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소장 면접시험을 시행한 구운동 아파트
주민 대표(동대표)들이 위탁관리업체가 발령을 낸 관리소장을 사전 면접시험을 하여 적격 여부를 판단한다고? 이게 잘하는 것인지 아니면 앞자락이 넓은 것인지 모르겠다. 이것이 퍼져 일반화된다면 위탁회사와 아파트 간에 갈등이 커질 수도 있겠다.
아파트 관리방법에는 두 가지. 자치관리와 위탁관리가 바로 그것. 자치관리는 아파트에서 관리소장과 직원을 직접 채용하여 그들에게 관리를 맡기는 것이다. 위탁관리는 위탁관리회사와 용역을 체결하여 관리 일체를 회사에 맡기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파트는 전문관리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7월부터 근무할 관리소장을 동대표들이 면접을 가졌다. 통상대로라면 시험 없이 사전에 인사로 대신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아파트 내부사정 요구를 회사가 수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어찌보면 회사 인사권의 침해다. 아파트 입장에서는 좀 더 능력있는 소장을 맞아들이기 위한 장치다.
밤 8시 동대표 6명 중 4명이 출석하여 면접을 하였다. 필자는 하루 전날 회사측 임원을 통하여 미리 소개를 받고 이력서를 보며 30분 이상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요즘 같이 투명한 세상, 동대표회장이 적격자라고 단독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공식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을 하여야 할까? 타 직장 신입직원 채용이나 해외파견 선발 면접관 경험을 떠올려 본다. 다음은 필자가 구상해 본 질문 문항이다.
1. 본인 소개를 3분 동안 하십시오.
2. 섬김의 리더십을 어떻게 발휘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을 예시하시오.
3. 청렴 유지 또는 부정부패 추방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4. 어떤 각오와 마음의 자세로 관리소장에 임하려 합니까?
우리 아파트처럼 하다가는 아파트 관리소장 매력이 떨어질 것 같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부임하기 전에 동대표들의 요망사항, 기대사항을 전달하고 주민을 위한 성실 근무를 요청하는 것이다. 위탁회사 측의 인사발령을 점검할 기회도 된다. 그러나 인사권 침해 소지도 있다. 어디까지나 관리소장의 인사권은 위탁회사에 있다.
동대표회장인 필자는 공약 3가지를 상기시키며 함께 지켜달라고 당부하였다. 그게 아파트 주민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적격으로 결정이 난 관리소장도 동의한다. "주민들의 작은 민원도 크게 듣겠습니다" "쾌적하고 행복한 아파트를 만들겠습니다" "저비용 고효율로 주민들의 부담을 줄이겠습니다"
유례없는 아파트 관리소장 면접. 아파트의 요구를 너그럽게 받아들여 준 위탁회사와 원만하게 이루어지게 도와준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새로 부임하는 관리소장, 경력과 능력이 믿음직스럽고 성실 근무로 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