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공덕
현성 김수호
문밖 의자 하나 놓고 앉으니 바람이 불어온다. 골목길 끝 방아 가지와 잎 춤추고 거미도 아침을 맞이하는 듯 줄 위로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하늘은 회색빛으로 숨겨놓은 비밀이 있는 양 은밀하다.
덩굴진 마 줄기와 잎 하늘을 향해 비밀스러움을 풀어낸 듯 흥겹게 춤을 춘다.
보도블록 틈 자라는 잡초들도 저마다 영위하는 삶이 흥겹게 춤추는 아침 골목길 바람은 청량하다.
언제 더위가 있었냐는 듯 토란잎 위로 지나는 바람은 그를 춤추게 한다.
삶의 변화는 지속되고 이 모든 것이 감사한 아침의 공덕일 테지.
낮음은 간곳없고 거만한 건물들로 채워지는 도심 마을 나는 낮은 자리에 머물고 은둔처 골목길 끝자락에 앉아 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대문에 걸린 문구가 더욱 짙게 빛나는 아침에 기대어 춤추는 골목길을 본다.
나도 바람에 기대어 춤을 춘다. 호흡을 멈추고 깊은 내면으로 스며들 때 세상은 고요한 내가 된다.
몸과 마음 온 세상이 하나가 되는 아침의 공덕은 멈추어선 골목 끝 의자 위 세상이다.
삶의 기쁨은 오롯이 내 마음 안에 자리하고 안과 밖을 기쁨으로 채우고 있다.
동쪽은 밝은 빛으로 달려오는 태양을 맞으며 축복과 찬탄으로 광활한 대지를 깨우는 아침 공덕을 노래할 뿐이다.
"욕심 내지 않으며
화를 내지도 않으며
어리석음에 들지도 않는 진리의 공덕"
아침 바람은 법을 설하니 골목길 가득한 법 향기는 보랏빛 방아꽃으로 얼굴 보여주고 있다.
"방아꽃"
현성 김수호
살며시 다가선 신선함으로
소리 없는 기쁨으로 감싸안아
골목길 광장엔 초록 생명
이름 없는 민초의 향기 가득한
만상의 공덕 골목 광장
고요는 수다 속 영원한 보석
그대 보랏빛 다이아몬드
나는 회전의자에 꽃봉오리.
아침을 열어가는 수다
점점 힘 있는 외침으로
골목길 채워지고 있다.
이 위대한 여정에 기뻐한다면
그대 진정한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