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잠자는 가공할 현실이었네 지상에서 땅 한 평 갖지 못한 지주, 가난을 대물리는 기다림의 가계에서 허공을 경작하느라 한 생이 저물었네 땅거미 내려앉는 공중분해의 시간이여, 빈집엔 경첩들만 삐걱삐걱 울리네 일생을 탕진한 죄가 밤을 곧 부르는데 제가 놓은 올무에 사로잡혀 벌 받네
눈 뜨니
사방 온 숲엔
거미,
거미,
거미줄들……
-『세계일보/詩의 뜨락』2024.04.12. -
- 계간지 ‘유심’(2023년 겨울호) 수록
〈류미야 시인〉
△ 1969년 진주 출생
△ 2015년 월간 ‘유심’으로 등단
△ 시집 ‘눈먼 말의 해변’, ‘아름다운 것들은 왜 늦게 도착하는지’
△ 공간시낭독회문학상, 올해의시조집상, 중앙시조신인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