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경주의 이모저모를 살피며(경주문화원 – 외동읍 23km)
- 제9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18
4월 18일(화), 구름 끼고 빗방울 스치다가 바람 불어 걷기 좋은 날이다. 오전 7시 반에 옛 경주문화원 앞 식당에서 아침을 들고 오전 8시에 외동읍을 향해 출발, 이틀 전 영천에서 경주까지 안내를 맡은 이재희 씨와 서울 출발 때 용인시청까지 앞장서서 안내하던 김운태 씨가 일부러 내려와 일행을 안내한다.
고분군이 늘어선 대릉원(大陵院) 일원과 첨성대를 거쳐 경주박물관 앞을 지나 선덕여왕릉까지 걷는 동안 천년 고도 경주의 면모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다. 옆에서 걷는 재일동포 이영수 씨가 신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 물어서 천 년이라 대답하니 세계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는지 묻는다. 글쎄, 그런 왕조가 있을까?
대릉원 앞을 지나는 일행
2년 전에 첨성대 주변을 지날 때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지금은 말끔히 정비된 상태가 보기 좋다. 그때 적은 글, ‘첨성대 앞의 넓은 터는 천년 역사의 신라 궁성을 지켰던 월성 해자(垓子), 정비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대규모 차단막 곳곳에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은 경주”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공사 후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첨성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한 시간쯤 걸어 선덕여왕릉 근처의 대로변 갈림길에서 차량 통행이 적은 오른 쪽으로 들어서니 이내 숲이 아름다운 경상북도산림환경연구원에 이른다. 잠시 더 걸으니 화랑교육원. 차량 통행이 뜸한 도로 옆의 소나무 숲길이 운치 있고 헌강왕릉과 정강왕릉의 묘소 입구를 지나 통일전에 이르니 오전 9시 반( 7km쯤 걸었다), 10여분 휴식 후 이어지는 길은 남천을 끼고 넓은 들판을 지난다. 동네가 아름다운 조양마을 탑리를 거쳐 두 시간여 걸어 경주 – 울산을 잇는 큰길에 나오니 도로변의 영지초등학교가 낯익다. 12시까지 걸은 거리는 16km 남짓.
조양마을 탑리 쉼터에서 잠시 숨고르기하는 모습
영지초등학교에서 목적지인 외동읍까지는 한 시간 반 거리, 열심히 걷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골인 지점(옛 구어역)에 이르니 오후 1시 반, 간간이 비 내리는 날씨에 23km를 무사히 걸었다. 걷는 동안 마주한 천변의 유채꽃이 눈부시고 경주를 둘러싼 산세가 웅장하여라.
골인 지점의 공터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식당 행, 구수한 순두부 정식이 맛있다. 첫 휴식 때 김운태 씨가 사들고 온 영양음료로 목을 축이고 중간 휴식 때는 나영애 씨가 후원한 초콜릿으로 입맛을 다셨는데 점심 후에는 울산에서 찾아온 최혜숙 대원의 지인이 정성 들여 하나씩 마련한 과일세트가 식후 디저트로 훌륭하다. 부산에서 일본구간 걷기에 합류하는 정범식 님이 전날부터 부산에 이를 때까지 저녁식사에 맥주를 찬조하여 일행들의 흥을 돋우고. 각양으로 성원‧격려하는 후원자들께 감사.
숙소에 여장을 풀고 나니 오후 3시, 더러는 생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나는 글쓰기에 바쁘다. 하루하루가 보람된 여정, 내일도 좋은 길이어라.
* 어제(4월 17일)는 휴식일로 각기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저녁에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마련한 만찬이 유일한 공식행사,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는 경주역사문화관광단지를 운영하는 한 편 한일우호증진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한일 간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는 조선통신사 걷기 일행을 격려하고 성원하는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 사장과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 그 뜻을 받들어 남은 여정 충실히 걸으리라.
품위있는 한정식의 저녁만찬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후기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