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유동규-남욱 등 진술 확보
“南이 12억 받은 뒤 柳가 일부 전달”
柳, 당시 이재명 재선 도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의 최측근인 김용(수감 중)과 정진상에게 각각 건넨 1억 원과 5000만 원이 대장동 부지 분양대행을 독점했던 분양대행업체 A사가 대장동 사업을 따내기 위해 ‘대장동 일당’에게 건넸던 자금의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25일 언론사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유동규와 남욱 변호사(수감 중) 등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이 돈의 전달 경로와 사용처 등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A사의 대표 이모 씨가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 변호사에게 12억 원가량을 전달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A사는 2014년 대장동 일당이 시행을 맡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A2-8블록) 분양대행을 맡았고, 이후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시행을 맡은 대장동 5개 블록 아파트 분양 대행을 독점했다.
A사의 대표 이 씨는 국정농단 사건을 맡았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이다. A사는 12억 원을 포함해 2014년 5∼9월 총 22억 원가량을 남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받은 돈 중 8억 원가량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에게 건넸고, 김 씨는 이 중 3억6000만 원을 유 전 직무대리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규는 돈을 받은 시점 전후인 2014년 4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14년 6월 4일)를 앞두고 공사에서 퇴직했다. 이재명의 당시 성남시장 재선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유 전 직무대리가 공사에 복귀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유동규가 3억6000만 원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시기상 이재명 재선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유동규는 이재명이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자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으로 복귀했다.
그동안 유동규는 자신이 받은 3억6000만 원의 사용처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1억 원과 5000만 원을 각각 김용과 정진상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은 당시 성남시의원 재선을 준비하던 중이었고, 정진상은 이재명 캠프에서 재선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유동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돈에 대해 “새발의 피”라며 그 외에도 추가로 건넨 돈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장동 일당’ 정영학-남욱, 4차례 55억 비자금 조성 정황
檢, 김용-정진상에 간 돈 추적
정영학, 2013년-2017년-2019년에 3차례 걸쳐 40억6000만원 조성
남욱도 실소유 법인서 작년 15억 빌려,
檢, 김용 등 선거자금 받았는지 조사
유동규 “성남선 이재명 지시 받아”, 경찰, 柳 신변보호 조치 결정
남 변호사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동규에게 3억6000만 원을 건넸다고 검찰에 처음 진술한 건 지난해 10월 19일이었다. 당시 유동규는 남 변호사를 거쳐 김만배로부터 전달받은 돈의 용처에 대해선 함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동규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해당 자금이 김용과 정진상에게 건너간 선거자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동규는 25일 취재진과 만나서도 “성남에 있을 땐 당연히 다 (이재명) 지시를 받았다”며 이재명 및 최측근 그룹에 대한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검찰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 변호사와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이 2013년부터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지속적으로 만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용과 정진상 등이 2014년 지방선거 이후 다른 선거 때도 자금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정 회계사는 2013년 12월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한 위례투자 1, 2호와 위례파트너 3호 등으로부터 자신이 보유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를 담보로 9억여 원을 빌렸다. 위례투자1, 2호의 소유자는 위례자산관리 대주주이자 동업자인 정재창 씨이고, 위례파트너 3호 소유자는 정 회계사 본인이다. 본인의 아파트를 담보로 본인과 동업자가 소유한 회사에서 돈을 빌린 것이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회계사가 급히 현금으로 쓸 돈이 있어 9억여 원을 빌려간 것으로 안다. 당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직후라 쓸 수 있는 현금이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 9억 원이 대장동 인허가 등 로비 목적으로 사용된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수상한 자금 조성은 2017년에도 이어졌다. 정 회계사는 2017년 6월 같은 아파트를 위례파트너 3호에 매도한 후 15억2000여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2017년 김용에게 수천만 원가량의 뒷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확인 중이다. 위례파트너 3호는 2년이 더 지나 2019년 10월 이 아파트를 역시 정 회계사가 실소유한 천화동인 5호에 16억4000여만 원에 팔았다.
남 변호사도 지난해 9월 자신이 소유한 천화동인 4호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을 담보로 자신이 실소유한 A법인으로부터 15억6000여만 원을 빌렸다. 법조계에선 해당 자금이 20억 원의 대선자금을 요구한 김용 측에게 전달하기 위한 비자금 용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25일 김용을 사흘째 연달아 불러 조사했고, 유동규와 김 씨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유동규가 지난해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용과 만나 1억 원을 건넨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6월 김용 차량 안에서 3억 원과 2억 원을 전달하는 등 총 6억여 원을 현금으로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 변호사와 유동규 사이에서 돈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정민용 변호사는 돈이 건네진 시기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용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가 건넨 돈은 총 8억4700만 원이었지만 유동규는 1억 원은 직접 쓰고, 1억4700만 원은 남 변호사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 관계자들을 불러 김용이 받아간 6억 원의 용처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25일 유동규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