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길을 걸어간다.
화려한 성공도,
세상의 명예도 아닌
주님의 사랑을 가슴 깊이 새긴 사명감 하나만을 품고
우리 시설을 지켜가고 있다.
누군가는 이 일을 직업이라고 말하지만,
나에게 이곳은 삶의 이유이며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소명이다. 세상이 쉽게 지나치는
초중증 지적·발달장애인들의 삶을 끝까지 품어주는 것,
그들의 하루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작은 웃음 하나에도
함께 기뻐하는 것,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다.
우리 시설에 살아가는 장애인들은 말로 자신의 마음을 모두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과 미소,
익숙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무엇보다도 진실하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하루가
어제보다 조금 더 행복하기를,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따뜻하기를 늘 기도하며 살아간다.
시설 운영은 결코 쉽지 않다.
부족한 재정,
끊임없이 이어지는 행정업무,
수많은 책임과 결정,
예기치 않은 어려움들이
매일같이 찾아온다.
때로는 몸이 지치고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처음 이 길을 시작했던
마음을 다시 떠올린다.
"주님, 이 장애인들을 당신의 사랑으로 끝까지 돌보겠습니다."
그 약속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는 장애인을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다. 이곳이 단순히 생활하는 시설이 아니라
가족의 품처럼 따뜻한 집이 되기를 바란다.
부모와 가족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순간에도 이곳만큼은
언제나 사랑과 존중이 살아 숨 쉬는 보금자리이기를 소망한다.
누군가는 시설의 성과를 숫자로 평가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성과는 입소장애인들의 웃음이다.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밤,
맛있게 식사하는 시간, 좋아하는 곳으로 나들이를 가며
행복해하는 모습,
그리고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환하게 웃어주는 얼굴….
그것이 내가 평생 지키고 싶은
가장 큰 가치이다.
오늘도 나는 주님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마음으로 이 길을 걸어간다.
비록 힘들고 외로운 길이라 할지라도, 이 길 끝에서
장애인들이 "행복했다"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랑을 잃지 않고,
사명감을 잃지 않으며
끝까지 이들의 곁을 지키겠다.
오늘도 나는 시설장이기 전에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작은 도구로 살아간다.
그리고 내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우리 시설이 장애인들에게 가장 따뜻한 집이 될 수 있도록 변함없는 마음으로 함께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