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떨어져도 분양가는 올라

아파트 값 하락세와 분양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지만 분양가 오름세는 그치지 않고 있다. 31일 업계와 닥터아파트 등에 따르면 서울 10차 동시분양에 참여하는 아파트들의 평당 분양가는 평균 1천203만원으로 9차(1천84만원)에 비해 119만원 올랐으며 지난 5차(1천236만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단지별로 보면 동시분양에 처음 나온 주상복합 `광화문 스페이스본'은 58평형이 평당 최고 1천861만원에 분양돼 10차 분양물량 중 가장 분양가가 높으며 나머지도 1천559만~1천842만원으로 강북 도심권이지만 강남 못지 않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강동구 암사동 강동시영2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44평형의 평당분양가가 1천750만원에 달하며 34평형은 1천600만원대, 주력평형인 24평형은 1천569만원에 각각 분양된다. 지난 1월 같은 동에 분양된 암사e편한세상의 평당 분양가(1천218만원)에 비해 30% 이상 비싼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권 시세가 일반 분양분보다 낮게 형성돼 있고 24평형을 제외하고는 로열층 당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송파구 풍납동 한진로즈힐은 평당 1천270만-1천370만원대로 풍납동 평균시세(1천50만원)에 비해 비싸며 돈암동 현대홈타운도 평당 953만-1천25만원으로 돈암동 평균시세(727만원)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서울 동시분양 평균 경쟁률은 지난 5차 5.13대 1, 6차 3.2대 1, 7차 2.24대 1, 8차 1.1대 1 등으로 점점 떨어져 지난 9차에는 0.66대 1에 그쳤으며 미달가구는 156가구에 달했다. 청약심리가 극도로 침체된 인천에서도 분양가가 오르기는 마찬가지다. 인천 5차 동시분양에 나온 논현지구 신영 지웰의 분양가는 36평형이 2억5천만원대, 48평형은 3억5천만원대, 56평형은 4억대이며, 78평형은 6억6천만원대 등으로 평당 평균 710만원대다. 지난 7월 분양된 구월 퍼스트시티의 분양가(평당 670만원대)보다 높게 책정됐으며 길 건너 소래 풍림 아이원 아파트 33평형이 1억7천만~1억8천만원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인천 4차 동시분양은 신청자가 고작 7명에 그쳐 사상 최악의 청약률을 보였고 이번 5차에서도 2순위까지 접수를 마감한 결과 2천91가구 모집에 761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0.36대 1에 그쳤으며 1천330가구가 미달가구로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시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미분양이 점점 늘면서 갖가지 파격적인 분양조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마감재 고급화 등을 내세워 인근시세보다 높은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하는 관행은 여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