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해파랑길을 걷다 2021.11.26~28
경목산악회 장거리 트레킹팀이 지난 10월초 부산지구 해파랑길을 걸은지 채 두달이 안되서 다시 이번엔 경북 포항 구룡포와 호미곶을 잇는 해파랑길 14,15코스를 가게 되었다. 여행과 걷기를 좋아하는 집사람과 필자는 망설임없이 참가신청을 했다. 수서역에서 아침 8시 SRT로 출발 동대구역에서 KTX로 환승하여 11시경 포항역에 도착하였다. 일행이 13명이다. 숙소를 포항시내 호텔로 정하고 3일간 구룡포로 버스로 다니게 된다. 먼저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우리의 숙소 노블리안호텔부터 찾았다. 짐을 맡기고 가벼운 차림으로 다닐 생각으로~
*구룡포 관광 포항 숙소에서 버스(9000번)로 구룡포에 도착하니 이미 점심식사 시간이다. 온 거리가 대게가 그려져 있는 식당들이다. 식당에 들어가니 다리를 접고 앉는 앉은뱅이 식탁이다. 무릎 환자로선 최악이다.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럭 매운탕이 나왔다. 시장기가 더해서인지 기 막히게 맛이 좋았다. 맛은 좋긴 한데 불친절하고 좌석이 불편해서 아무래도 저녁식사는 바꿨으면 싶다.
목장성 옛길 오후 일정은 응암산 등산 그리고 구룡포 시내 관광이다. 당초 예정대로 음암산 등산이 시작되었다. 160m의 낮은 산이라고 안심해도 좋다고는 했지만 무릎 때문에 등산을 오래 하지 않았던 나는 은근 겁이 났다. 무릎보호대를 꽉 동여매고 양팔에 스틱을 잡고 나선다. 주택가를 지나 언덕길에 큰 건물이 서 있다. 과메기 문화관이다. 구룡포는 과메기의 본 고장이다. 그래서 과메기를 본격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PR관이다. 먼저 4층 옥상으로 올랐다. 내려다 보이는 바다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마디로 멋지다. 저 해안길을 걷는다 생각하니 신이 난다. 3층은 과메기 문화관과 홍보관이다. 청어와 꽁치로 반건조하여 과메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식생활까지 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과메기전시장을 나오니 뒤편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연결된다. 목장상 옛길이다. 좁은 임도이긴 하지만 오르막이 심하지 않아서 좋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향하고 있다. 늦가을 억새풀이 햇빛에 반사되어 한층 운치가 있다. 멀리 꽤나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과연 저기까지 가는 건 아니겠지? 구룡포 장기목장성 옛길 안내도가 있다. 말 목장성 옛길은 임도가 생기기 전 옛 선조들이 다니던 길이다. 오솔길로 조선시대 국영 목장의 돌 울타리를 탐방할 수 있도록 만든 등산로이다. 정상까지 2km가 넘는다. 모두의 의견을 따라서 더 오르지 않고 여기서 하산하기로 했다.
일본인 가옥거리와 근대역사박물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인 `구룡포공원`과 '일본인가옥거리` 관광이다. 유명 관광지답게 많은 관광객들이 떼지어 다닌다. 일본인 가옥거리는 구룡포읍 구룡포길 153-1에 대략 457m 거리에 28동의 건물을 보수하여 일본인이 살던 가옥과 거리 상점가를 재현해 놓은 관광지이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구룡포항을 축항,동해 최대 어업전진기지로 발전하면서 일본인들이 유입되기 시작하였고 당시 요리식당,병원,여관,가게 등 지역상권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긴 세월동안 모두 폐허가 되고 가옥 몇채가 유지되어 고증을 통해 다시 일본인거리를 조성한 것이다. 압구에서 좌우로 골목길이 열리며 국수불고기 전문점인 구룡포구판장,찻집 여든여덟밤,후루사또야 의상체험실,경동약재 운세9運勢),동백서점,할머니본가,길쭉이호떡과 벚꽃냉차 전문점 벚꽃,구룡포추억상회,그리고 빨간 추억의 느린 우체통이 줄지어 서 있다. 우측 골목 끝에는 구룡포 근대역사관이 있다. 이 건물은 1920년대 일본 각와현에서 이주해온 하시모토젠기치씨의 2층 살림집으로 목조 건물이다. 포항시가 당시 생활상을 다양하게 재현해 놓았다.
박달대게 길 거너편에는 많은 천막들이 줄지어 있는데 지금 과매기축저행사를 벌이고 있었다. 비록 흥행에 도움은 되지 못했지만 우리 일행들이 지나면서 여기저시 호객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저녁 식사는 게 파티를 연단다. 처음 참가한 박병준이 이회장을 도와 식당 물색까지 해 놓았다. 테이블식 식당이라 마음에 든다. 큼직한 박달대게를 삶아서 먹기 좋게 가위질을 해서 내놓는다. 박달대게가 뭐지? 묻는 친구도 있다. 박달나무처럼 속살이 꽉 차서 단단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으로 게 다리에 완장을 찼다. 따라서 일반 대게보다 값이 엄청 비싸다. 배가 부르도록 싫컷 먹고 또 게찌게와 김가루를 넣어 만든 게볶음밥도 별미였다. 그리고 과메기도 여기서 찌게다시로 나와서 별도로 메뉴 선택을 안해도 되었다.
대게 PR로 장식된 구룡포 식당가
과메기 문화관
뒤에 그 여자는 누고?
임도길 등산로
목장성 옛길 안내판 하산
일본인거리 입구에 있는 구룡포구판장
과메기 축제행사
박달대게
2일차 노블리안호텔 숙소는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있어서 구룡포와 포항시내를 오늘도, 내일도 왕복해야 한다. 버스로 오가는 시간이 낭비되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호텔시설이 워낙 깨끗해서 좋다. 구룡포에는 단 2개의 호텔 밖애 없어 예약이 쉽지 않단다. 호텔에서 먹은 아침 조식은 특히 마음에 들었다.기본으로 전복죽이 나오고 토스트를 구워 보충하고 커피와 쥬스까지--전복죽은 내장까지 넣고 걸죽하게 끓여 모두들 좋아했다.
해파랑길 14코스 해피랑길 첫 코스는 구룡포 해안에서 시작된다. 호미곶 상생의손 해맞이 광장까지 14.1km의 거리다. 구룡포 해변에 접어드니 해파랑길 표지 스티커와 리본이 반갑게 맞이한다. 붉은색은 상행, 푸른색은 하행이다. 강원도 해파랑길을 7회차에 걸쳐 완주한 필자부부와 서상우회원은 감회가 새로웠다. 바다갈매기들이 무리지어 앉아 있다. 이게 갈매기야? 너무 크고 살이 쪄서 마치 흰독수리 같다.여태껏 보던 갈매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날씨가 너무 좋다. 푸른 바다, 파란하늘에 구름까지 멋지다.
무념 무상 오로지 아름다운 바다 풍경에 몰입되고 심신이 힐링되는 느낌이다. 모래사장이 길게 이어진다. 모래 위로 걷는 기분은 참으로 묘하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동심의 세계이다. 한줄로 줄지어 늘어선 일행의 모습이 너무 멋있다. 구룡포 주상절리 광고판이 나온다. 주상절리(柱狀節理)란 마그마 또는 용암 등이 식을 때 수축현상에 의해 생기는 기둥모양의 절리(joint)라는 의미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중문 대포해상에서 그리고 철원 한탄강, 경주 등지에서 볼 수 있다. 필자가 본 가장 큰 주상절리는 북 아일랜드 "자이언트 코즈웨이"에서 본 것으로 높이 120m의 육각기둥이 4만개나 펼쳐져 대장관을 이루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이었다. 구룡포 주상절리는 아기 주상절리였다. 지질학적으로 연구대상은 되나 크기가 너무 작아 시력 나쁜 노인들은 어디 어디 하며 찾는다.
해안가에는 과메기 건조대가 수시로 보인다. 역시 구룡포는 과메기 본산지라는 말이 실감난다. 해안마을에서도 담벼락에 재미있는 그림예술이 유행한다. 삼정리 마을이다. 담벼락에는 "삼정리 놀러갈 적에~ 코끼리 아저씨가 가랑잎 타고~""주례는 문어박사" ---주제들이 스토리가 있는 듯 재미 있다. 이어서 관풍대가 나오는데 출입을 막고 있어 구경은 못했지만 긴 다리로 연결되는 관풍대 풍광이 좋다. 곧이어 고래가 머무는 고래마을이 나왔다. 다무포 고래마을이다. 다무포 하얀마을 이라고도 한다. 온통 벽이 하얗게 칠해져 있다. 어지간히 걸었다 싶어 시간을 보니 벌써 점심시간을 넘고 있다. 오륙도횟집이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눈앞에 보인다. 이회장이 미리 알아본 맛집이란다. 역시 손님이 많고 시장기에 보태져 매운탕 맛이 기가 막힌다. 배가 부르니 모두 걷기에 나선다. 그림 같은 바다풍경이 너무예쁘다. 푸른 바다에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고 바다위로 낮게 구름이 떠 있다. 흰 갈매기도 포식을 했는지 바위에 앉아 쉬고 있다. 아니 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호미곶 상생의 손 마침내 호미곶 14코스 종점에 도착했다. 바다 한복판에 한쪽의 손이 솟아 있다. 상생의 손 중 하나이다. 다른 한손은 해맞이광장 가운데에 놓여 있다. 상생의 손 뒤쪽에 높은 원형탑이 우뚝 서 있다. 새천년기념관이다. 2000년이 열릴때 세운 기념관이다. 오늘의 해파랑길 14코스 걷기는 여기까지이다. 내일 해파랑길 15코스를 걷기 위해서는 다시 여기를 와야한다.
한우 회식 오늘 저녁은 포항시내 죽도어시장에서 쇠고기 파티를 연단다. 어시장에 와서 무슨 고기타령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어제도 그리고 내일도 계속 회나 매운탕이 주 메뉴라서 한끼는 쇠고기로 하기로~ 죽도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집인 모양이다. 손님이 북적거린다. 가장 비싼 부위로(제비츄리 100g당 27,000원) 숯불에 구운 고기는 익기가 바쁘게 폭풍흡입 먹어댄다. 모두들 식욕이 좋다. 고기의 맛이 워낙 좋은 탓인가? 추가 주문까지하여 싫컷 배불리 먹었다. 아울러 술도 소맥(맥주+소주)으로 병수가 늘어난다.
해파랑길 14코스의 명소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과메기건조대
모래를 밟으며
구룡포 주상절리
삼정리 마을 벽화
관풍대 가는 다리 화가가 그린 그림 같다
반가운 식당 걷기 중에 모이기는 힘든다
다무포 고래마을
푸른 바다 파란 하늘 흰 구름
호미곶 광장이 해파랑길 14,15코스 경계선이다
상생의 손 (우) 상생의 손 앞에서
상생의 손 (좌)
새천년기념관
3일차 해파랑길 15코스 호텔식사를 마치고 호텔 로비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체크아웃 후 짐을 호텔측에 맡기고 다시 버스로 어제 돌아왔던 호미곶 새천년기념관으로 갔다. 해파랑길 15코스를 시작하기 위해서-- 어제 해질무렵에 보던 상생의 손과 오늘 오전에 보는 손 모습의 색상이 다르다. 빛의 묘수이리라. 오늘 하루 걷기 목표지점은 구룡소길까지로 줄였다. 상경하는 기차시간과 이른 저녁식사까지 감안하고서~ 특히 오늘 저녁은 이곳 포항의 친구 안진상원장이 쏜다니 걷는 욕심만 차려서는 곤란하다.
호미곶 해돋이 광장을 출발하여 15코스를 시작하였다. 조금 가니 빨간 등대가 유혹을 한다. 대보항 빨간 등대다. 우리 일행 몇몇은 등대까지 산책을 했다. 방파제에는 길매기들이 떼지어 앉아 있다. 하얀 점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보이는 명소는 독수리바위-독수리가 바다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갈대숲 너머로 보이는 짙푸른 바다는 연한 하늘의 색상과 대조를 잘 이루고 있다. 영일 호미수회가 세운 호미숲해맞이터는 일출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시인 서상한의 시비도 힘겹게 걷는 나그네 발길을 쉬어가게 한다. 가장 뾰죽한 호랑이 꼬리 부분을 돌아서 대동배2리로 진입했다. 길은 갑자기 바다쪽 나무데크길로 이어진다. 데크길이 끊기는 곳은 바로 바닷가 자갈길이다. 잘못 헛디디면 발목을 다치기 쉽다.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어부횟집 좀 이르지만 점심을 어부횟집에서 먹기로 했다. 회덥밥과 회국수-택일, 회국수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메뉴다. 의외로 맛이 좋다. 우리 일행 뒤로 계속 손님이 밀어 닥친다. 역시 맛집은 소문나기 마련인가 보다. 저녁식사 장소인 포항 죽도시장에서 4시반에 만나 쇼핑도 하고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기에 당초 구룡소까지 가기로 한 것도 포기하고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 까지만 걸었다.
죽도시장 할매횟집 숙소인 호텔로 가서 맡긴 짐(배낭)을 찾아서 죽도시장으로 갔다. 친구 안진상동문을 만나 건어물 가게로 소개받았다. 죽도시장은 동해안 최대의 시장규모로 활어시장뿐만 아니라 대게와 건어물도 그 규모가 대단하다. 농산물시장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규모다. 건어물 가게에서 쇼핑이 한참 이루어진다. 우리집도 과메기와 건어물을 한보따리 짐이 생겼다. 안원장이 저녁 쏘기로 한 횟집으로 안내--할매횟집이다. 죽도어시장의 횟집이 무려 200여개라고 한다. 싱싱한 회를 안주삼아 술병도 늘어난다. 시간이 늦을까 염려되어 좀 일찍 나섰다. 안원장과 아쉬움의 악수를 나누고~, 고맙데이~ 친구야-- 어제에 이어 연이틀을 시간을 내고 오늘 저녁까지 전액 부담해주는 안원장의 우정과 후의에 고마운 마음 전한다.
호텔 로비에서
마주보는 상생의 손 대보항 빨간 등대
방파제 위에 앉은 바다갈매기
독수리바위 호미숲 해맞이터 바다 안으로 나무데크길이~ 걷기 위험한 자갈길이~
마지막날 점심 맛집
죽도어시장 대게 회거리
포항 안진상원장이 스폰서 해주었다.
3일간의 포항 구룡포의 관광과 해파랑길 걷기는 이로써 대미를 장식했다. 첫날 19,000보, 둘째날은 28,000보 그리고 마지막 날은 22,000보를 걸었다. 근래에 드문 강행군이었다. 비록 육체는 힘들었지만 홀가분한 마음은 분명 크게 힐링되었음을 말해준다. 이명환 회장의 이번 행사의 준비와 진행에 쏟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아마도 내년 봄쯤 새로운 걷기행사가 이어지리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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