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G 한글 번역자와 관련되어...

[현동섭]

코리아보드게임즈 TCG 팀을 맡고 있는 현동섭입니다. 어제 올린 글에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흘리는 듯한 느낌을 드린 점에 대해 우선 사과 드립니다. 좀 더 신속하게 여러분께 사정을 설명드리지 못한 점 역시 죄송하며 사과드립니다. 가격 문제에 있어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 한 것은 심지어 이번주까지도 계속해서 그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변명 같지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한글화 작업과 관련해서 밝힐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정보를 공개하겠습니다.

어차피 제품에 번역자 정보가 들어가 있는 이상, 이것은 이제 밝혀도 되는 정보라고 판단되니까요.

한글화 작업은 전적으로 WotC의 다른 언어 버전 제작 시스템 하에서 진행됩니다. WotC에서는 한글 번역자를 모집하기 위해 여러 번역 에이전시와 접촉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1차로 모집된 번역자 집단 중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리뷰를 저희쪽에 의뢰해 왔습니다.

1차로 모집된 번역자 집단의 번역 결과는 최악이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결과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엉터리인 번역을 볼 수 있습니다. MTG의 규칙은 전혀 모른 상태로 번역했다는 티가 나는 번역으로, 이들 중에는 게임이나 판타지 세계관과 관련된 번역 경력이 전무한 번역자가 있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주장하는 독일인도 있었습니다.

1차로 모집된 집단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 전달과 함께, 번역에 적합한 사람으로 한 명을 추천했습니다. 레벨 1 저지이자 카페에 MTG 스토리를 요약하여 연재하시는 김유범님을 추천했습니다.

그리고 약 2주 후에 2차로 모집된 번역자 집단에 대한 리뷰 의뢰가 들어옵니다. 전부 이름을 가린 상태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어떻게 번역을 했는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품질의 차이가 있더군요. 그중 오직 한 명 만이 게임의 규칙과 세계관에 부합하는 번역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하여 최종적으로 번역자가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난 뒤에 WotC에서 "expert-level" Magic Player인 Technical Editor를 선정하여서 3월 31일부터 번역에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5월 11일 1차 번역물에 대한 리뷰를 하게되었습니다. 번역자를 선정할 때의 번역이 아니더군요. 그 결과를 보면 Technical Editor가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고, 번역자의 번역이 맞게 되었나 아닌가에 대한 판단 이상이 개입되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WotC와 Hasbro에 항의를 했고, 이대로는 절대 제품을 출시할 수 없다고 알렸습니다. 5월 20일에 2차 번역물에 대한 리뷰를 하게되었고, 1차보다는 나아졌고, Technical Editor의 색이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고칠 점이 있어서 그에 대한 피드백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3차를 기다리는 중에 추가 리뷰 요청 없이 그대로 진행되더군요. 그리고 나서 결과물을 보게 된 것은 WotC 웹사이트에서 선동가 찬드라가 공개될 때입니다. 어이없게 들리겠지만, 사실입니다.

심지어 한글 텍스트가 카드 이미지에 입혀진 것은 구경도 못했습니다. 시애틀에 거주하시는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를 뽑아서 진행했다고 하시더군요.

변명 같지만,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만든 다른 한글판 보드게임을 보시면 현재 MTG 한글판의 편집이나 번역과는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것입니다. (아컴호러 때 한 번 대참사를 겪긴 했습니다만, 그 이후 검수와 교정에 대한 내부 프로세스가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한글판 MTG에 대해서 저도 맘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편집 디자인 측면에서 보자면, 행간이 좁아 읽기 불편하고, 이미 다들 아시듯이 플레이버 텍스트와 룰 텍스트가 구분이 안 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좌우 정렬이 아닌 왼쪽 정렬로 되어 있어 오른쪽 끝이 들쭉날쭉하며, 단어가 하이퍼네이션이 안 되어 있어 긴 단어의 경우 두 줄에 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줄에 몰려 있어, 보기에 안 좋은 면이 있습니다.

번역 그 자체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잘 된 것도 있고, 왜 이렇게 했나 싶은 것도 있습니다. '구혈자' 같은 경우는 그런 표현을 써야 되나란 느낌이 들지만, 솔직히 저는 '적시 원군'은 잘 된 번역이라고 봅니다.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 '시의적절한 구원군', '때맞춘 증원군' 같은 것이 '적시 원군'보다 나은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취향에 가까운 문제라고 봅니다.

여러분이 보여주시는 반응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반응을 가능한 한 전달하여 다음 제품에서라도 더 나은 제품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약속 밖에는 드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쇼민]

약속을 꼭 지켜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바람색칠]

그분의 마수는 깊었어...

[sinte]

누군가는 응원하고 있습니다. 홧팅

[[Man..]박서영]

이런 설명은 지난글에 '김유범씨가 했어요'라고 한줄다시기전에 하셨어야합니다..

[현동섭]

네, 그 글에서 별 생각 없이 답글을 달았습니다.

[Kasumi]

다음 확장판에서는 좀 더 많은 기대를 해 봅니다.

[KaOkaO]

Wotc 진행 방식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답답하네요. 특히 최종 확인 단계인 마지막 부분은 좀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야색마]

대부분의 로컬라이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 예라고 생각합니다.
로컬라이트시에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원청회사는 제품을 현지화 하는데 적극적이지 못하고 발매되어야 하는 현지의 소비자 동향화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읽으려 하지 않는 문제점과 싸워야 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그 모든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건 저는 소비자로서 "알고"는 있지만 "용서"는 별개의 문제네요.
이번 로컬라이징은 제대로 실패의 수순을 밟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인육]

적절한 증원........아 진짜 디자이너로써 카드의 편집적인 문제점은 망각륜스럽네요.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같이 하게 될 친구들도 대부분 디자이너들인데.....반응이 좋을것같지않아요.

[쇼민]

저는 같이하게 될 대부분의 분들이 교사입니다. 맞춤법 틀린 카드, 비속어, 유행어, 억지 조어가 들어간 카드들을 보시고. 매직을 소개한 저를 어떻게 보실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ㅠㅜ

[인스]

유저들이 단체로 Wotc와 하스브로에 항의 메일을 보내면 어떻게 안될런지 ;;

[[Max]나이스가이]

흠..제가 법쪽을 잘 모르긴 하지만 기업과 기업의 계약이 진행되는데 위와 같이 한쪽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경우 계약을 무효화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3차 리뷰를 건너뛰고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데 그걸 그냥 받아들여서 수입했다는게..하스브로와 코보가 그렇게까지 일방적인 관계인가요? 진짜 그렇게 일방적인 관계라면 이건 기업차원의 사업을 진행할 수준이 아닌 것 같네요.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나오지 않는다고 전혀 보장할 수가 없는데 저희는 대체 뭐 때문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거죠? 차라리 그냥 예전같은 배급체계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네요..

[[No9]오크-_-V]

일단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서영님이 대신 해주신 것 같고.,,

문제가 되는 Technical Editor의 일방적 선임에 대해 코리아보드게임즈 측은 일체 의견을 제기할 여지가 없었다고 하시고, 정황상 다음 세트도 동일한 인물이 참여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세트라고는 해도 이니스트라드 또는 다크 어센션까지 이미 작업이 사실상 완료 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위의 상황이 사실이라면 소비자로서 도대체 어떻게 다음 제품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까? 결국 번역의 질은 여전할 것이고 이에 대해 코리아보드게임즈가 조치할 수 있는 것은 전무한 것으로 보입니다만.

[현동섭]

일단 이번에 드러난 문제를 종합하여 클레임을 걸 예정이며, 기존 Technical Editor의 교체를 요청하였습니다.

[[No9]오크-_-V]

제가 모르는 부분도 많겠지만 솔직히 지금까지의 일 진행으로 봐서 코리아보드게임즈 측의 위자즈 본사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서는 다소 의구심이 있습니다.

좌우간 이미 많은 카드가 번역되어 버렸기 때문에 엎어진 물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라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별로 효과는 없겠지만 저는 소비자 입장에서 위자즈 담당자에게 여기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정중한 항의 메일을 보낼 계획입니다.

[[Man..]박서영]

그리고 누구신지모를 Technical Editor님께/ 찌아찌아족립대 국문과생보다 못한 번역을 해놓고 마음이 편하신지 모르겠군요. 망강뉸과 망녕빙은 잘쓰겠습니다.

[야색마]

묵념...

[GF_네고시홍]

제가 머리가 안좋아서 그런가봐요... 결국 김유범님이 하셨단건가요? 아닌건가요? 결국 말씀하신 Technical Editor는 누구죠?ㅜ

[한이]

아마도 다른분이시겠죠... 매직을 오래하신 분들은 어지간하면 다 아는 한국에서 가장 높은 저지레벨을 가졌다고 하는 한때 디스트리뷰터를 했었던 뭐 그런분이죠...

[[JJ]Nightingale]

다 알지만 모른척 하고 있는모 테크니컬 에디터님 한자 쓰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만년빙 보니까 행복합니까?

[신선한인육]

행복해 하실것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못하고 싸제껴놓고 흐뭇해하고있겠죠.

[[Man..]박서영]

그분 한글 못읽으셔. 내가 중국어를 못해서 아쉽다..

[신선한인육]

테크니컬 에디터....아...진짜 조선족이나 화족쓴건가..거참....

[[Max] eliyas]

몇억~십몇억은 할 것으로 보이는 계약이 이렇게 설렁설렁 처리되는거였군요

[야색마]

여기서 우리는 문명 5의 확장팩에서 나온 세종대왕의 목소리를 상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람]

많이 보진 못했지만 이제 까지 본 몇 장은 '플레이버 텍스트만큼은' 훌륭한 번역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고하셨어요.

[[ED]엘더드래곤]

어... 넌 혹시????
나를 아는가????

[[COP] Eron]

위에 포풍성장 플레버 텍스트를 보세요...

[두람]

네 그거 보고 취소하려구요. 뿜었습니다 우듬지 ㅜㅜ
근데 폭풍 성장은 좀 귀엽지 않나요? 전 그거 좋던데...

[레드스컬]

음성대씨 겠지요. 전에 글 번역글 올렸을때하고 변한게없네. 학교다닐때 국어공부 안한듯-_-

[레드스컬]

아니라면 죄송하구요. ㅋ

[[Man..]사악군]

저도 '적시 증원'은 맘에 쏙 들진 않아도 뭐 특별히 이상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그 에디터가 누구인지 우리는 모를 수가 없죠. 저런 언어를 쓰는 인간은 세상에 한명밖에 없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 테크니컬 에디터가 누구인지 설명을 듣기 전에도 바로 알아차릴 정도로 '틀려먹은' 한국어(?)를 쓰므로 교체해달라고 해주시기 바랍니다-_-

[[Man..]박서영]

난 진짜로 위저드에 '그분은 존경받는 저지지만 불행히도 한국어를 모국어만큼 유창하게 하지는 못한다'고 보냈었는데 씹혔었어..사실만 썼는데..

[켄신]

SOM가지고 장난질 할때는 진짜 장난이구나, 싶었는데.....-,-;. 혼자서 다 말아드셨네요.

[[BM] 미운오리]

Technical Editor 가 누구인지.. 이름만 가렸지.. 결국은... 그분이.. 해내셨군.. ㅜㅜ;

[[깡]준형군]

어쨌든 이런 나름의 명확한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