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배우 때문에 보게 된 영화.
사실, 그렇지 않았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지도 모르는 영화입니다.
뭔지 모르게 힘든 상황이 지속되는 듯한 느낌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는 반전...
힘들고 막막한 상황인데도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영화 프로듀서로 오로지 영화에만 몰두해왔던 주인공 찬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감독이 술자리에서 갑자기 죽게 되었기 때문이죠.
고사까지 지냈던 영화가 엎어지고, 달동네로 이사하고 생계를 위하여 찬실은 친하게 지내는 배우 소피네 집에서 가사 도우미를 하게 됩니다.
정말 뭐하나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찬실이...
그래서 영화를 그만 두기로 하다가, 자신의 자아(?)이기도 한 귀신 장국영이 나타나고
진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자신의 우울하기만 미래 때문에 고민하고 슬퍼하는 찬실에게
주인집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난 오늘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어. 대신 애써서 해."
이게 바로 정답이 아니고 뭐겠어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산다는 것- 어려운 일일까요?
그리하여 찬실은 모조리 팔아치우려고 내놓았던 영화관련 잡지와 책을 도로 들여놓고
장국영은 그런 찬실의 모습을 보고 사라집니다.
나이 마흔, 노처녀에 직업도 변변찮고 돈도 없고 그런 찬실에게 왜 복이 많다고 한 것일까요?
그건 바로 그녀 주위에 사람이 많기 때문 아닐까요?
약간 푼수끼 있는 배우 소피, 주인집 할머니, 소피의 불어선생님이면서 단편영화 감독도 했다는 남자,
그리고 같이 영화를 만들었던 동료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하던데 어찌보면 심심할 수도 있고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일 테지만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자칫 우울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참 경쾌하게 풀어내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겠지요.
또 생각해 볼 거리도 많아요.
그때는 심각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면 별거 아니더라는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여유롭게 느긋하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을 버리지 않고 다시 시나리오를 쓰는 찬실- 그게 좀 지루할 지라도 열렬히 응원합니다!
첫댓글 엥? 이거 제가 추천 안해드렸나요?
이거 OST도 진짜 찰떡이에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아 집도 없고 돈도 없고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아 남자도 없고 새끼도 없고...
언제부터 본다고 하다가 이제서 보았어요. OST도 정말 독특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