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84. 하나씩 해결하고.
답답하고 소득없는 하루를 보내고 설마 오늘은 인터넷이 되겠지 기대해 본다.
열 시가 다 되어가는데 라우터의 빨간불은 그대로다. 아무래도 불안하다. 혹시 안테나의 방향이 잘못된 걸까?
마당에 나가 지붕 위를 올려다 보는데 아니, 이게 웬걸? 높이 솟아있어야 할 안테나가 없다.
"밀라, 지붕위의 안테나가 없어졌어. 어찌 된 거야?" 밀라는 되레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월급을 꼬박꼬박 주면서 빈 집을 지키는데 안테나가 없어진 것도 모르다니...., 그나저나 그 큰 안테나는 어디로 갔을까?
인터넷이 잘 안 되어서 매 번 큰 돈을 들여 안테나의 긴 막대에 시그널을 잡는 날개같은 걸 종류별로 설치한 것이 백만 원이 넘게 들었다.
혹시 아무도 없을 때 누가 떼어갔으면 어쩌지? 조바심이 난다.
Arnel을 불러 물어보니 바람에 넘어졌을 거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붕 위 어딘가에 있다고?
당장에 Arnel이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본다. 거기 안테나가 누워 있다고 소리친다. 아, 다행이다.
와이어와 고정핀을 더 사오고, 인부 한 사람을 더 불러 방향을 다시 잡고 한참을 설치하여 고정시켰다.
야호, 아호, 인터넷이 아주 잘 된다.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카톡카톡 한꺼번에 여러 개의 카톡이 들어온다.
이제 차를 몰고 월트마트에 가서 우리 두 사람 폰에 로드를 충전한다.
TV사장에게 전화를 해서 어서 와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런데 그새 시스템이 바뀌었다고 한다.
3개월씩 신청하는 건 이제 안 되고 1년치를 신청하란다. 보든 안 보든 1년치를 내고 그 대신 올 적마다 신청을 안 해도 인터넷만 연결하면 바로 볼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 가 있는 몇 달 동안은 매달 내는 1500페소를 안 내도 되었는데 이젠 모두 내야하니 비싸긴 하지만 할 수 없다.
TV도 연결이 되었다.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다.
이제 자동차 보험에 연락을 한다. 일이 잘 풀리려니 그것조차 금세 연결이 된다. 내일로 약속을 잡았지만 오늘 날짜로 보험가입 서류를 모두 해 놓을테니 염려 말란다.
이젠 밀라를 데리고 마호가니 시장으로 갔다. 채소 종류만도 한 나절 고르고 과일도 여러가지에, 육류 코너에 가서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도 밀라가 고르는 대로 다 샀다. 소 다리 하나는 살이 엄청 많아서 삶고 고으고 푸짐하다.
오늘은 뭐든지 다 해결되는 날인가보다. 한국에 여기저기 카톡으로 안부도 보내고 TV 드라마도 본다. 우린 이제 문화인이다.
숲과 햇볕, 청정한 공기. 서늘한 날씨. 이제야 진짜 우리 second home 이지.
첫댓글 다른건 일반적으로 한국에 비하여 저렴 한데
인터넸관련 비용은 부담을 많이 주고도
어렵게 하는 군요.
인터넷 망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우수하지요
외국 샹활이 그리 쉽지는 않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