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4(금) 사순절 셋째 날 묵상(출애굽기 1:11-13)
도전과 응전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을 부리는 공사 감독관을 두어서, 강제노동으로 그들을 억압하였다. 이스라엘 자손은, 바로가 곡식을 저장하는 성읍 곧 비돔과 라암셋을 건설하는 일에 끌려 나갔다. 그러나 그들은 억압을 받을수록 그 수가 더욱 불어나고, 자손이 번성하였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자손을 몹시 싫어하였고, 그들을 더욱 혹독하게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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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첫 권을 시작으로 27년간 12권으로 완성된 <역사의 연구>라는 대작이 있습니다. 토인비의 연구서입니다. 토인비는 문명의 흥망성쇠를 살피면서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논리를 발견합니다. 즉 자연환경이나 사회적 조건으로부터 비롯된 외부의 도전에 어떻게 응대하느냐에 따라 문명은 발달하기도 하고 쇠락하기도 하였다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은 억압하는 이집트 사람들과 그럼에도 번성하는 이스라엘 자손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수많은 자손을 약속해 주셨는데, 이 약속은 평온한 시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억압과 고난의 시절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한 가나안 땅이 아니라 남의 집에 몸 붙여 살던 이집트에서 일어납니다(1:6-7).
이스라엘 자손의 번창이 두려웠던 이집트 왕은 고된 노동을 부과하는 억압정책을 통해 이중의 효과를 노렸습니다. 이민족 인구증가를 막으면서 동시에 자신들에게 필요한 성읍의 건축을 완성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집트 왕의 간계는 먹혀들지 않습니다. 이집트의 도전은 이스라엘 자손의 응전을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강제노동은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고 몸을 지치게 하여 무기력한 삶을 불러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강제노동은 인간의 존엄성을 잊게 합니다. 죽음의 그늘 골짜기에서 그저 목숨만 부지한 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자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민중과 민초들을 받쳐주는 하나님의 힘으로 이들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처럼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고난을 당한 것이, 내게는 오히려 유익하게 되었습니다. 그 고난 때문에, 나는 주님의 율례를 배웠습니다.”(시 119:71)라고 말하는 시편 기자나, “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터무니없는 말로 온갖 비난을 받으면, 복이 있다.”고 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고난을 통해 더 깊은 세계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성공에 도취가 곧 몰락의 전조이듯이, 위기의 순간이 곧 깨어날 기회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기도: 하나님! 억압에 쉽게 굴복하지 않게 하소서. 불의가 판을 쳐도 진리는 승리합니다. 하나님, 세상의 도전에 당신의 지혜로 맞서게 하셔서 돈과 권력의 유혹에서 자유를 누리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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