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둘레길을 걷는다
벚꽃이 호숫가 풍경에 운치를 더한다
좀 더 맑아진 물속에 물고기가 보인다
물속에 잠긴듯한 버드나무에선 연두색
나뭇잎이 꽃처럼 매달렸다
물오리가 몸단장을 하듯이 날개를 퍼득인다
호수를 둘러싼 야트막한 산길 사이로 진달래
몇 송이와 개나리꽃이 눈에 띈다
다래나무의 잎새도 꽤나 무성해졌고 이름 모를
작은 나뭇가지에서도 앞다투어 잎이 돋아난다
시나브로 봄기운이 산하를 따듯하게 감싸며
주변 곳곳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시간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은 왠지
밝아 보이고 발걸음마저 가벼워 보인다
사람들이 벚나무 아래 서서 사진을 찍는다
순환하는 계절 속에서 다시 마주하는 봄의
향연이 시작 되었다
긴 겨울 짧은 봄, 그리고 긴 여름과 짧은 가을의
반복 속에서 추운 겨울 지나고 마주하게 되는
따듯한 봄날은 마치 청춘의 시절처럼 느껴지는
건 아마도 생기 넘치고 싱싱한 푸르름이 확산
되고 있음을 실감하기 때문이리라
나이가 들어 갈수록 세상사에 관심도 줄어들고
삶에 대한 회의가 늘어날수록 동선은 짧아져
문득 위축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일상의 권태와
무기력함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이 녹록지 않다
집을 벗어나 어디든 발길을 향하고 싶으나 실상은 그러하질 못한 날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그 중에 하나를 꼽자면
흥미가 반감되고 있기 때문이다. 짧은 산책이건
원거리 여행도 어떤 의미가 부여될 때 다시 한번
더 행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나의 나이와 비슷한 다수의 사람들이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며 충실하게 생활
하고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ㅎㅎ
지갑이 두둑하면 먼 길 떠날 때 발걸음도 가볍다고 했거늘 아마도 그러하질 못하기에 요즘 들어
유난히 몸마저 무거워진 건가.. ㅎㅎ
하기야 돈 버는 재주라곤 없었기에 타고난
팔자탓이려니 하고선 애써 위로하련다
지금와서 단지 경제력의 문제는 아닐 테고
찾지 못한 그 무언가가 심신을 묵직하게 누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무언가의 정체를 쉽게
알 수도 없으니 굳이 찾아내려 애쓰진 않으리
가끔 바둑 두던 아들내미도 시절이 하수상
하여 본의 아니게 차출 되어 곁에서 좀 더 멀어
졌기에 얼마간은 조금 더 절로 시무룩해지려나
지난날 영월에서의 생활은 자초한 고립무원
이었고 이곳으로 와서 사는 건 자의반 타의반
이었으니 이 정도면 족한 게지 ㅎㅎ
세상만사 마음먹기 나름이란 의미의 일체유심
조를 되새기며 의도적으로 행복하려 애쓰리라
아마도 그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간직하고
있었기에 텅 빈듯한 이 공간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싶어함이어라~
첫댓글 글은 약간의 허무가.느껴지지만
풍경은
아름답고
싱그러운
봄의 활력이 느껴진다
지금껏 살아온대로
건강하게
재미지게
살아가셩
ㅎㅎ 내가 가끔? 수시로! 과장된 감정을
본의 아니게 드러내고 있다네. 잘 알겠음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