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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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여행=윤상길의 중계석] 전국의 장터와 농촌의 속살을 카메라에 담아온 정영신 사진작가의 사진전 <정영신 초대전 – 어머니의 땅>이 4월 2일부터 14일까지 전주사진미술관인 ‘사학동 갤러리’에서 열린다.
<어머니의 땅>은 작가가 2020년 ‘길 위의 인문학’에 지원, 연구자로 선정되어 만든 사진집의 제목이다.
장에 가는 어머니 – 1987 옥천군
작가는 <어머니의 땅> 출간을 기념해 사진집에 수록된 작품을 2021년 서울 인사동 ‘나무갤러리’에서 같은 이름으로 전시한 데 이어 3년 만에 전주 전시로 다시 사진 애호가들을 만난다.
작가의 사진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그 주름진 얼굴만큼 가족에 대한 희생과 봉사와 노역으로 점철되었음에도, 환한 웃음과 관대한 인정 그리고 이웃에 대한 낙관적 믿음을 보여준다. 바로 농촌의 굳건한 어머니들이다.
정영신의 카메라는 그런 어머니의 전형성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지난 40여 년간 전국 장터와 농촌을 앵글에 담아온 작가 자신의 카메라 인생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작가가 찍은 <어머니의 땅>이 바로 정영신 자신의 내면으로 읽히는 이유다.
대지에서 일하는 어머니 – 1987 영암
정영신은 한국의 대표적인 장터 사진가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고향의 어머니’로 테마를 좀 더 넓혔다. 그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발품을 팔아 촬영한 1980년대 이후의 필름은 그러고도 남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그는 글로써는 불가능한 1980년대 이후 농촌의 사회상과 그곳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어머니들의 고단한 삶을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일부 사진가들은 ‘기록’이 무슨 예술이냐고 하겠지만 ‘정감 있는 기록’은 예술이 되고도 남는다.
전시 작품 중에서.
<어머니의 땅>에 서문을 쓴 박인식 시인은 정영신의 사진은 “어디에도 없는 유토피아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기억장치, 메모리칩이다”라고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 어머니의 자식이다. 어머니가 고향이고 고향이 어머니다. 정영신 작가의 오래된 사진들에서 우리는 어머니를 만나고 또 고향을 본다.
전시 작품 중에서.
우리 모두가 땅(대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 가난하고 누추하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어머니가 서 계신다는 사실을 작가의 사진은 말해준다. “결국, 우리가 돌아갈 곳도 어머니의 땅이 아니겠는가.”라고.
전주 전시회를 앞두고 정영신 작가는 “사월이면 이 땅의 어머니들은 씨 뿌리고, 모종하기 바쁩니다. 우리 어머니들의 숭고한 정신을 배우고, 나누고 싶습니다.”라고 ‘작가노트’에서 밝혔다.
전시 작품 중에서.
서학동미술사진관의 김지연 관장은 ‘초대의 글’에서 “1980년대 남녘땅에서 만난 어머니의 서사다. 우리는 모두 어머니에게 빚을 지고 살았다. 세상에 대해 절망할 때마다 어머니에게 화풀이를 했다. 무엇이든지 받아주는 사람, 항상 내 편인 어머니. 그 존엄하고 황량한 대지를 떠나려 했다. 이제 어머니로 인해서 비옥해진 땅을 기억하려 한다.”라고 전한다.
‘작가와의 대화’는 4월 6일 오후 3시 전시회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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