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Détester
나는 오인경, OBN의 사회부 기자야.
가난하지만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
성공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 어릴 때부터 열심히 공부해왔어.
하지만 대학 가서 깨달았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원래부터 부자인 사람을 따라갈 수 없다는 거.
그래서 기자가 되었어.
기자는 권력 있고 돈 많은 사람 앞에서도
쫄지 않고 당당하게 질문할 수 있으니까.
그런 나는 우습게도 알코올 의존증이야.
나는 사람의 감정에 너무 쉽게 휩쓸리는데
그런 상황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술을 마셔.
술을 마시면 긴장감도, 눈물도 참을 수 있거든.
사실 이 감정을 참지 못하는 것 때문에
선배한테 많이 혼나기도 했어.
기자는 그래선 안 된대.
그래서 더 술을 마시게 됐나?
이게 잘못 되었다는 건 알지만 끊기가 힘들어.
그리고 아무에게도 이걸 털어놓을 수 없어.
사업이 망하고 도박에 빠져 도망가서 연락도 안 되는 아빠?
자식 수학여행비까지 훔치고 도망간 철없는 엄마?
뻔히 힘든 게 보이는, 돈 때문에 결혼까지 했던 언니?
내가 꼭 지켜주고 싶은, 아무 것도 몰랐음 하는 내 동생?
기자 생활을 하던 어느날,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박재상이라는 남자의
수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어.
그의 비리에 대해 취재하기로 결심하고
박재상의 뒤를 캐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확실히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
박재상과 연관된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나 역시 언제든 그렇게 될 수 있단 걸 알아.
게다가 나는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걸 들켜
회사에서 정직당한 상황.
여기서 멈춰야 할까?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내가 멈추면 누가 나서서 이 사람을 막을까?
이렇게 불길한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고,
나아가 대통령까지 되는 걸 그냥 두고 봐야만 할까?
취재를 통해 비리를 밝혀내서
박재상을 끌어내리면
나도 내 가족도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려면 제대로 된 한 방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위해야 할까,
아니면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대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할까?
이 아이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야.
오인혜라고, 바로 내 동생이지.
우리나라 최고의 사립 예고에 다녀.
돈도 없는데 어떻게 다니냐고?
내 동생은 천재거든.
그림을 워낙 잘 그려서 장학금을 받고 다녀.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해.
나랑 언니는 인혜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우리처럼 가난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크게 하고 싶었어.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내 동생이 그린 것임이 분명한 그림으로
다른 아이가 상을 받는 걸 보게 되었어.
이게 어찌된 일일까?
당장 동생이 다니는 학원을 찾아가서 물었어.
그림을 친구에게 팔았대.
판 걸로 모자라 앞으로도 계속 대신 그림을 그려주면
그 아이 엄마가 유학도 보내준댔다고,
언니는 신경 끄래.
동생 학원 수업이 끝나면 같이 집에 가면서
다시 이야기 해보려고 했는데
내 동생 그림으로 상을 받았던 아이, 효린이네 집에 갔다네.
어이없게도 돈을 주고 산 그림으로 상을 받았다고
집에서 파티를 열었대.
당장 동생을 쫓아갔는데
알고보니 그 아이의 아빠가 박재상이었어.
자기의 욕심 때문에 여럿을 죽인 게 분명해보이는
그 남자네 집에서 지금 머무르고 있다는 거야.
심지어 박재상네와 깊게 얽혀선
그 가족 돈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동생은 그러는 거지.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당장 동생을 끌고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동생은 나를 외면하고 거부했어.
이런 상황 자체가 싫은 건 아닐까?
그래도 저기에 계속 있는 건,
저들과 계속 얽히는 건 너무너무 위험해 보이는데…
집에 돌아와 김치냉장고를 열어봤다가
김치통 안에 가득 채워진 돈을 보게 되었어.
이 큰 돈이 대체 어디서 난 걸까?
언니가 돌아와 물으니,
언니와 친하게 지내던, 얼마 전 자살했다던 그 사람의 돈이래.
심지어 그 사람은 회사돈을 횡령했다고 했어.
분명 위험한 돈이야.
언니에게 이건 도둑질이라고 말리니,
주인 없는 검은 돈 가지는 것도 도둑질이녜.
그러면서 언니로부터
가난 때문에 힘들었던 이야기,
심지어 죽은 또 다른 동생이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어.
언니 얘기를 들어보니 언니 심정도 이해는 가.
그렇다고 이 돈을 가지는 게 옳을까?
난 가난해도 정의롭게 살고 싶어.
그래서 공부했고, 그러다보니 기자가 됐고.
사실 그보단 이 돈 때문에 죽을지도 모르니까 말리려는 게 커.
한편으론 인혜도 떠올라.
내 동생 인혜, 돈 때문에 어린 나이에 자기 그림까지 팔고…
이 돈이면 인혜가 가고싶다는 유학 보내줄 수 있을 텐데
그런 위험한 남자네랑 얽힐 일도 없을 텐데…
또, 이 돈이 있으면 아빠 빚도 갚고
엄마도 다시 볼 수 있겠지.
하지만 이 돈을 쓰게 된다면
설령 들키지 않더라도 난 기자로 살아갈 수 없을 거야.
이 돈을 쓰고도 어떻게 내가 남들 잘못을 떠벌리겠어?
첫댓글 나 인경이 캐릭터 너무좋아.. 인경이 같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것 같아
20억으로 동생 유학 보내야제,,,
난 찝찝한돈 절대 못쓰겠음
인경이같은사람들이있길바라지만
나는못하쥬ㅠ
와 여시 진짜 글 잘 썻당 !!! 드라마 내용 인경이 시점에서 완전 알차게 잘 요약햇네 ㅠㅠㅠㅜ 쩔어!!! 작은아씨들 존잼~~!!!!
20억으로 사치는 못하겠지만 극 중처럼 동생이 아파서 죽기 일보직전인데 몇 억씩 수술비 드는 상황이면 걍 쓸 듯
난 다시 태어난다면 인경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음... 이걸 선택할 때에도 나는 그렇게 못하지만 그렇게 행동하고 싶더라..
난 못 써
못씀…
나는 저런 정의감 없어서.. 그냥 포기하고 그 돈으로 언니랑 외국나가서 동생 키울 거 같아.. 기 죽지 않고 하고 싶은거 하면서 대신 박재상일가랑 절대 안얽힐거임
인경이 정말 용기있고 곧은 사람이구나
20억 관련 빼곤 다 다수에 속하네..
20억은 못써… 간댕이가 작아서
인경이 같이 단단한 사람이 좋아… 나도 출처 모를 20억은 못 쓸듯
인경이 대단해…
20억썼다가 그 돈에 얽힌 사람한테 청부살인 당할까봐 무서워서 못씀
왜욕먹는지 모르겠어 제일 도덕적인 아인데 근데 또 100프로 도덕적이지 않아서 가족애를 확인할 수 있음
여시 글 진짜 찰지게 썼다~ 옛날선택예능 같아ㅋ 몰입해서 고름ㅋㅋ
인경이 진짜 대단한 캐릭터임.. 솔직히 가족들 위험해질 게 뻔한데 본인 신념 지키기 쉽나..
이렇게 보니까 인경이 입장이 이해가 된다 원래 이해 못했었는데...ㅠㅠ나는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20억을 못쓸것같아..
내가 예전에 당근으로 어떤 사람이 4만원을 더 줬었는데 (알고보니 내가 받아도됐던돈)
그 4만원도 덜덜떨면서 이걸 어떻게해야하나...써야되나 말아야되나..하다가 일주일동안 못쓰고 신경쓰다가 다시 연락했음
4만원도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데 출처 모르는 20억? 어떻게 써..간직하고 있다고 해도 못쓸듯..무섭잖아
난 신념도 자존심도 없구만 허허..
인경아 행복해라
내가 인경이라면
고모할머니 등에 엎고 할머니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잡아가면서 돈 벌고 할머니한테 아파트 하나 사달라고할거임. 동시에 언론계 선배들 후배들이랑 조용히 언론조합 만들어서 돌아가면서 펑펑 터트리자고 할거임 ( 이것도 스파이가 끼어들 수 있지만 그래도 나랑 내 주위사람들만 타깃되는 것 보단 낫다고 봄 )
정말 명예가 목적이 아니라 정의실현이 목적이라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혼자서만 터트리려고하면 안된다고 봄.
그리고 조합 만들어서 다니는게 남사친 델꼬 다니는 것 보다 인터뷰 진행하기 쉬울 것 같음.
그리고 언니가 가져온 20억은 고모할머니 통해서 세탁한 다음에 아빠 빚 갚고 엄마 아빠 오라그러고 동생 유학자금 정도만 남긴 다음에 언론조합 운영자금으로 사용할거임. 해당 부분은 언니랑 대화만 잘하면 언니도 도울 것 같음.
안전한 삶만 원했다면 이렇게 할 필요없이 20억 들고 해외로 튀었겠지만 정의실현이 목적이라면 어느정도 타협점을 찾아가면서 나의 정의감에 의해 내 가족이 받을 피해를 최소화하고싶음.
20억만 빼고 난 다수에 속하네 ㅋㅋㅋ
난 첫짼데도 인경이한테 존나몰입되던데 다른 자매들은 짜증나는 때 존나많고... 인경아 행복해라
여시는 어쩜 이렇게 인경이에 대해 처음부터 잘 알고 있었어??? 인경이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여시 글 보고난뒤에 인경이 다시 봤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