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곳에서 가르치는 영어교실에 신입생이 들어왔습니다.
그분은 78세 되신 할아버지입니다.
그 연세에 무엇을 배워보겠다는 열정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부인과 사별하고 자식은 모두 외지에 나가있어 혼자 생활하시는데 봉평도 아니고
여기서 30 km 떨어진 진부입니다.
더구나 자동차가 없어 시외버스와 시내버스를 갈아타고 오신답니다.
집에서 나와 교실까지 오려면 한시간 남짓 걸리니 왕복 두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하시는 것입니다.
나는 물론이지만 학생들 모두 할아버지의 의지에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도 앞으로 20년은 넘게 공부해야겠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배워보겠다는 의지는 나이에 관계없이 아름답습니다.
날씨도 좋고 꽃도 만발하여 야외수업을 했습니다.
동네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조금 멀리나가면 콧바람 쐬는 기분이 더할것 같아 강릉에 있는
<솔향수목원> 에 갔습니다.
봉평에서는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 걸리니 거리상으로도 무리가 없습니다.
여기는 강릉시에서 운영하는데 전체적으로 자연적인 식생과 인공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입니다.
예전에 숲해설가 교육 받을때 익힌 지식으로 이것 저것 설명해주고 간간히 짤막한 영어회화를
알려주니 모두들 좋아라 합니다.
다시 사천항으로 이동하여 물회로 점심을 먹고 정선으로 가는 골짜기에 있는
커피박물관에서 커피 한잔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녁때 동아리밴드에 좋았어요 , 좋았어요 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습니다.
첫댓글 홍길호 작성댓글
더운 날씨에 학생들(우리보다 나이가 많은)을 가르치고, 짧은 거리지만 여행(야외 수업)도 다니고,
맛 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즐거운 인생을 즐기시니 참으로 부럽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에도 유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요즈음 말로 "왔띵"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