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가 쑥과 삼에 엉킨다 해도 그덩굴 길게는 못 뻗어려니 출정하는 병사에 딸을 준다면 길가에 버림만도 아예 못하리 머리얹어 당신의 아내 되고도 그 침상 덥혀볼 틈조차 없이 저녁에 잔치하여 아침의 이별 너무나 황망하지 어찌 않으랴 비록 먼 길은 아니라 해도 변방을 지키려 하양가시니 이 몸 신분 아직도 분명찮으매 그 어찌 시부모님 찾아뵈오리?
우리 양친 이 몸을 기르실 적에 밤낮으로 규중에 있게 하시고 딸이라 시집을 보내실 때는 닭과 개도 데리고 가게 하심을! 임은 이제 사지로 향해 가시니 터지려는 이 가슴 어떻다 하랴 임을 따라 나설까 생각 있어도 형세 또한 너무나 촉박하여라 새로 장가드심을 생각 마시고 오로지 군대 일에 열중하시길!
나 같은 부녀자가 군에 있다면 도리어 사기를 해칠 것이리 슬프기는 가난한 집 태어난 이 몸 가까스로 마련한 한 벌 비단옷! 그러나 다시 옷 걸치지 않고 임 앞에서 화장도 지금 지우리 우러러 온갖 새들 나는 것 보면 크건 작건 쌍을 지어 날아가건만 사람에는 뜻 같잖은 일이 많아서 임을 멀리 바라보고 있게 됐도다.
첫댓글 글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