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볼 걸 다 봤다고 생각한 순간 영화는 잘 보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본다.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보는 순간, 더 많이 볼수록, 볼 것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나는 것이다. 나는 그걸 감당하기 힘들다. 차라리 드라마, 만화, 영화와 같이 제한된 보는 것에 도피하고 싶다. 이것에도 나름 즐거움은 있으나 뜬구름 같은 데가 있으며, 눈 뜬 장님이 되는 기분이다. 정신적 활동과 육체 운동의 균형을 적절하게 맞추기 힘들다. 결국 한 쪽에 치우쳐 공허한 뜀뛰기가 되거나 굳은 동상의 고뇌가 된다. 그래서 결국 가장 쉽고 단순한 편을 택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제 꿈이 좋았으니 로또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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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자기 전 위대한 탄생 우승자 백청강에 대해 생각했다. 요새 머하지? 기부도 하고, 우승도 했는데 요새 머하지? 중국으로 돌아갔나? 앨범을 준비 중인가? 벌써 잊혀지는 건가? 갑자기 백청강이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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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많다. 요즘 들어 더 많이 늘어난 느낌이다.
잘 클릭하지 않는데, 몇 개 눌러봤다. 지금은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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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를 봤다. 이건 역사를 모르는 내가 봐도 고증적으로 엉터리다. 세종대왕의 의식 수준이 거의 현대의 거장 수준이며, 저 정도 의식 이라면 한글 창제 뿐 아니라 신분제도 타파 했으리라. 그래도 정말 재밌군. "지랄하고 자빠졌네" 왕의 입에서 나오는 욕이 통쾌하고 정감 있다. 한석규 올해 sbs연기대상이군. 신세경 정말 예쁘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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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동생에게 문자를보냈다.
그리운 집은 대청소로 인해 깨끗해졌다
동생이 답장했다.
나는 그 먼지와 진드기
아늑한 공기가 그리운데
그 그리움 마저 허공으로
사라졌네
꼴깝 그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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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팔 년
첫댓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