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한 학생이 랍비에게 물었습니다.
"랍비님 성경책을 읽는 동안에 담배를 피워도 되겠습니까?"
물론 되돌아온 대답은 호된 꾸지람이었죠.
이를 지켜본 동료 학생이 말합니다.
"너는 말하는 방법이 틀렸어. 내가 하는걸 잘 봐"
그리곤 랍비에게 다가가 질문합니다.
"랍비님 담배를 피는 동안에도 성경책은 읽어야 겠지요?"
이말에 랍비는 그 학생을 크게 칭찬했습니다.
똑같은 상황인데 말하는 방법에 따라 얼마나 다른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번 김주영 선수 이적 파동을 보며 새삼 탈무들의 저 대목이 생각나 아쉬움이 큽니다.
사람일이라는게 당장 내일일도 내다볼 수 없는데 김주영 선수가 미리서 너무 담을 쌓아버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김주영 선수가 만으로 24살이고 수비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축구를 더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서울이 아니라면 어느 팀이건 가지 않겠다라는 죽기살기 식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팀을 적으로 돌리는 우를 범할 수 있는 행동이라 하겠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수원을 비롯한 나를 영입하려고 했던 모든 팀들이 훌륭한 팀들이고 매력있는 팀들이다
나를 영입하고자 제안을 했던 모든 팀들에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
나는 어릴적부터 서울 경기를 보며 축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웠고 서울 선수들을 보며 축구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그래서 나의 어릴적 꿈은 서울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랬던 나에게 꿈을 이룰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이 아니면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
물론 수원도 정말 매력적인 팀이다. 경기장시설이나, 클럽하우스, 구단의 지원이나 서포터의 지원등 어느하나 빠질게 없다.
하지만 나에겐 수원을 사랑하는 마음보단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강하다.
내가 서울로 가고자 하는 이유는
수원을 비롯한 다른 구단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들을 좋아하는 마음보다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싸우고 있는 것이다. 거대한 구단의 이기주의에 맞써 외롭게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이 힘든 싸움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 받는 원치 않은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분들에게는 정말로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만약 이랬다면 지금처럼 서로간에 감정의 골이 깊지는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김주영 선수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김주영 선수를 원하는 팀이 언제나 지금처럼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비록 김주영 선수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서울선수가 되더라도
자신의 의지대로 서울선수로서만 지낼 수 없는 경우가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프로농구의 이상민 선수나 프로배구의 최태웅 선수, 프로야구의 양준혁 선수에게서 이미 보았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평생 몸담았던 팀을 옮겨가야 할 피치 못할 상황이 분명 있을 거란 말입니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것은 항상 좋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 경험으로는 그래도 일말의 여지는 남겨 놓는것이 좋았습니다.
나는 우리의 어린 선수들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좀더 현명하고 슬기롭게 처신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말씀하시는게 백번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디어 특성상 왜곡하고 이슈되는 것만 얘기하는게 없지않아서 더 그렇게 김주영 선수가 벼랑에 몰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입니다 ㅠㅠ
수원코치분과 전화통화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그 코치분은 알겠다고 말했는데 갑자기 수원으로 이적되니 김주영선수도 화가났겠죠..
님 말씀하신 대로가 최상이었겠지요.
다만 처음엔 이런 마음이었더라도 엔간한 성인군자가 아니라면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고요.
한 팀 서포터들에게 험한 행동 하고서 나중에 그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도 봤고
이 팀 아니고는 안 간다고 해놓고도 나중에 다른 팀 제의에 응하는 경우도 봤으니
다 어떻게든 살아지는 길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임의탈퇴만 안 당하면요.
잘 봤습니다.. 어차피 벼랑 끝에 서 있더라도, 수원 발언은 좀 더 돌려서 얘기할 수도 있었더라면 싶지만.. 그나마 김주영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나름 조심스럽게 접근한 인터뷰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추천 한방 찍습니다.
추천 한방 박습니다.
다만 위에 분들처럼 언론에 의해서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는 점..
그리고 사람이 급박해지면 어쩔수 없이 극단적으로 되어버린다는 점...
김주영선수의 처신이 좋아보이진 않지만....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갈 수 밖에 없네요..
백번 옳으신 말씀이지만. 김주영선수가 실제로 저런식으로 말했어도 클릭원하는 언론사에서 자극적으로 내보냈을듯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