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뉴스통신=박정길 기자]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지난 19일 오전 일반 관람객이 있는 가운데 강도 사건을 당했다. 도둑들은 역사적 보석류 수천억 원어치를 훔쳐 달아났으며, 경찰과 박물관, 문화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사건 직후, 범죄 현장에서 사용된 장비의 제조사인 독일 중소기업 뵈커(Böcker)가 뜻밖의 방식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뵈커는 인스타그램에 루브르 도난 현장 이미지를 올리며 "급히 이동해야 할 때, 뵈커 아길로(Agilo)가 최대 400kg의 짐을 분당 42m 속도로 조용히 운반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회사 대표이자 3세 경영자인 알렉산더 뵈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9일 소식을 처음 접하고 우리 리프트가 이번 강도 사건에 악용된 것을 깨달았을 때, 아내와 함께 충격을 받았다"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블랙유머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SNS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댓글 대부분은 "멋진 광고", "전설적" 등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며, CEO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가 범죄와 무관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를 유머로 받아들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범죄 현장을 마케팅 소재로 활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루브르 박물관은 이번 사건으로 노후한 감시 시스템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로렌스 데카르 관장은 상원 청문회에서 "도둑들이 침입한 동쪽 발코니에는 CCTV조차 없었다"며 "기술 인프라가 완전히 낙후된 상태였다. 세계 최대 박물관으로서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 사용된 뵈커 아길로는 본래 건설현장이나 이삿짐 운반용으로 설계된 장비다. 해당 제품은 파리 외곽의 렌털 업체 소유였으며, 시연 중 도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로고와 번호판은 제거된 상태였다.
범죄는 명백한 비극이지만, 사건 이후 기업의 독창적인 대응으로 SNS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도둑은 사라졌지만, 이번 사건은 문화재 관리의 허점과 동시에 마케팅과 유머가 결합한 새로운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