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다큐멘터리 '짝' 2011년 11월 30일(수) 방송분.
여러모로 곱씹어 보아야 할 프로그램이었다.
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는 소위 '모태솔로'가 제법 있다. 한두명이 아니라 '제법'이다.
11월 30일날 방영한 '짝'은 모태솔로 특집이었다.
남자 5명 - 여자 7명, 그러니까 요즘같은 세상에 천연기념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12명이나 나온 것이다.
그런데 첫인상 선택부터 최종선택까지 단 1회만에 방송이 끝났다.
방송분량이 안나왔던 것이다.
얼마나 재미가 없었으면...
일주일 합숙하는데 1시간 방송 하냐...
그러나 더 기가 막힌 건?
'짝' 방송사상 최초로 단 한쌍의 커플도 탄생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이 나왔냐?
남자는 백수 여자는 폭탄들만 나왔을 것 같은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나이는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중반
똑똑한 사람, 돈 많은 사람, 예쁜 사람, 직업 좋은 사람, 풍채 좋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 현명한 사람, 직설적인 사람, 재미있는 사람, 계획적인 사람...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은 [연애 & 결혼] 적령기이며, 엄청나게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지만, 어디에 내놔도 부족할 거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
그런데 이들에게는 아주 큰 공통점이 있었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1. 연애경험이 없다.(출연조건이니 당연하다.)
2. 용기가 없다.
3. 자신감이 없다.
4.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줄 모른다.
5.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볼 줄 모른다.
자신감에 쩔어서 늙어가는 골드미스들 하고는 또 다르다.
그들은 대부분 연애경험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골드미스가 짝을 못찾는 가장 큰 이유는 눈이 높다는 것 뿐, 그들은 용기와 자신감이 팽배하고 자신의 매력을 발산 하는 방법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태솔로들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고, 조금만 대화해 보면 그 이유가 보인다.
단언컨데, 외모-학벌-경재력-집안... 심지어 장애나 지병, 전과기록과 같은 결격사유도 모태솔로의 이유가 될 수 없다.
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냥 미숙한 것이다. 여러가지로 미숙하다. 그래서 보고 있자니 정말 답답했다.
그런데 더 답답한 것은 자신들이 미숙하다는 것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중간중간 인터뷰를 하는데 생각하는 것 자체가...
또 서로 대화를 하는데 대화하는 내용이나 방식에서...
그들이 모태솔로인 이유를 바로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은 프로그램 후반부에 와서 자신이 지금까지 연애를 한번도 못했던 이유를 비로소 깨닿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깨닿지 못한 이들도 있었고, 머리로는 이해했으나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사람도 있었다.
커플이 단 한쌍도 탄생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는 당사자들도 놀라는 것 같았다.
내가 짐작컨데 일주일 동안 그곳의 분위기는 시간 되면 밥 먹고, 잠자고, 프로그램 있으면 따라하는...
중간중간 선택의 시간도 큰 긴장감이 없었을 것이고...
마치 피정이나 단체 연수와 같은 분위기였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방송에 출연한 당사자들이 큰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부분이다.
얼마나 부푼 가슴을 여며쥐고 큰 기대를 안고 그 자리에 나갔겠는가!
내가 뭐 딱히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꿋꿋하게 열정을 가지고 연애하기를...
하여간 지금의 나는 연애가 귀찮다.
정말이라니까! 왜 안 믿는거야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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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검색으로 크리스탈님이 쓴 글 나온 거 아닐까요. 가입을 못하면 댓글을 쓸 수 없으니 없는 거고 ㅋㅋㅋ"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