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의 본생담
조 용 미
저 작약의 본을 짐작해 볼까 내 앞의 작약은 한때 귀신이었다가 한때 기린이었다가 한때 흰뺨검둥오리였다가 한때 벗나무모시나방이었다가 한때 거미게였다가 어쩌면 나였던 누구였다가, 단공도 부단공도 모르는 크게 깨우친 자였다가, 공재고택의 향나무였다가 이번 생에 모든 것을 다 이루어 이 고리를 끊으려 했던, 그저 사람이라는 이름을 얻은 고독한 자였다가 마침내 확연히 명백한 작약이 되었다 내 앞의 작약이 되었다
-『세계일보/詩의 뜨락』2024.04.05. -
〈조용미 시인〉
△ 1962년 고령 출생 △ 1990년 ‘한길문학’으로 등단 △ 시집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일만 마리 물고기가 산을 날아오르 다’,‘삼베옷을 입은 자화상’,‘기억의 행성’,‘당신의 아름다움’ 등 △ 김달진문학상, 김준성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동리목월문학상 수상.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 예스24
가시적인 사물의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저편의 심연을 응시하고 삶-존재의 근원성을 파고드는 고독하지만 깊고 차분한 목소리의 시 세계로 주목받아온 시인 조용미의 신작 시집. 시인의 시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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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 시집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문학과지성사 | 2007
작약의 본생담 [詩의 뜨락]
저 작약의 본을 짐작해 볼까 내 앞의 작약은 한때 귀신이었다가 한때 기린이었다가 한때 흰뺨검둥오리였다가 한때 벗나무모시나방이었다가 한때 거미게였다가 어쩌면 나였던 누구였다가, 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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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의 본생담 / 조용미 『세계일보/詩의 뜨락』 ▷원본 바로가기
연두의 회유
당신과 함께 연두를 편애하고 해석하고 평정하고 회유하고 연민하는 봄이다 물에 비친 왕버들 새순의 연둣빛과 가지를 드리운 새초록의 찰나 당신은 연두의 반란이라 하고 나는 연두의 찬란이라 했다 당신은 연두의 유혹이라 하고 나는 연두의 확장이라 했다 당신은 연두의 경제라 하고 나는 연두의 해법이라 했다 여러 봄을 통과하며 내가 천천히 쓰다듬었던 서러운 빛들은 옅어지고 깊어지고 어른어른 흩어졌는데 내가 아는 연두의 습관 연두의 경계 연두의 찬란을 목도한 순간, 연두는 물이라는 목책을 둘렀다 저수지는 연두의 결계지였구나 당신과 함께 초록을 논하는 이 생이 당신과 나의 전생이 아닌지도 모른다
-〈현대시〉2018년 5월호 - - 시집《당신의 아름다움》문학과지성사 / 2020 -
당신의 아름다움 - 예스24
“아름다움이 확장될수록 슬픔이 깊어진다”고통의 심연에서 길어낸 상처의 미학 깊고 섬세한 시선으로 생의 풍경들을 응시해온 조용미의 일곱번째 시집 『당신의 아름다움』(문학과지성사, 2
시집 〈당신의 아름다움〉 문학과지성사 /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