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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침주(小隙沈舟)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小 : 작을 소(小/0)
隙 : 틈 극(阝/10)
沈 : 가라앉을 침(氵/4)
舟 : 배 주(舟/0)
(유의어)
의궤제蟻潰隄)
의혈제궤蟻穴堤潰)
제궤의공(堤潰蟻孔)
제궤의혈(堤潰蟻穴)
출전 : 관윤자(關尹子) 第9 약장(藥章)
이 성어는 관윤자(關尹子) 약장(藥章)에 나오는 말로, 관윤자(關尹子)는 주(周)나라 때의 관령(關令)인 윤희(尹喜)의 저작이라고 하나, 실은 당(唐)나라 말, 오대(五代) 초기의 도사였던 두광정(杜光庭)의 위작(僞作)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勿輕小事, 小隙沈舟.
작은 일을 등한시 하지 말라, 조그마한 틈이 배를 가라앉힌다.
勿輕小物, 小蟲毒身.
작다고 경시하지 말라, 자그마한 벌레가 사람을 상하게 한다.
勿輕小人, 小人賊國.
소인을 가벼이 보지 말라, 소인이 나라를 훔친다.
能周小事, 然後能成大事.
작은 일을 두루 살핀 연후에야 능히 큰일을 이룰 수 있다.
能積小物, 然後能成大物.
작은 물건을 충분히 쌓은 연후에야 능히 큰 물건을 만들 수 있다.
能善小人, 然後能契大人.
소인과 잘 지낸 연후에야 능히 대인과 맺어질 수 있다.
(關尹子/第9 藥章)
(註)
*관윤자(關尹子) : 중국의 사상문헌(思想文獻). 철리(哲理)와 신비(神秘)가 병존(竝存)하는 위작(僞作). 1권. 주(周)나라 관령(關令) 윤희(尹喜)란 사람의 저작이라고 하나, 당(唐) 말 오대(五代)의 두광정(杜光庭)의 위작(僞作)으로 본다.
장자(莊子), 열자(列子)와 같은 것으로 신선방술(神仙方術)이나 불교 교리를 혼합한 것을 내용으로 하고, 문장은 불전(佛典)을 모방하였다.
한서예문지(漢書藝文誌)에는 9편(編), '송사예문지(宋史藝文誌)'에는 9권으로 되어 있으며, 현행본은 서장자례(徐藏子禮)가 영가(永嘉)의 손정(孫定)에게서 얻은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책에는 머리에 유향(劉向)의 서(序)가 있고, 말미(末尾)에 갈홍(葛洪)의 서가 있다.
*두광정(杜光庭) : 중국 당(唐)나라 말기 오대(五代)의 도사(道士). 저장성(浙江省) 진윈(縉雲) 출생, 또는 산시성(陝西省) 장안(長安) 사람이라고도 한다.
젊어서 많은 서적에 통달하여 과거에 응했으나 실패하자, 도교(道敎)의 중심지 톈타이산(天台山)에 들어가 도사가 되어 응이절(應夷節)에게 사사했다.
희종(僖宗)이 황소(黃巢)의 난을 피해 촉(蜀)나라로 갈 때 따라가 그대로 머물며 전촉 왕건(王建)의 존경을 받고 중용되었다. 후에 은퇴하여 청두(成都) 서북의 칭청산(靑城山)에 살며 도서(道書)의 수집, 정리에 힘썼다. 당나라까지의 도교 교리학을 대성한 공로자이다.
소극침주(小隙沈舟)
조그만 틈으로 물이 새어 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이르는 말이다.
작은 일에 성실하면 큰일도 잘할 수 있다. 작은 것 속에 큰 게 들어있고, 큰 것 속에 작은 게 들어있기에 그렇다. 작은 씨앗 하나가 아름드리 정자나무로 자라남과 같다.
중국 명나라 말 유학자 여곤(呂坤)의 저서 '신음어(呻吟語)'는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말 것을 가르치고 있다.
觀一葉而知樹之死生
잎새 하나만 보아도 그 나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있고,
觀一面而知人之病否
얼굴 한 번 보고도 그가 병들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으며,
觀一言而知識之是非
말 한마디만 들어봐도 그가 알고 있는 게 옳은지 그른지를 알 수 있고,
觀一事而知心之邪正
한 가지 일만 보아도 그 사람의 마음이 바른지 그른지를 알 수 있다.
(呻吟語摘/卷三)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를 연 개명군주 위(魏)나라 문후(文侯)의 솔선수범을 보자.
위 문후는 어느 날 임금의 사냥 및 놀이를 담당하는 하급직 관리인 우인(虞人)과 사냥을 가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약속한 날이 되자 주연이 베풀어졌고 비까지 내렸다. 그런데도 문후는 밖으로 나갈 채비를 했다.
그러자 고관대작들이 만류했다. 문후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대신들과 노는 것도 좋지만 내 어찌 약속을 어기겠는가?'
그러고는 말단 관리 우인에게 찾아가서, '날이 궂어 사냥을 연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이때부터 위나라는 강성해지기 시작했다.
채근담은 이렇게 깨우치고 있다. '한마디 말로써 천지의 평화를 깨고, 한 가지 일로 자손의 재앙을 빚을 수 있으니 마땅히 조심해야 한다.'
一言而傷天地之和;
一事而釀子孫之禍者, 最宜切戒.
인간이 세상을 살면서 사람 사이의 작은 약속을 지키고, 법과 규칙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할 때 신뢰를 바탕으로 한 희망의 공동체 건설이 가능하다. 평범한 진리다.
(參考)
제궤의혈(堤潰蟻穴) : 큰 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
우리 속담 '개미구멍에 공든 탑이 무너진다'는 말과 똑같이 조그만 개미구멍(蟻穴)을 막지 않으면 아무리 튼튼히 만든 큰 둑이라도 무너진다(堤潰)는 뜻이다.
사소한 결함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사전에 손쓰지 않으면 큰 재앙이 올수 있다는 교훈이다. 제방 구멍을 온몸으로 막아내 나라를 구했다는 네덜란드 동화 속 아이의 희생이 떠오르는 성어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 법치주의(法治主義)를 주창한 한비(韓非)의 논저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명의 편작(扁鵲)이 아주 초기의 대수롭지 않은 병을 제때에 치료하지 않아 죽은 임금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또 홍수를 예방한 위(魏)나라 재상 백규(白圭)의 큰 공도 제방에 조그만 구멍을 막은 데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데서 이루어지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로부터 이루어진다'고 가르친다.
고사들을 노자(老子)에 비유한 유로편(喩老篇)에, '천길 제방 둑은 땅강아지와 개미구멍에 의해 무너지고 백척의 높은 집이라도 자그마한 굴뚝 사이 불씨에 의해 타버린다(千丈之堤 以螻蟻之穴潰, 百尺之室 以突隙之烟焚)'고 나와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숱한 인재에 의한 사고를 봤다. 이 모든 재난이 방심과 사소한 부주의에서 누적돼 나온 것으로 밝혀질 때 왜 제궤의혈(堤潰蟻穴)의 가르침을 지키지 못했는가를 반성하게 된다.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최후변론에서 황교안 법무가 대한민국 내부에서 붕괴시키려는 암적 존재라고 강조한 것도 청구인 측의 비유로 이 성어를 써서 경고했다.
한비자(韓非子)에서 비롯된 이 성어는 삼국시대(三國時代) 위(魏)의 시인 응거(應璩)의 시에도, '작은 것이라 해서 어찌 삼가지 않으리오, 제방 둑도 개미구멍 때문에 무너지는 것을(細微可不愼 堤潰自蟻穴)'이란 시를 남겼다.
제궤의혈(堤潰蟻穴)과 유사한 성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하대궤 종의혈(江河大潰 從蟻穴), 두중이목절 극대이장괴(蠹衆而木折 隙大而墻壞), 소극침주(小隙沈舟), 의궤제(蟻潰隄), 의혈제궤(蟻穴堤潰), 제궤의공(堤潰蟻孔), 천장제 이루의지혈궤(千丈隄 以螻蟻之穴潰), 천장지제 궤자의혈(千丈之隄 潰自蟻穴) 등이 있다.
개인의 레퍼런스(Reference)
고(故)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유명한 강연, '점을 잇는 것 (Connecting the dots)'이 있다. '점을 잇는 것'이란, '젊은 시절 다양한 것들에 매료되어 점(點)처럼 찍어왔던 많은 경험들이 나중에 돌아보니 하나의 선(線)으로 연결돼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경험은 좋은 대로 나쁜 경험은 나쁜대로 축적되어 언젠가는 이 모든 경험들이 오롯이 나에게 큰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논문이나 책을 쓸 때 뒤에 흔히 레퍼런스를 단다. 레퍼런스란 인용한 글 귀의 출처를 밝히기 위한 참고 도서의 목록인데 레퍼런스가 많으면 많을 수록 박학한 책으로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 만큼 다양한 의견이 고려되었다는 판단과 신뢰 때문이다.
솔직히 책만 레퍼런스가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에게도 살아온 경험이나 가치관 인간관계 등 하나 하나의 경험들이 모아져 삶의 레퍼런스가 되어 그 사람을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다.
책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저자 정진홍은 '내가 가진 레퍼런스의 두께는 곧 나의 두께이다. 우리는 자신의 레퍼런스만큼 이 세상을 보고 느끼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개인마다의 레퍼런스라는 것은 학력 경력은 물론 도덕성 가치관 정체성등 아마도 개인마다 삶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추측 해본다. 결국 레퍼런스의 두께는 사람들 각자의 모든 것이 함축된 총체적 역량의 두께인 셈이다.
새 정부 인선이 발표되고 있다. 대다수 '진보성향'이라는 공통점과 함께 스토리텔링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를 일깨우는 사람, 대통령에게 나쁜사람이라는 주홍글씨가 찍힌 사람, 재벌 저격수라는 닉네임을 가진사람 등 면면이 다양하다.
일단은 자신들의 세계에서 자신들의 레퍼런스를 성실히 쌓아올린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근데 아무리 훌륭한 후보라도 청문회를 통과 못하면 그만이다.
자신의 레퍼런스에 도덕성과 청렴성을 반드시 집어넣었어야 하는데 중요한 걸 너무 소홀했다. 작은 틈으로 물이 새어 들어와 배가 가라앉는다는 소극침주(小隙沈舟)가 떠오른다.
▶️ 小(작을 소)는 ❶회의문자로 한 가운데의 갈고리 궐(亅; 갈고리)部와 나눔을 나타내는 八(팔)을 합(合)하여 물건을 작게 나누다의 뜻을 가진다. 小(소)는 작다와 적다의 두 가지 뜻을 나타냈으나, 나중에 小(소; 작다)와 少(소; 적다)를 구별하여 쓴다. ❷상형문자로 小자는 '작다'나 '어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小자는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고대에는 小자나 少(적을 소)자의 구분이 없었다. 少자도 작은 파편이 튀는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小자는 '작다'로 少자는 '적다'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小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작은 것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지만 때로는 모양자 역할만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小(소)는 크기에 따라 대(大), 중(中), 소(小)로 나눌 경우의 제일(第一) 작은 것의 뜻으로 ①작다 ②적다 ③협소하다, 좁다 ④적다고 여기다, 가볍게 여기다 ⑤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주의하다 ⑥어리다, 젊다 ⑦시간상으로 짧다 ⑧지위가 낮다 ⑨소인(小人) ⑩첩(妾) ⑪작은 달, 음력(陰曆)에서 그 달이 날수가 30일이 못 되는 달 ⑫겸양(謙讓)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 ⑬조금, 적게 ⑭작은, 조그마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미(微), 가늘 세(細), 가늘 섬(纖),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대(大), 클 거(巨)이다. 용례로는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일의 범위가 매우 작음을 소규모(小規模), 작은 수나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나이 어린 사람을 소인(小人), 어린 아이를 소아(小兒),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작은 규격이나 규모를 소형(小型), 자그마하게 포장한 물건을 소포(小包), 줄여서 작아짐 또는 작게 함을 축소(縮小), 가장 작음을 최소(最小), 공간이 어떤 일을 하기에 좁고 작음을 협소(狹小), 키나 체구가 보통의 경우보다 작음을 왜소(矮小), 아주 매우 작음을 극소(極小), 약하고 작음을 약소(弱小), 너무 작음을 과소(過小), 매우 가볍고 작음을 경소(輕小), 보잘것없이 작음을 비소(卑小),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작은 것을 탐하다가 오히려 큰 것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소탐대실(小貪大失), 혈기에서 오는 소인의 용기를 일컫는 말을 소인지용(小人之勇),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큰 차이 없이 거의 같음을 일컫는 말을 소이대동(小異大同),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면 소인들은 겉모양만이라도 고쳐 불의한 것을 함부로 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소인혁면(小人革面), 마음을 조심스럽게 가지어 언행을 삼감을 일컫는 말을 소심근신(小心謹愼),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다는 뜻으로 마음이 작고 약하여 작은 일에도 겁을 내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소심익익(小心翼翼),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얼마 안 되는 작은 물 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죽음이 눈앞에 닥쳤음을 이르는 말을 소수지어(小水之魚) 등에 쓰인다.
▶️ 隙(틈 극)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극)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隙(극)은 ①틈, 벌어진 틈 ②구멍 ③흠, 결점(缺點) ④겨를, 여가(餘暇), 짬 ⑤원한(怨恨), 불화(不和) ⑥놀리고 있는 땅 ⑦갈라지다, 터지다 ⑧비다, 경작(耕作)하지 않다 ⑨이웃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틈을 극간(隙間), 틈이나 틈새를 극혈(隙穴), 빈 집을 극우(隙宇), 달리는 말을 틈으로 봄과 같다는 극구(隙駒), 사물 사이의 틈 또는 사귀는 사이나 의견 등에서 생기는 틈을 간극(間隙), 틈이나 겨를을 가극(暇隙), 틈이 생김이나 사이가 나빠짐을 우극(尤隙), 벽의 갈라진 틈을 결극(決隙), 틈 또는 사람들의 사이가 벌어져서 생기는 불화를 흔극(釁隙), 문의 틈을 문극(門隙), 농사의 여가를 농극(農隙), 서로 원수처럼 지내는 좋지 않은 사이를 구극(仇隙), 시간이나 기화의 틈이 생기기를 기다림 또는 기회를 기다림을 사극(俟隙), 시간이나 기회의 틈을 엿봄을 사극(伺隙), 틈을 탐을 투극(偸隙), 문틈을 호극(戶隙), 겨를이나 틈을 탐을 저극(抵隙), 서로 불화가 생길 틈을 만듦을 구극(構隙), 창문의 틈을 창극(窓隙), 어떤 행동을 할 만한 좋은 기회를 만듦을 수극(脩隙), 빈 틈이나 겨를을 공극(空隙), 개인 간의 불화를 사극(私隙), 광속의 단면을 적당히 제한해서 통과시키기 위한 빈 틈을 세극(細隙), 작은 틈새 또는 사소한 불화를 소극(小隙), 난청자에게 있어서 일정한 좁은 범위의 진동수의 소리밖에 들을 수 없는 그 범위를 음극(音隙), 얼마 안 되거나 짧은 겨를을 촌극(寸隙), 잠시 틈을 탐이나 겨를을 이용함을 승극(乘隙), 한가로운 틈이나 겨를을 한극(閑隙), 틈이나 구멍을 공극(孔隙), 서로 싫어서 벌어진 틈을 혐극(嫌隙),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고 짧음을 극구광음(隙駒光陰), 기회를 노리고 틈을 엿봄을 승기저극(乘機抵隙), 흰 말이 지나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듯이 눈 깜박할 사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감을 백구과극(白駒過隙), 우정을 끝까지 잘 지켜 나가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흉종극말(凶終隙末),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등에 쓰인다.
▶️ 沈(잠길 침, 성씨 심)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물) 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깊이 아래로 늘어 뜨리다의 뜻을 가진 글자 冘(임, 침)로 이루어졌다. 수중(水中)에 가라앉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沈자는 '잠기다', '가라앉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沈자는 水(물 수)자와 冘(망설일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沈자의 갑골문을 보면 강물에 떠내려가는 소가 그려져 있었다. 홍수로 소가 물에 떠내려가는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소전으로 넘어오면서는 소 대신 목에 칼을 차고 있는 사람으로 바뀌게 되었다. 목에 칼을 찬 사람은 죄수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沈자는 강물에 죄수를 수장시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沈(침, 심)은 ①잠기다 ②가라앉다 ③빠지다 ④원기를 잃다 ⑤오래다 ⑥오래되다 ⑦침울하다 ⑧막히다 ⑨무겁다 ⑩숨다 ⑪늪(땅바닥이 우묵하게 뭉떵 빠지고 늘 물이 괴어 있는 곳) ⑫진흙 ⑬호수(湖水) 그리고 ⓐ성(姓)의 하나(심) ⓑ즙(汁)(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빠질 면(沔), 빠질 몰(沒), 빠질 륜/윤(淪), 묻힐 인(湮), 빠질 닉/익(溺), 잠길 잠(潛), 잠잠할 묵(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뜰 부(浮)이다. 용례로는 일이 잘 진전되지 않음을 침체(沈滯), 잠잠하게 아무말도 하지 않음을 침묵(沈默), 물에 빠져서 가라앉음을 침몰(沈沒), 물질 따위가 가라앉아 들러붙는 것을 침착(沈着), 물에 잠기는 일을 침수(沈水), 마음에 뼈저리게 느낌을 침통(沈痛), 성정이 가라앉아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을 침잠(沈潛), 액체 중에 있는 미세한 고체가 가라 앉아서 바닥에 굄을 침전(沈澱), 깊이 궁구 하느라고 정신을 모아서 조용히 생각함을 침사(沈思), 잠잠하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을 침묵(沈黙), 걱정이나 근심 따위로 밝지 못하고 우울함을 침울(沈鬱), 성정이 차분히 가라앉고 조용함을 침정(沈靜), 물위에 떠올랐다 잠겼다함을 부침(浮沈), 정신이 푹 까부라짐을 혼침(昏沈), 기운이나 기세 등이 삭아 없어짐을 소침(消沈), 성질이 명랑하지 못함이나 날씨가 흐리고 맑지 못함을 음침(陰沈), 스스로 가라앉음을 자침(自沈), 다시 침전시키는 일을 재침(再沈), 소금에 절인 고기나 채소를 염침(鹽沈), 미인을 보고 부끄러워서 물고기는 물 속으로 들어가고 기러기는 땅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침어낙안(沈魚落雁), 배를 가라앉히고 솥을 깬다는 뜻으로 필사의 각오로 결전함을 이르는 말을 침선파부(沈船破釜), 세상에 나와서 교제하는 데도 언행에 침착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침묵적요(沈默寂寥), 술과 계집에 마음을 빼앗김을 일컫는 말을 침어주색(沈於酒色),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식량을 버리고 배를 침몰시킨다는 뜻으로 목숨을 걸고 어떤 일에 대처하는 경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사량침주(捨量沈舟), 세상이 변하는 대로 따라서 변함을 일컫는 말을 여세부침(與世浮沈), 의기가 쇠하여 사그라짐 또는 기운을 잃고 풀이 죽음을 일컫는 말을 의기소침(意氣銷沈), 새털처럼 가벼운 것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됨 또는 작은 것 힘없는 것도 많이 모이면 큰 힘이 됨을 이르는 말을 적우침주(積羽沈舟), 단엄하고 침착하여 무게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단엄침중(端嚴沈重), 인심과 문화와 사회에 새롭고 확실한 것을 찾는 활기가 없어 진보 발전하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위미침체(萎靡沈滯), 말수가 적고 침착한 모습을 이르는 말을 과묵침용(寡默沈容),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등에 쓰인다.
▶️ 舟(배 주)는 ❶상형문자로 통나무 배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의 부수로는 배와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舟자는 '배'나 '선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舟자는 조그만 배를 그린 것이다. 강줄기가 많은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수로가 발달했었다. 강에는 여러 종류의 뗏목이 떠다녔지만, 그중에서도 舟자는 1~2명만이 탑승할 수 있었던 조그만 배를 그린 것이다. 이 배는 돛 없이 노를 저어 움직이던 것이었기 때문에 舟자의 상단에 있는 점은 노가 생략된 것이다. 이처럼 舟자는 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배의 종류'나 '옮기다', '움직이다'와 같은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舟자와 丹(붉을 단)자는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舟(주)는 ①배, 선박(船舶) ②반(제기인 준을 받쳐놓는 그릇) ③성(姓)의 하나 ④몸에 띠다 ⑤배 타고 건너다 ⑥싣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배 강(舡), 배 방(舫), 배 항(航), 배 박(舶), 배 선(船), 배 함(艦)이다. 용례로는 서로 배를 타고 싸우는 전쟁을 주전(舟戰), 배를 타고 감을 주행(舟行), 배처럼 생긴 모양을 주형(舟形), 배와 수레를 주거(舟車), 뱃놀이를 주유(舟遊), 작은 배를 한 줄로 여러 척 띄워 놓고 그 위에 널판을 건너질러 깐 다리를 주교(舟橋), 배로 통하는 길 선로를 주로(舟路), 배로 화물 등을 나르거나 교통하거나 하는 일을 주운(舟運), 뱃사람을 주인(舟人), 뱃사공을 주자(舟子), 배에 실음을 주재(舟載), 배와 뗏목을 주벌(舟筏), 소형의 배를 주정(舟艇), 네모지게 만든 배나 배를 나란히 맴 또는 나란히 선 배를 방주(方舟), 작은 배를 단주(端舟), 한 척의 배를 단주(單舟), 작은 풀잎이 배처럼 떠 있다는 뜻으로 작은 배를 이르는 말을 개주(芥舟), 조각배를 편주(扁舟), 같은 배 또는 배를 같이 탐을 동주(同舟), 배를 물에 띄움을 범주(泛舟), 외롭게 홀로 떠 있는 배를 고주(孤舟), 가볍고 빠른 배를 경주(輕舟), 배는 물이 없으면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임금은 백성이 없으면 임금 노릇을 할 수 없다는 말을 주비수불행(舟非水不行), 배 속의 적국이라는 뜻으로 군주가 덕을 닦지 않으면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이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들이라도 적이 되는 수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주중적국(舟中敵國),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으로 판단력이 둔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각주구검(刻舟求劍),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 배에 타고 있다라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원수라도 협력하게 됨 또는 뜻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오월동주(吳越同舟), 잡아매지 않은 배라는 뜻으로 정처없이 방랑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불계지주(不繫之舟),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배를 삼킬 만한 큰 고기라는 뜻으로 장대한 기상이나 인물을 이르는 말을 탄주지어(呑舟之魚), 달 하나를 세 배에서 본다는 뜻으로 하나의 달을 보는 사람의 경우에 따라 각각 달리 보인다는 뜻에서 道는 같으나 사람마다 견해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일월삼주(一月三舟), 새털처럼 가벼운 것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 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된다는 말을 적우침주(積羽沈舟), 한 조각의 작은 배를 일컫는 말을 일엽편주(一葉片舟),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