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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중인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일 오후 8시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북한과 연장 접전 끝에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22일 중국과 동메달을 놓고 3-4위전을 펼치게 됐다. 북한은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북한에 선취골을 허용하는 등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 속에서도 끈질긴 투혼을 발휘해 동점골을 넣으며 분전했다.
북한의 라은심은 연장 전반 3분과 연장 후반 13분에 두 골을 넣으면서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전반 종료직전 북한에 선취골을 빼앗긴 한국은 후반 42분 유영아(부산 상무)가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켜 1-1로 맞선 채 연장에 돌입했다.
북한은 연장 전반 3분만에 라은심이 헤딩슛을 성공시켜 다시 2-1로 앞서갔다. 북한이 길게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를 넘어가자 반대편에서 기다리고 있던 라은심이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넣었다. 라은심은 연장 후반에도 추가골을 넣었다.
한국은 후반전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던 유영아가 연장전에서 부상을 당해 빠지면서 10명의 선수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후반전에 교체카드 3명을 이미 사용해 다른 선수로 교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북한이 앞서가면 우리가 끈질기게 쫓아가는 양상을 보였다. 우리 대표팀은 탄탄한 조직력과 현재 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지소연(한양여대)과 전가을(수원FMC) 등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초반 북한의 파상공세를 견딘 한국은 전반 5분 좋은 찬스를 맞았다. 북한 진영 오른쪽에서 전가을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공격수의 헤딩이 골키퍼 옆으로 흘렀다.
전반 8분에는 북한의 역습에 실점 위기를 맞았다. 북한이 우리 진영으로 한번에 길게 넘겨준 공을 김영애가 강슛으로 연결했으나 우리 골키퍼 전민경(대교)의 선방에 걸렸다.
화려한 개인기로 '지메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지소연은 전반 14분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다니며 슈팅까지 날렸으나 수비에 걸렸다.
북한은 한국 진영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패스를 여러번 선보였다. 전반 18분에는 전방 침투패스를 받은 리은경이 골키퍼를 등지고 터닝슛을 날렸다. 골키퍼 전민경이 다시 선방했다. 아찔한 실점 위기였다.
전반 20분 이후부터는 북한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북한은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쉴새없이 한국 문전을 두드렸다. 하지만 우리 수문장 전민경은 정확한 위치선정과 빠른 판단력을 선보이며 여러차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공격수 지소연도 우리 문전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다.
북한의 공세를 잘 막아낸 한국은 전반 35분 찬스를 잡았다. 권하늘(부산 상무)의 패스를 받은 박희영(대교)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골키퍼를 등지고 멋진 터닝슛을 날렸다. 하지만 공은 골대 옆그물을 때리고 말았다.
전반 40분 한국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북한이 크로스에 이은 슈팅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이 공을 다시 북한이 재차 슛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는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전반 종료직전 북한이 선취골을 따냈다. 북한 주장 조윤미가 우리 문전 정면에서 날린 중거리슛이 골대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거미손' 골키퍼 전민경이 몸을 날렸으나 어쩔 수 없었다. 수비진은 다소 위축된듯 상대의 침투패스와 크로스를 너무 쉽게 허용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한국은 후반전에 전열을 정비해 반격을 노렸다. 후반 10분 지소연이 미드필드에서 20m를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북한은 체력이 떨어지는 듯 후반 15분이 되기 전에 교체한도인 3명의 선수를 모두 바꿨다. 북한 선수들의 발이 느려진 사이 한국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후반 중반부터는 한국이 만회골을 넣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였다. 후반 32분 김나래(여주대)가 프리킥 찬스에서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이어 34분 전가을이 북한 수비진을 뚫고 날린 감각적인 슛도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수비수를 교체하고 공격수를 추가 투입한 한국은 후반 38분 지소연이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또 다시 골키퍼 정면에 막혔다. 41분 지소연의 중거리슛도 북한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42분 드디어 한국의 동점골이 터졌다. 전가을이 오른쪽을 파고들며 문전 중앙으로 땅볼 크로스를 보내자 유영아가 골대 정면에서 침착하게 차넣어 북한 골망을 갈랐다.
이후 양팀은 일진일퇴 공방전을 펼쳤으나 추가골을 넣지 못해 연장에 돌입했다.
우리나라 여자축구팀은 FIFA 랭킹 6위인 북한과의 역대 전적에서 1승 1무 8패로 크게 뒤져있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도 최근 실력이 급성장하면서 FIFA 랭킹이 21위에서 18위로 상승했다. 이번 대회에서 강호 중국을 꺾을 정도로 상승세를 탄 데 이어 북한전에서도 선전했다.
한국은 지난 18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중국을 승부차기 끝에 이기고 A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북한은 B조1위 일본에 이어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