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들에게 수천~수억원대 자금을 건넨 사람으로 지목받는 남욱 변호사의 구속기간이 곧 만료된다.
앞서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가 관련 의혹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주목을 받는 가운데, 남 변호사는 추후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다.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유동규는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연일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본인 및 이 대표 측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을 닫아왔던 그가 자유의 몸이 된 뒤 언론 인터뷰와 재판 등에서 대대적인 폭로에 나섰기 때문이다.
석방 후 첫 재판에 출석할 때만 해도 침묵을 지키던 유동규는 재판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며 입을 떼기 시작했다.
그는 김용이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김용이 20억원 달라고 해서 7억원 정도 6억원 정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유동규는 대장동 재판에서도 이재명에 불리한 태도를 보였다. 유동규 측 변호인은 지난 24일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학 회계사에게 대장동 개발사업의 실질적 결정권자가 누구인지를 추궁했다.
그는 “대장동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응모자격 등은 유동규나 황무성 (성남도개공) 사장이 결정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느냐, 어떻게 보면 성남시장까지도 결재돼야 정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인식했느냐”라고 묻는 등, 이재명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취지의 질문을 연이어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서도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처럼 검찰 조사에 임하는 태도가 바뀐 이유가 ‘배신감’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유 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형제라고 불렀던 사람들에 대해 내가 착각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동규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남 변호사의 구속기간이 내달 중으로 만료된다.
남 변호사는 김 부원장이 받았다고 의심 받는 자금 8억4700만원의 전달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유동규 등을 통해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로 검찰은 돈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남 변호사의 측근인 이모씨가 작성한 메모와 유동규의 진술을 확보했는데, 남 변호사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주는 대가로 경기 안양시 박달동의 군 탄약고 이전을 도와달라는 청탁 등을 했다고 한다.
또 남 변호사는 또 2014년엔 정진상에게 5000만원을 건넸으며, 그에 앞서 2013년엔 정진상과 김용에게 유흥주점에서 술접대를 했다는 내용으로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자신이 연루된 범죄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의 남 변호사가 출소 후에도 언론 취재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유동규와 남 변호사의 태도를 두고 일각에선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가벼운 범죄로 기소하거나 형량을 낮춰주는 ‘플리바게닝’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