시절부터 싸움에 져본적 없고 검도부를 거쳐 야쿠자로 스카웃되었다. 중간보스로 해결사같은 일을 하는 그가 뾰족한 물건에 두려움을 느낀다니..
가즈미(이노 세이지의 여자친구이자 동거녀): 룸사롱 같은 술집을 운영한다.
이라부 이치로(이라부 종합병원의 신경정신과 의사): 정말 미친사람같이, 때론 너무 순진한 어린이 같은 모습이다. 병을 치료하지만 그만의 독톡한 세계가 있다.
마유미(이치로 병원의 간호사): 늘 야한 복장에 심드렁한 표정, 불친절한 태도, 담배를 피워문 그녀
... 야쿠자의 중간보스로 상대를 겁주고, 필요시 목숨을 걸고 싸움을 하고, 칼도 사용할줄 알아야하는 이노 세이지. 그런 그가 뾰족한 물건만 봐도 오금이 저리고 정신이 몽롱하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눈을 찌를것만 같은 공포. 눈을 감아도 그런 모습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그를 괴롭게 한다.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젓가락도 사용할수 없고, 책상 모서리도 보기 힘들다. 안경 다리의 길쭉함도, 바늘도, 칼은 더할나위 없다. 결국 이라부의 신경과를 찾은 세이지. 이라부의 치료법은 상당히 독톡하다. 우선 강제로 그에게 주사바늘을 꽂아 버린다. 거짓말도 쉽게 해버린다.
2. 공중그네
야마시타 고헤이(서커스단의 경력자 곡예사): 공중그네에서 자꾸 실수를 하게 된다.
히로스케(야마시타 고헤이의 아들)
우치다(고헤이의 상대 캐쳐)
에리(고헤이의 아내)
니바(서커스단의 무대감독, 연출자): 고헤이의 어릴적 기저귀도 갈아줬던 사이
이라부 이치로(고헤이의 정신과 의사)
...대형 서커스단은 아니지만 규모는 작아도 오래전부터 유지되온 야마시타 고헤이가 속해있는 서커스단. 그에게 갑작스럽게 문제가 생겼다. 공중그네 묘기에서 자꾸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한바퀴 돌아 캐쳐 우치다의 손에 넘겨 받아진후 다시 자신의 그네로 돌아와야 하지만, 캐쳐 우치다의 손에 못미치게 되는 것이다. 이 증상은 점점 심해지고, 그는 우치다가 자신을 몰아내려한다고 의심한다. 가족과 같았던 서커스단이 주식회사 형식을 띠면서 소박한 친분관계가 사라직되고 그는 그런점을 서운해한다. 또한 그런 자신과는 반대로 스턴트맨 출신에 새로 들어와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두텁게 유지하고 있는 우치다를 자신도 모르게 미워하고 질투하게 된것이 아닌가 싶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절대 믿을수 없었지만, 나중에야 그런 사실을 알게 된다. 여기서 이라부의 치료법 또한 재미있다.
3. 장인의 가발
이케야마 다쓰로(아자부가쿠인 대학 부속병원 신경과 대학강사)
노무라 에이스케(다쓰로의 장인, 대학교의 학부장, 전 외과주임)
히토미(노무라의 외동딸, 다쓰로의 부인)
다쿠야(다쓰로의 아들)
구라모토(다쓰로의 친구, 외과의사)
이라부 이치로(다쓰로의 대학동창)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다쓰로. 그런 그가 명망있고 부유층인 노무라의 외동딸인 히토미와 결혼하게 된다. 그러면서 원래 다서길 좋아하고 장난잘 치고 유쾌했던 그는 자기도 모르게 딱딱하게 굳어져버린다. 또한 자신과 다른 부유층의 부인과 장인, 장모와의 대화에 끼지 못하는 자신을 느끼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본래의 자신을 숨기고 웃음을 잃은채 차가운 어른으로 살아가는 다쓰로. 장신인 노무라의 가발을 벗기고 싶은 충동에 못견뎌 괴로워 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 쪽으로 손이가고, 통제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이라부를 찾는다.
4. 3루수
반도 신이치(올스타 고정 3루수): 땅볼을 1루로 송구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스즈키(신세대 꽃미남 야구선수): 신이치의 질투의 대상?
야자키(반도의 숙적으로 상대 야구팀 선수)
후쿠바라(반도의 절친한 친구, 타격투수)
네모토(반도의 야구팀 감독)
...반도 신이치. 늘 총망받았던 그는 엘리트 코스를 걸어왔다. 뛰어난 선수로, 구단의 아낌도 받았다. 그런 그가 땅볼을 1루로 송구하는데 두려움을 느끼고, 아무리 노력해도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방향으로 공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그와 함께 스즈키라는 신세대 후배 야구선수에게 남모를 질투를 느낀다. 실력이 아니라 외모로 우선 대중매체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그.
스즈키에 대한 질투가 풀리면서 신이치의 알수없는 두려움도 풀려간다.
5. 여류작가
호시야마 아이코(여류작가, 연애서의 유명한 작가)
사쿠라(아이코의 친구, 편집자)
아라이(아이코의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 편집자)
'내일' 아이코가 공들여 쓴 대작. 휴먼 드라마. 흥행에 실패한다.
...아이코는 출판사가 아끼고, 대접하는 여류작가이다. 연애서를 내고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불황인 출판계에서도 끊임없이 출판을 권유받는 그런 귀한 작가. 자기 스스로도 그걸 알고 느끼길 원한다. 때문인지 출판사 관계자, 편집자 등 자신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즐기고, 일부러 까다롭게 굴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점점 외로움을 느낀다. 이제 자신의 옆엔 사쿠라라는 한명의 친구가 남았을 뿐이다.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에 대해 상의하고, 소소한 술자리를 가질수없는 현실을 그녀는 씁쓸하게 바라본다. 아이코의 소설속엔 늘 커리어 우먼, 멋진 남자, 전문직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게 그녀의 브랜드라도 되는 냥... 아이코는 소설을 쓰다가 불현듯 이게 전에 썼던 내용이 아닌가, 전에 등장했었던 직업이 아닌가, 같은 스토리가 아닌가 등의 생각이 떠오르고 그런 생각이 한번 생각난 이상 자신이 썼던 책을 모조리 확인하지 않고서는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동시에 심인성 구토증이 재발해서 연애서를 쓰려고만 하면 강박적인 생각과 함께 구토증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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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리뷰>
푸하하하하하하하...
'아...이런 또 웃고 말았네...'
이책을 읽었던 도서실에서 이렇게 웃고 주위사람들의
눈치를 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라부...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나오게 되버린 나.
정말 유쾌한 책이었다. 내용도 실로 재미있지만
난 그속에서도 우리가 어렴풋이 알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는 우리네의 '속마음'을 정의 내릴수 있었다..
하고싶은 일이긴 하지만 진짜 이 일이 내게
맞는지 뒤늦게 고민하는 야쿠자..
그 바닥에서는 최고라고 여겨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근래에 들어 자꾸 실수를 하지만 그것은
케쳐의 탓이라고 돌리는 공중그네 묘기사..
아무런 지장없이 살아온 사람이 자신보다 수준이 높다는
이유로 장인어른의 삶의 방식에 맞추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그런 스트레스를 주는 장인의 가발을 벋겨버리고 싶어하는
한 교수.
최고의 야구선수가 갑자기 들어온 신인선수에게
질투를 느끼면서 점점 신경을 쓰게되고 결국에는 슬럼프에
빠져버리는 3루수..
최고의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자신만의 대작을 가지고 살면서 한번의 실패로 변화를
꽤하지 못하고 자기 틀에서 살아가는 한 여류작가..
이 모든것이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가지고 있는 '내면' 아니던가?
난 이런책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끔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고 싶기도 했지만, 그 알지 못하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내 안의 그 무엇을 명확히 꼬집어 내어 그 해답을
주는 책을....
이라부 같은 신경과의사는 아마
'공중그네'에서만 존재할 것이다...
<책 소개>
뾰족한 물건만 보면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중간보스, 어느 날부턴가 공중그네에서 번번이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젊은 의사. 그리고 그들을 맞이하는 하마 같은 덩치를 지닌 엽기 정신과 의사 '이라부'와 사계절 내내 핫팬츠 차림으로 나다니는 엽기 간호사 '마유미', 이들의 못 말리는 황금 콤비.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131회 나오키상 수상 장편소설『공중그네』. 엽기적인 행동과 유쾌한 사건들로 이어지는 이 책은 결국 '이라부' 박사만의 독특한 치료법이 환자들에게 돌파구를 찾아 주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린다.제131회 나오키상 수상작!
못 말리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가 퍼뜨리는 요절복통 ‘행복 바이러스’!
한국 독자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 작가 오쿠다 히데오. 그에게 131회 나오키상을 안겨준 장편소설 『공중그네』가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어느 별난 정신과병원을 배경으로 요절복통할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작품은 2004년 한 해 동안 일본 전역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8월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한 해 동안 일본을 들썩이게 했던 『공중그네』 신드롬은 지금도 아마존 저팬 등의 사이트에서 그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폭소 보증수표’, ‘공공장소에서 읽기엔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한 책’, ‘주인공의 이름만 생각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작’…….
이와 같은 독자서평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시피, 『공중그네』의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코믹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 ‘메가톤급 웃음 폭탄’의 뇌관에는, 상상을 불허하는 엽기 의사 ‘이라부’가 장난기 가득한 눈을 반짝거리며 킬킬거리고 있다.
못 말리는 유희본능 탓에 늘 기상천외한 사건을 몰고 다니는 이라부는 언뜻 생각하기엔 의사 가운보다 환자복이 어울릴 것 같은 캐릭터다. 환자를 결박해놓고 다짜고짜 주사부터 찌르고 보는 막가파식 치료법, ‘사극에 나오는 처녀’를 연상시키는 간드러지는 웃음소리, 갈빗집 하나를 문 닫게 만들 만큼 지나치게 왕성한 식욕……. 하지만 이 정도는 차라리 애교에 가까울 뿐이다.
이라부는 환자들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다는 미명 하에, 하마 같은 몸으로 공중그네 서커스에 도전하기도 하고, 칼부림이 예사로 일어나는 야쿠자들의 담판 현장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갖은 훈수를 두기도 하며, 일탈충동에 시달리는 환자와 의기투합하여 육교에 기어 올라가 이정표를 슬쩍 고쳐놓기도 한다(이라부 일당의 장난기 앞에, ‘곤노우 신사 앞(金王神社前)’이 ‘불알(金玉) 신사 앞’으로, ‘오이 1가(大井一丁目)’가 ‘튀김덮밥(天?) 1가’로 변신한다).
이처럼 황당무계하고 제멋대로지만, 이라부식 심리치료의 효과는 놀랍다. 도무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던 환자들의 강박증은 난리법석 끝에 기적처럼 치유되어버리고, 독자들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가슴이 환해지는 감동을 맛보게 된다.
기상천외한 캐릭터들의 폭소 퍼레이드
『공중그네』에는 주인공 이라부 말고도 보통사람의 상식을 뛰어넘는 인물들이 숨 돌릴 틈도 없이 등장한다.
이라부와 황금콤비를 이루는 간호사 ‘마유미’는 사계절 내내 가슴팍과 넓적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초미니 간호사복(혹은 핫팬츠) 차림으로 나다니는 인물이다. 그녀는 환자가 있든 말든 늘 심드렁한 표정으로 줄기차게 담배를 피워대거나 소파에 벌렁 드러누워 록(Rock) 잡지를 뒤적일 뿐이다. 그렇게 하릴없이 하루를 보내다가, “어~이, 마유미짱”이라는 이라부의 호출을 받는 순간, 신속정확하게 커피 두 잔을 내오거나 ‘핫도그만큼 굵은 주사기’를 흉기처럼 움켜쥐고 ‘금강신(金剛神)’처럼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환자에게 달려든다.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면면도 기막히기는 마찬가지다. 이쑤시개만 봐도 오금을 못 펴는 야쿠자 보스, 장인이자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리는 정신과 의사, 걸핏하면 공중그네에서 추락하는 베테랑 곡예사, 자신의 작품 줄거리를 기억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인기 작가…….
이처럼 아이러니하고 황당무계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한 명씩 찾아오면서 다섯 편의 독립적인 에피소드가 펼쳐지며, 낱낱의 에피소드들이 절묘하게 기승전결의 리듬을 타면서 『공중그네』라는 연작장편이 완성된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을 위한 ‘이라부’식 처방전
이처럼 『공중그네』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코믹함이 가장 강조되어 있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웃긴다는 점 하나만으로는 『공중그네』가 지닌 매력을 다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언뜻 보아 이 작품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별난 인간들이 무더기로 등장해서 한판 난리법석을 피우다 사라지는 단순한 코미디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 괴상망측한 인물들이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요, 그 얼토당토않은 해프닝들이 현대사회의 단편임을 깨닫게 된다.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적극적인 노력 없이 공허한 일탈충동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우울증과 강박증에 빠지고 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위트와 풍자로 포착해낸다. 그리고 앞뒤 재지 않는 낙천성으로 삶을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 ‘유희적 인간’ 이라부의 기행을 통해 쳇바퀴 속처럼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를 독자들에게 활짝 열어 보인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크고 작은 강박증 한 가지쯤은 지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쫄지 마, 인상 쓰지 마, 세상사는 거 별 거 아냐!”라고 외치는 이야기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탁월한 유머감각으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이들에게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아낌없이 불어넣어 주는 쾌작이 바로 『공중그네』다.
<저자 소개>
1959년 일본 기후 현에서 태어났다. 기획자, 잡지 편집자, 카피라이터, 구성작가 등으로 일하다가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2년「인 더 풀」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같은 해「방해」로 제4회 오야부 하루히코상을, 2004년「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외 작품으로「우람바나의 숲」「최악」「동경이야기」등이 있다.
첫댓글 신경과 의사 이라부 같은 사람 어디 있을까요? 잼있어 하루만에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