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벤탕쿠르는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기자를 비꼬는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위원회는 증거와 완전히 모순되는 주장이라며 일축했고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벤탕쿠르는 기자가 먼저 손흥민을 그냥 '한국인'이라고 지칭했고, '한국인은 다 똑같이 생겼지'라고 한 자신의 대답은 기자를 점잖게 꾸짖기 위한 반어적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위원회는 두 번의 사과를 무색하게 만드는 벤탕쿠르의 주장을 좋게 평가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진행자인 라파 코텔로가 벤탕쿠르에게 토트넘 선수 유니폼을 요청하면서 "한국인 유니폼은 어때?"라고 물었다. 그러자 벤탕쿠르는 "손흥민 유니폼? 손흥민 사촌 유니폼일 수도 있지,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으니까"라고 대답했다.
위원회에 제출한 입장문에서 벤탕쿠르는 기자가 손흥민을 한국인이라고 일반화해서 지칭한 것이 부적절한 표현이었으며, 자신의 발언은 농담을 섞어서 기자를 가볍게 꾸짖기 위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벤탕쿠르는 사건이 터진 후 사과했던 것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인터뷰의 일부분이 편집되어 보도된 것에 대한 사과였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명시된 위원회의 결정은 이렇다. "우리는 증거와 모순되는 벤탕쿠르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가 제시한 증거와 입장을 모두 고려해서 전체적인 맥락을 감안하더라도, 벤탕쿠르의 발언은 명백히 모욕적이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위원회는 벤탕쿠르가 올렸던 두 번의 공개 사과문과 토트넘 구단, 손흥민 측의 입장문을 모두 고려했을 때 벤탕쿠르 본인도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벤탕쿠르는 인터뷰 진행 중에 있었던 자신의 발언이 공개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드러냈다. 벤탕쿠르는 코텔로가 해당 발언을 방송에 내보낸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이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코텔로는 유명한 기자이며, 촬영 팀과 함께 벤탕쿠르의 집에서 4시간 이상 촬영했다. 위원회는 해당 인터뷰가 촬영되어 인터넷에 공개되고 많은 관심을 받을 것임을 벤탕쿠르가 몰랐을 리가 없다고 명시했다.
위원회는 벤탕쿠르가 유명한 선수이며 자신의 발언이 널리 퍼질 수 있음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 상대를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 사건 직후에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은 징계를 감경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했다. 다만 위원회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은 초기에 했던 사과의 긍정적인 의미를 해치는 좋지 못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