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글 날려서 다시 씁니다 --;;;
강쌤 글 쓰신 거 보고 심심해서 이것저것 가볍게 쓰는 것이니 알아서 보고 넘겨 주시길 ^^
아래 링크는 <신동아>라는 두꺼운 잡지에 연재된 허시명의 주당천리입니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2shin_donga/serial/shin_0205030200.html
허시명씨는 우리 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시는 몇 안 되는 분을
올 가을에 <허시명의 주당천리>라는 제목의, 세번째 우리 술에 관련된 책을 내셨습니다.
읽다보면 우리 술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지난 달에 <주당천리>를 읽고 책에 적힌 술을 두 가지 마셨습니다.
경주법주에서 만든 <화랑>이라는 술과
500년 전통으로 황씨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온다는 문경 <호산춘>입니다.
두 술 다 라벨에 '약주'라고 적혀 있는 술입니다.
'약주'는 조상 대대로 빚어오던 방식의 우리 청주를 일컫는 법률 용어입니다.
'청주'라는 법률 용어는 (책에도 나오지만) 일본 식으로 빚은 청주를 일컫는 말이지요.
아마 조금 더 친숙한 술인 <청하>가 '청주'의 라벨을 달고 팔리고 있을 겁니다.
두 술의 차이는?
뭐, 책에 보면 자세히 나올 겁니다. ^^
맛 본 경험으로만 말씀드리지면 '청주' 쪽이 좀 더 깔끔합니다.
흔히 먹는 희석식 소주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고
월계관 류의 일본식 청주를 마시면 <청하> 쪽과 아무래도 조금 더 가깝지요.
지난 달 마신 <화랑>과 <호산춘>은 좀 달고 텁텁한 느낌이 있습니다.
기분이 나쁜 텁텁함은 아닌데 자주 마시는 느낌은 아닌지라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같이 마신 안주가 비실해서 그런가? 술도 좀 빨리 올라오는 것 같았고 --;
텁텁하다면 텁텁한데 고상하게 이야기하면 바디감이 있습니다.
찹쌀 100%라는 <화랑>은 그래서 그런가 찰밥을 먹는 느낌이 좀 있던 것 같고
<호산춘>이라는 술은 독특한 노란 색깔에 높은 도수에 비해 쉽게 넘어갑니다.
둘 다 동태전 같은 우리 음식과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호산춘> 같은 경우 제법 인정받는 술 종류인데 가격은 그닥 비싸지 않습니다.
700ml 한 병에 10000원 했으니 말이지요.
알기로는 우리나라에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술?이 세 종류 있는데
그 중 하나인 경주의 <교동법주> 같은 경우에도 700ml 도자기 병이 3만원이 채 되지 않을 겁니다.
<이강주>, <문배주>, <안동소주> 등 유명한 '소주' 종류도 대충 비슷한 가격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해 안 된 신대륙 리저브급 레드 와인 한 병 가격 정도 되려나요?
위스키 가격이랑 비교해봐도 뭐 좀 그렇지요 ^^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니 마니 이야기하지만
우리 술의 가격을 보면 우리 술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먹고 뿅 갈 정도로 마음에 들은 것도 아니어서 여기저기 추천도 못 하겠고.. --;
술 이야기는 하자면 조금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지겨우실까봐 여기서 접을까 합니다. ㅋㅋ
(또 나름 이미지도 이상한 쪽으로 굳어질 우려도 있고...)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청록파 시인 중 한 명이신
조치훈 선생님의 나름 유명한 주도유단이라는 글을 소개합니다.
이러니저리니 해도 과음은 안 좋겠지요?
과음할 일 / 과음할 생각 없는 즐거운 생활 보내세요~
1. 부주(不酒) 9급-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2. 외주(畏酒) 8급-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3. 민주(憫酒) 7급-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4. 은주(隱酒) 6급-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5. 상주(商酒) 5급- 마실 줄 알고 좋아도 하면서 무슨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6. 색주(色酒) 4급-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시는 사람.
7. 수주(睡酒) 3급- 잠이 안 와서 술을 먹는 사람.
8. 반주(飯酒) 2급- 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시는 사람.
9. 학주(學酒) 1급- 술의 진경(眞境)을 배우는 사람.
10.애주(愛酒) 1단-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11.기주(嗜酒) 2단-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12.탐주(耽酒) 3단-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13.폭주(暴酒) 4단- 주도(酒道)를 수련(修鍊)하는 사람.
14.장주(長酒) 5단- 주도 삼매(三昧)에 든 사람.
15.석주(惜酒) 6단-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16.낙주(樂酒) 7단-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 하는 사람.
17.관주(觀酒) 8단-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는 없는 사람.
18.폐주(廢酒 : 열반주(涅槃酒)) 9단-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주도유단 출처 : Tong - wolfmage님의 한잔하지?통 <http://tong.nate.com/wolfmage/30531593>
첫댓글 ㅎㅎㅎ~ 재밌네요~ 저는........
9급 ? or 7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