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유해연_시티핸즈캄퍼니 대표] 침대는 과학이라고 외치는 모 침대의 광고방송에서 발명가 에디슨은 '4시간 이상 자는 것은 사치'라고 주장합니다. 얼마나 숙면을 취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잠의 양이 아니라 질인 것 같습니다. 침대의 쿠션이 숙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아웃도어에서는 텐트 바닥에 깔아서 대지의 냉기를 막고 쿠션을 주는 슬리핑패드와 에어매트가 침대 역할을 합니다.
바삭거리는 특급호텔의 린넨 이불도 좋지만, 다소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살아 숨쉬는 대지 위에서 텐트 잠을 자고 숲속에 밤새 내린 정기를 헤치고 아침을 시작하는아웃도어에서의 잠은, 어제의 격했던 등반의 피로를 풀어주고 다시 신발끈을 동여매는 힘을 선사합니다.아무리 세상에서 제일 비싸고 편안한 침낭일지라도 터무니없이 얇고 적절치 않은 슬리핑패드를 사용하여 지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 잠을 자면, 개운하지 못하고 뒤척이게 됩니다. 만약 쌀쌀한 날씨에 슬리핑패드 없이 잠을 자야한다고 가정하면, 아무리 좋은 침낭이라도 부풀어 오른 다운의 풍성함이 몸무게에 눌려서 죽게 되므로, 적절한 패드를 사용하여 차가운 대지의 냉기로부터 단열기능과 쿠션역할을 하도록 해야만 합니다. 꼭 두께가 슬리핑패드의 단열 성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얇아도 뛰어난 단열기능과 쿠션을 제공하는 첨단소재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숙면을 위해 비싼 침대에 투자하는 것만큼, 아웃도어에서의 상큼한 잠을 위해 슬리핑패드나 에어매트의 과학에 과감히 투자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아웃도어에서도 침대는 과학입니다. 대부분의 백패커들은 자신의 키에 맞는 길이를 사용하지만 무게를 줄이기 위해 약간 짧은 것을 사용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뒤척이는 잠버릇을 가진 분들이라면 밑에 깔린 패드가 미끄러져 옆으로 밀리지 않도록 슬립방지 표면처리가 된 제품을 권해드립니다.
빛바랜 옛 사진첩을 보다보면 커다란 배낭 밑에 둘둘 말린 발포고무 폼 패드가 매달려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과거에 주로 사용되었던 폼 패드에는, 가장 저렴하지만 수축도 어렵고 밀도도 낮은 오픈 셀 폼 패드와 비교적 견고하면서 수분 흡수도 방지되어 체온을 잘 보호해주는 클로즈 셀 폼 패드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진화된 것이 에어 매트리스입니다. 대부분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어 사용하는데, 전체가 통으로 터져있는 방식과 공기 셀이 가로로 길게 여럿으로 나뉘어 있는 방식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금 비싸긴 해도 써머레스트(Therm-a-Rest)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자동 공기주입식 패드가 가장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형상 메모리 기능이 있는 오픈 셀 폼에다가 에어 타이트 원단을 붙여서 만든 이 제품은, 폼과 공기가 조합하여 훨씬 따스하고 편안함을 줍니다. 주입 밸브를 열면, 스스로 패드가 부풀어 오를 때까지 공기가 안으로 유입되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다 쿠션을 최대로 살리기 위해 입으로 바람을 추가하여 최대한 부풀게 하여 사용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에어매트나 자동 공기주입식 패드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한 가지 꼭 주의하실 점은, 만일 야외에서 뾰족한 물체에 구멍이 발생하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럴 경우 응급처치 할 수선도구를 반드시 챙겨가지고 다니셔야 안심하실 수 있습니다.
구멍의 발견과 표시
↑ 0002(물에 넣어서 공기방울 검사)
↑ 0003(공기가 새는 부분을 즉시 표시해 둡니다.)
에어매트나 슬리핑패드에 생긴 구멍은 확실하고 쉽게 발견할 수도 있지만, 아
주 작은 경우에는 어렵기도 합니다. 먼저 패드에 공기를 가득 주입하고, 주변에서 패드를 담글 수 있을 정도의 물을 찾습니다. 그리고 패드의 한 쪽 부분을 물에 넣고 나머지 부분을 접어 눌러서 압력을 가해 봅니다. 만일 작은 공기 방울들이 올라오면 꺼내어 이 부분을 펜이나 덕테이프 조각을 붙여서 표시해 놓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들을 돌려가면서 모두 체크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구멍주변에 SeamGrip(심그립 우레탄 수선제)을 문질러 발라서 구멍을 메우면 주변의 내구성도 높아집니다.
집에서의 수선
↑ 0001(슬리핑패드의 홈리페어)
수선할 구멍 주변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건조 합니다. 심그립(SeamGrip) 우레탄 수선제를 구멍크기보다 사방으로 5mm 이상 더 넓게 펼쳐 발라줍니다. 그리고 수평을 유지하여 밤새 말려주면 됩니다.
아웃도어에서의 수선
↑ 0004(슬리핑패드의 필드리페어)
장비를 수선하고 바로 사용해야 될 형편이라면, 우선 티네시어스(Tenacious) 수선 테이프를 동그랗게 오려서 보호막을 벗겨내고 중앙에 심그립 우레탄 수선제를 발라줍니다. 이 때, 티네시어스 테이프의 크기는 심그립을 바른 크기보다 사방으로 10mm 이상 넓어야 합니다. 슬리핑패드에 붙여주고 단단하고 확실하게 눌러줍니다. 그러면 일단은 다시 사용이 가능합니다. 최소한 3~4일이 경과한 후에 티네시어스 테이프를 떼어내면 그 아래에서 심그립이 영구적으로 구멍을 막아 수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기주입구 주변 수선
↑ 0005(슬리핑패드의 필드리페어)
공기주입 밸브 혹은 노즐과 연결된 원단 사이에서 균열이 생겨 공기가 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도 그냥 간단하게 심그림을 노즐 주변에 발라주시고 똑바로 세워서 밤새 건조시켜주면 됩니다.
미끄럼방지 도트(dot)처리
↑ 0006(미끄럼방지 도트 처리)
가끔 침낭과 슬리핑패드의 같은 나일론 원단끼리는 서로 쉽게 미끄러져서 불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약간 경사진 곳이나 완전하게 평평하지 않은 텐트 사이트에서는 더욱 심하게 미끄러져서 침대 밑으로 떨어져서 자는 것 같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패드의 어깨, 힙, 발 같은 부위에 심그립으로 점을 찍듯이 미끄럼방지 돌기를 만들어주면 마치 신발의 밑창과 같은 마찰력을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 되어 아주 편리합니다. 반대로 슬리핑패드가 텐트 바닥과 미끄러지는 경우에는 패드 바닥면에 같은 처리를 해줍니다.
슬리핑패드의 세척
↑ 0007(슬리핑패드의 세척)
시즌에 한 번 씩은 슬리
핑패드도 침낭 세탁할 때마다 같이 세척을 해주셔야 합니다. 패드나 매트의 세척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공기를 주입한 다음, 솔에 비눗물을 묻혀서 문질러 닦아주고 물로 헹궈서 말리기만 하면 됩니다. 한결 냄새가 좋아집니다.
슬리핑패드의 보관
↑ 0008(에어매트리스는 밸브를 열어 보관한다.)
에어매트를 바람을 짜내고 돌돌 말아서 보관주머니에 보관할 경우에는 밸브를 열어두어서 내부에 응결되어 있는 습기(처음 공기를 불어넣을 때 숨결에 의해들어간 것)가 빠져나가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슬리핑패드의 경우에는 가능한 밸브가 열린 상태로 그대로 펼치거나 반으로 접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오픈셀 폼의 형상 메모리 기능은 부풀어 오른 상태로 보관되어야 오래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Tip. 슬리핑패드 사용방법
■동계시즌을 위한 두 겹 패드: 동계에는 저렴한 클로즈 폼 패드를 한 장 더 준비해서 슬리핑패드 밑에 갈아주면, 특유의 탁월한 단열기능으로 추위를 막아줍니다. ■ 지면을 살피기: 텐트를 설치하거나 매트를 깔기 전에 혹시 지면에 구멍을 유발할 수 있는 뾰족한 물체가 있는지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가능한 배낭 안쪽에 넣어서 마찰에 의한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손쉬운 공기주입: 히말라야 트레킹 같은 고지대에서는 입으로 공기를 주입하는 것도 폐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간편하고 작은 손 펌프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공기제거: 밸브를 열고 반대쪽 끝에서부터 말아 올라가되 한 바퀴 말을 때마다 양쪽 무릎을 이용하여 눌러줍니다. 끝단에 이르면, 밸브를 닿고 반으로 접은 다음 밸브를 열고 다시 한 번 말아서 남은 공기를 모두 제거한 후, 밸브를 잠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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