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선거: 자본주의 위기는 투표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선거는 종종 사람들이 정치권력을 행사하고 사회의 미래를 형성하는 수단인 민주주의의 초석으로 선전된다. 하지만 자본주의 아래에서 현실은 이러한 이상주의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노동계급은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해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착취할 후보인 다양한 부르주아 분파의 정당과 대표자만 볼 수 있다. 여당과 야당이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든 그들의 유일한 의도는 우리를 희생시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이다. 투표함 안에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해결책이 없다. 현 정부가 승리하든 야당이 승리하든, 자본주의 국제적 위기가 심화하면서 노동계급의 조건은 계속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비관하거나 헛된 희망으로 투표함에 머리를 파묻지 말고 우리 계급의 진정한 정치적 힘을 깨달아야 한다.
20년 동안 정의개발당(Adalet ve Kalkınma Partisi, AKP)이 집권한 상황에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황은 야당에 유리하게 나왔다.1) (하지만, 튀르키예 대통령 선거 결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5년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결선 투표가 진행된 가운데 투표 개표가 99.85% 이뤄진 29일 에르도안 현 대통령은 52.16%를 득표해 47.84%의 지지를 얻은 공화인민당(CHP) 대표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후보를 약 4% 차이로 제치며 당선을 확정했다. <역자>) 지난 수년간 온갖 추문, 절도, 테러, 전쟁,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람들이 여전히 현 정부를 선호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야당이 그동안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umhuriyet Halk Partisi, CHP)이 AKP를 탈퇴한 정당과 민족주의 운동당(Milliyetçi Hareket Partisi, MHP)에 양보해 연정을 구성했지만, 이들 중 일부는 1%의 득표율에 그쳤다. 현재 야당에 유리한 유일한 차이점은 정부가 건설 부문의 호황과 기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제공한 경제 성장을 더는 유지할 수 없으며, 인플레이션과 환율을 통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진 발생 전에 발표한 건축 사면과 내진 건축 규정2), 그리고 지진 발생 후 늦은 개입과 부적절한 개입에 대한 비판은 정부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노동계급이 자본주의가 가져온 야만과 죽음에 매일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의제에 대한 지지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칭하는 튀르키예 노동자당(Türkiye İşçi Partisi, TİP)은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체제를 정당화하고 있다. 부르주아 후보를 지명하면서 노동계급에 '평등'을 팔려고 한다. 하지만 레닌이 말했듯이
“여러분은 모두 "계급투쟁"에 대해 입에 발린 말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것이 특히 심각해지는 바로 그 순간에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는 것은 노동자 인민에 맞서 자본과 부르주아지의 편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 (레닌, "자유와 평등의 구호로 인민을 기만하다", 1919년)
선거 거부는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수동적으로 무관심한 행동이 아니다. 차악(遮惡)을 위한 모든 투표는 체제의 정당성과 지속성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 계급의 이익과 모순된다. 이러한 정당이 자신을 노동자 또는 코뮤니스트라고 주장하더라도! "사회주의"와 연관된 이러한 정당과 조직은 현재 노동계급의 모든 분노를 선거로 향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정당은 모순을 제거하는 대신 모순을 완화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현존하는 모든 모순은 날이 갈수록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세계화된 자본주의 세계에서 우리는 기후 위기와 그 결과, 제3차 세계대전의 위협과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모순은 세계를 야만으로 몰아가고 있다.
거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권함으로써 우리가 정부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비판은 부분적으로 여기에서 나오지만, 그들은 투쟁을 투표함에 국한하려고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을 무시하고 우리 일터에서 모든 종류의 자기 조직화를 시작하고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계급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투쟁에서 교훈을 얻어 코뮤니스트 강령을 정립하고 정교화해야 한다. 민주 정권이 오랫동안 통치해 온 나라들에서 대중의 마음은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사상으로 오염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먼저 "프롤레타리아트를 역사적 경로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해 구(舊)사회민주주의 지도자들이 공모해 퍼뜨린 환상과 편견을 프롤레타리아트의 마음에서 제거해야 한다". (보르디가) 이러한 역사적 경로를 따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는 인류에게 미래를 제공할 수 없는 이 체제가 존재하지 않는 진정한 미래를 위해 지금 여기에서 우리 자신의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투쟁은 지역에 국한되어서는 안 되며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튀르키예(터키)3)만의 투쟁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투쟁을 조정할 국제정치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우리는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다수의 만족을 기반으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국가적 억압이 없는(국경이 없는) 세상이 필요하다. 이는 다른 사람에게 우리를 대리할 권리를 주지 않고 독립적으로 행동할 때만 가능하다.
2023년 5월 14일
튀르키예(터키)의 ICT 동조자
<주>
(1) en.wikipedia.org
(2) "건축 사면"(튀르키예어)은 건축 규정을 위반한 건물에 대해 정부가 (물론 유료로!) 제공하는 법적 면제를 말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회에서 이를 자랑하곤 했는데, 튀르키예 내 건물의 50% 이상이 규정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 발생 전에는 야당도 표를 잃을 수 있어 반대하지 않았다.
(3) 2022년 5월 튀르키예 정부는 유엔에 터키(Turkey) 대신 영어로 튀르키예(Türkiye)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출처>
http://www.leftcom.org/en/articles/2023-05-14/turkish-elections-the-crisis-of-capitalism-will-not-be-resolved-at-the-ball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