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두달여 공백이 지난 후 지리산을 찾았다~~
첨에 단풍나무숲의 지리산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필두로 하여 결국에는 열이와 고길동님의 등산학교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서라는 그럴싸한? 이유까지 붙여가며 그렇게 지리산팀은 구성이 되었다. 당연히 천왕봉을 올라야 지리산을 다녀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경방기간을 무릎 쓰고 지리산에 들어 간다는게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나는 몇 번이고 망설여야 했다!
내가 그 동안 4년째 다니고 있는 [지리산사랑동호회]야 경방기간동안에는 국립공원 구역이 아닌 지역으로 산행코스를 잡기 때문에 매달3째 주에 가는 내 개인적인 지리산 정기산행은 별 문제가 없으나 이 많은 인원을 데리고 부담감까지 안고 가자니 정말 나는 망설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리산을 가고 싶어하는 10명의 여산회 동지들을, 모든 일정을 나에게 일임한다며 더군다나 장비까지 준비하는 모습들을 보자니 힘들어도 함께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굳히고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계획표가 짜여지고 내가 리더를 맡아 예비모임을 11월8일 영등포에서 갖기에 이르렀다. 2개조로 편성하고 열이와 솔담이가 조장을 각각 맡기로 하고 착착 진행을 하여 11월16일 금요일밤 10시50분에 우리 쏠로팀10명은 서울역에서 구례구행 열차에 몸을 싣게 되었다.
천왕봉이 가장 잘 보이는 전망이 좋고 사시사철 출입이 자유로우며 백두대간의 낙남정맥 구간인 주산을 산행하되 쌍계사에서 불일폭포까지는 개방구간이므로 일단 접근하여 불일폭포에서 상불재를 거쳐 청학동을 통하여 주산아래 고운동 찰랑샘 야영지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코스를 정하여 힘찬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일단은 출발부터 모두 단단히 중무장한 군인처럼 일사분란하게 잘 따라 주었다. 특히 열차 바닥에 횟감을 먹느라 물이 흘렀을 때 화장지로 닦으라는 리더의 한마디에 솔담, 열이, 토네이도, 네모왕자 이렇게 4명이서 동시에 열차바닥을 닦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너무 감동적이었고 배낭을 짐칸에 올리는데 역시 4명이 동시에 달라붙어 주위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이처럼 모두가 하나되어 기분좋은 출발을 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새벽에 서둘러 산행을 시작하여 일단은 단속입구를 벗어나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초반부터 야간등반을 하였는데 열차에서 마신 양주 덕분에 헤메는 두 조장을 빼고는 모두 날아다니는 듯 했다. 이미 출발 전 예비모임에서 만약 단속될 시에는 리더가 책임을 지고 스티커를 발부 받아 벌금은 모두가 분담하는 것으로 약속을 하였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었으나 문제는 단속이 되어 더 이상 진행을 못할 경우를 생각하니 천년의 고찰 쌍계사는 아쉽지만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예정대로 무난히 삼신봉 진입로를 통과하여 한적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산행의 테마가 "나는 왜 산에 들어가는가?" 라는 사색의 시간을 가지기로 약속한 팀을 이룬 [지리산쏠로산행]이었으므로 산행 중에는 어느 누구하나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서 적막감 속에서 나름대로 나홀로 산행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무사히 청학동에 도착하여 점심에 파전과 막걸리를 곁들인 우리는 삼성궁에 가서 이벤트성 볼거리를 즐길 수가 있었고 야영장을 향한 하산길에 2시간마다 있다는 시골버스를 기다리느니 걷는게 낫다고 판단한 우리 일행은 아스팔트길의 고통을 30여분 맛 본 후에 맘씨 좋은 시골 아저씨의 화물차를 얻어타고서 무사히 야영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소설 속의 그림 같은 야영장! 개인소유의 오랜 옛집앞마당은 수북히 낙옆이 덮여있고 마당 한켠에는 오래된 농기구와 찰랑샘의 샘물이 찰랑거리며 우리를 반겨 주었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지사동팀 보다 4시간정도 먼저 도착한 우리는 텐트를 치고 비박장소를 정하고 땔감을 구하여 불을 지피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좋다! 지리산에서 이렇게 불을 맘껏 피울 수 있는 곳은 정말 드물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오랜만에 완벽하게 지피는 장작불이 너무도 운치 있어 좋았다. 이 얼마 만에 맛보는 여유로움이더냐....거기다가 100년만인가? 유성이 개떼같이 쏟아진다는 전날 밤의 밤하늘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상당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모두 편안하게 캠프파이어를 마치고서 잠자리에 들었다.
모두 새로 구입한 침낭을 시험하기라도 하려는 듯 자연스럽게 비박을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흐믓하기도 하고 보기도 좋았다. 산에서 비박은 산의 정기를 맘껏 맛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로써는 텐트는 비상시를 대비한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담날 아침! 드디어 밤새도록 마신 술 덕분에 그만 내가 늦잠을 자고 말았다. 1시간정도 늦게 일어나는 사이, 이미 지사동팀은 순식간에 출발하고 우리는 그제서야 솔담이 준비한 아침을 먹고서 부랴부랴 출발을 하게 되었다. 만일을 대비한 지사동의 무전기를 빌려 잡고서 부지런히 쫒아 가기 시작했다.
만약에 길을 잃기라도 하는 날에는 열차시간을 놓치고 만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나로서는 일단은 선두에 서서 토네이도와 지사동 팀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약2시간 정도를 선두에 따라가 지사동팀을 만나고서 한숨을 돌리는 것도 잠시....... 30분 이상을 기다려도 후미팀이 아무 기척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나는 순간적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무슨 문제가 생겼을 꺼라고 짐작은 하였으나 손전화도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단은 기다리는 수밖에....그러다가 궁여지책으로 약한 산등성이로 올라가 목청을 높여 하나하나 여산회 동지들을 목이 터져라 부르기 시작했다...이윽고 들려오는 네모왕자의 한마디....[길동형, 허브누나가 다쳤어요.....] 나는 배낭을 내려놓고서 부리나케 산죽 숲을 헤치고 달려 내려갔다. 산죽밭 사이에서 만난 허브님은 참으로 과관이었다...울었는지 눈에는 눈물이 글썽이고 하산하라는 나의 말에 기어코 산행을 하겠다고 게기고.....다른 후미팀 4명은 길을 잃었는지 어쨌는지 연락도 두절된 상태이고...나는 사실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애써 참고 있었다. [지금 상황은 화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하면서.....조장 둘다 내가 말한 내용을 이행치 않았던 것이다... 선두에 솔담, 후미에 열이, 이렇게 산행을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20여분의 실랑이 끝에 네모왕자와 허브님이 하산을 시작했고 중간에 4명과 만약 합류하면 모두 하산하라고 지시를 하고서 나와 토네이도, 단풍, 산들 이렇게 4명이 주산을 향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그래도 솔담과 열이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단행한 결단이었다.
간간이 이어지는 산죽밭을 헤쳐나가는 재미와 완연한 가을처럼 낙엽으로 뒤덮인 산등성이에서의 편안한 휴식, 가파르게 이어지는 내리막길, 드디어 지사동팀과 합류하여 과감하게 주산은 담에 만나기로 포기하고서 하산을 시작하게 되었다.
주산까지 한시간 이상 걸리는 빡씬길을 나는 과감히 포기했다. 주산을 정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우선은 뒤에 남아있는 6명의 안위가 걱정되어 일단은 이산가족을 모두 만나야 된다는 판단이 앞섰고 하산길에서 뒤쳐지게 되면 서울행 열차를 놓칠 가능성이 농후했다. 더군다나 청학동에서 남원까지는 교통편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아는 나로서는 아쉽지만 주산을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지사동팀은 나보고 과반수이상 대원을 잃어버린 리더라고 놀려댄다...쏠로산행팀을 복장과 장비로 봐서는 다들 등산학교 졸업한 산꾼쯤으로 오해를 한 지시동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맘이 급한 나로서는 중간에 점심식사를 하는 지사동 팀을 뒤로하고 간단함 작별인사를 나누고 하산을 시작했다. 휴....미리 주산에 가지 않고 점심식사를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하며.....
이제 막 뚫린 길이라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도로를 따라 1시간 정도를 걷다보니 드디어 손전화가 울려 허브님과 다른 대원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행이도 다~~아 만났댄다....이제 막 차를 얻어타고 남원역으로 출발을 한다고...[음....잘됐다! 우리도 부지런히 하산을 해야지.....]
아직도 가을이 감을 아쉬워하는 듯한 붉은 산하를 뒤로하며 부지런히 하산을 시작한지 30여분! 백암산입구라는 이정표를 보며 도로길에 내려서는 순간 지나던 두 대의 차에서 반가이 내려서는 쏠로팀! 세상에 이럴수가? 이렇게 만날수가? 첨에는 믿어지지가 않았다! 참 네.... 이런 경우도 다 있구나......정말 운좋은 하늘이 도운 지리산 산신령이 도운 쏠로팀이네.....하하하
이렇게 우리 10명은 기적처럼 15시30분에 청학동에서 21km 떨어진 지점인 진주와 하동의 갈림길인 횡천삼거리에서 마치 이산가족이 상봉하듯이 만날 수가 있었다. 캔맥주로 입가심을 하고서 하동으로 출발! 하동에서 구례로, 구례에서 남원에 18시20분 터미널도착!....남원 광한루 옆에서 뒷풀이....오천원짜리 백반과 25가지의 깔끔한 반찬으로 안주 삼아 막걸리한잔! 이렇게 무사히 남원역에서 19시58분에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을 수가 있었다!
이번에 쏠로산행은 취지에 맞게 모두 많은걸 느낀 산행이었다. 우선은 지리산이 왜 역사 속의 민중의산 인지 자료를 통하여 느끼는 계기가 되었고 지리산의 골짜기마다 변화무쌍한 다양함을 보았으며 지리산종주산행은 거대한 지리의 코끼리등 핥기라는 것, 천왕봉을 올라야 만이 지리산을 다녀온 것처럼, 아니면 천왕봉에 오르고 나서 마치 지리산의 정복자라도 되는 것처럼 교만해서도 안되며 산은 일년을 다녔든 십년을 다녔든 때로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냉혹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은 그런 산행 이었던것같다!!
내 개인적으로는 리더로서 좀더 철저한 준비가 있었어야 했고 여러 상황들의 책임은 결국 리더에게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소중한 쏠로산행이었다! 월요일에는 지리산자락이 눈에 어른거려 회사에서 업무에 지장이 있었다는 분, 이러다가 앞으로 지리산의 스토커가 될꺼 같다는 분, 지리산자락의 인심이 너무 좋았다는 분, 어느 누구하나의 자그만 느낌과 감정들은 너무도 소중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허브님의 발목부상은 여행자보험을 통하여 최고 500만원까지 치료비전액 보상을 받게 되므로 산친구들의 산행전에 여행자보험 가입은 역시 필수라 할 것이다.
이번에 쏠로산행에 부족한 저를 믿고 신속하게 따라준 열이,솔담,허브,네모왕자,토네이도,단풍나무숲,산들,카라,껑이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쏠로산행을 통하여 지리산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느끼며 좋은 경험들이 되었으면 하구요 부족한 저를 리더로 세우시고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도와주신 솔담과열이 외 7명의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준비부터 이번 자료까지 다시 한번 쭈-욱 훓어 보면 담에 다시 지리산을 찾을 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리라 생각됩니다. 모두 너무 멋진 산친구였고 좋았습니다. 또한 총무역할과 기록을 하시느라 고생하시면서도 잘 게기시는 허브님의 쾌유를 빕니다.>
2001년 11월 20일 고길동올림.
**********열이의 쏠로산행기**********
여산회 가입해서 처음으로 써보는 산행기입니다. 웬지 어색한 기분으로 느낀 산행을 몇자 적어본다.
멀게만 느껴졌던 이번산행은 처음부터 모두의 마음을 설래게 하고 들뜨게 만들었던 기차여행부터 시작된다.
서울역에서의 기분이야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모두 들뜬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를 뒤로한 채 우리는 지정된 좌석을 찾아서 기차에 무거운 배낭과 같이 몸을 실었다.
기차에 승차하기 전에 우리를 위해 배웅 나와주신 고동남님외 빈들,이프로,산바람,삐삐,로뎀등 다른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마웠습니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우리 힘만으로 산행을 했다면 아무래도 힘이 갑절로 힘들었을 꺼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까지도 살아 갈 만 하다고 느낌이 들었다.
늦게나마 우리를 위해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우리 팀들이 무사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이번 산행은 우여곡절 속의 웃음과 감동이 넘친 산행이었던 것 같다. 내가 이때까지 산행을 하면서 못해봤던 모든 것들을 산행 한번에 다한 것 같다. 어찌 말로 표현 할 수 있는가? 직접체험하지 못한 분들께 어떻게 이 느낌을 전달 할 수 있겠는가?
몇 가지 사례를 열거해 본다면
하나. 기차여행을 꼽을 수 있다. 밤에 떠나, 밤에 도착하는 기차여행, 비록 차창 밖의 풍경을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낭만이 있었다.
둘. 비박을 하면서 맑디맑은 별들과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코 속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느낌. (여기에서 비박이란 독일어로서 피치 못할 상황에서 텐트를 치질 못할 경우에 임시 야영을 하는 것을 말함.)
셋. 캠프파이어. 힘든 산행을 마치고 팀원 모두가 빙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며 재미있게 담소를 나누면서 마시는 술 한잔의 의미를.
넷. 명승지 관람. (필자는 가지 않았음 갔다오신 분들의 이야기들임.) 청학동 삼성궁의 관람. 도인들이나 입을 수 있는 옷들을 한사람도 빠지지 않고 입고 관람했던 일들.
다섯. 지리산의 훈훈한 인심. 교통편이 힘들어하고 있을 때 선뜻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까지 친절하게 데려다주신 분.(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다음에 또 올 기회 있으면 전화를 하라고 하신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외에도 다수가 있었지만 지면이 한정된 관계로 줄입니다. 그래도 그 중의 으뜸은 이번 산행의 취지인 혼자만의 사색을 하면서 쏠로산행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모든 단체산행이 그러하겠지만 먼저 제일 싫었던 건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고 또 쫓기는 산행이라 나만의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점. 이번 산행의 아쉬운 점이라 생각되는 건 허브님의 발목이 산행 중에 접질러 허브님이 힘이 들어 했다는 점만 뺀다면 더 이상의 환상의 산행은 없다고 생각된다.(허브님! 치료 열심히 하시고 쾌차하시거든 다시 한번 도전하자구요 산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잖습니까? 허브님의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감사의 말을 드리고 이번 산행기를 마칠까합니다. 쏠로산행팀 모두가 자랑스럽고 듬직해 보입니다. 잘 따라 해 주신 팀원 모두에게 감사하고 이번 솔로산행에 있어서 기획에서 마지막 산행이 마칠 때까지 듬직한 리더로써 애를 많이 써주신 고길동 형님께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합니다. (형! 우리의 졸업작품 멋지게 해냈어 화이팅!)
쏠로산행팀 모두에게 외쳐봅니다. 그대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전합니다. 모두 화이팅!
열이(011-269-7348)올림.
********** 껑이의 ♡ 지리산 쏠로 산행 후기 ♡ **********
막연하게 지리산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놓지 못하던 나였다. 지리산...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11월16일 지리산 쏠로산행팀이 하나둘 영등포역으로 모이고 있었다. 짐을 한번 더 살피고 우리는 구례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구례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었다.
택시로 쌍계사까지 이동 우리는 지리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너무 힘들었다..어둡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내내 숨이 차 올랐다.
그것도 잠시 아침을 알리는 먼동이 터 오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불일폭포에 도착.. 폭포아래서 즐거운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거기에 기념촬영도 한 컷..
다시 산행은 시작되었고 입산통제로 인해 우리는 철책(?)을 넘어야했다
위험했지만(벌금낼까봐서리..) 참으로 여유로운 산행이었다...
그렇게 한 두 시간 산행 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청학동..
예전의 청학동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많이 아쉬웠다..
주막이라고 표현해야하나 어린 꼬마아이 천진한 모습과 넉넉한 인심에 푸근함을 느꼈다.
또 하나 기억할만한 곳... 삼성궁~!!
정말 볼 것 없다(?)고 투털 대며 삼성궁 관람을 하였다...정말 볼 거 없었다..ㅋㅋ
어설푼 도포 차림이 우습기 짝이 없었다..그래도 좋았다..
묵계로 이동하기 위해 우리는 큰길로 나왔다...인심 좋은 경상도 분들 덕에 우리는 차를 얻어타고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우리가 야영해야 할 곳에 도착한 순간..첫 느낌은 "와 땡잡았다"..ㅋㅋ
널찍한 한 마당(?)에 모닥불까지 피울 수 있으니...이 아니 좋을 소냐..
푸짐한 저녁을 마치고 난생처음 비박을 해봤다...
술기운 때문 이였을까? 쏟아지는 별을 보고 황홀해 하던 시간도 잠시 나는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날 가뿐하게 아침을 맞았지만 몇몇 분들은 밤새 많은 일들이 있었나보다..
아침을 마치고 주산을 오른지 언2시간 우리는 허브님의 발목부상으로 하산!
앞 팀과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대장님의 말씀대로 다시 하산을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연은 이렇게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사전 연락 없던 상황, 우리는 헤어졌던 동지들을(?) 다시 만났다..ㅋㅋ
이렇게 저렇게 우리는 남원까지 무사히 도착!
저녁을 마친 뒤 웃지 못할 황당한 일까지 (단풍언니의 배낭분실사건 ㅋㅋ.....)
짧은 일정 이었지만 너무도 많은 일을 겪은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서로들 피곤함도 잊은 채 열차안에서 지리산 쏠로팀의 긴긴 여운은 계속되었다.
지리산 쏠로산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다.
이번 산행에서 얻은 건 서로 위하고 아끼는 우리 쏠로산행팀의 넉넉한 맘을 느낄 수 있었고, 대장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도 절실히(?)느꼈다.
이팀과 다시 한번 좋은 산행을 하고픈 맘 가지며 후기를 마친다.
아~~! 지리산 기다려라...내 너를 맞으러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껑이(011-9119-0428)올림.
********** 카라의 지리산산행일기입니다...**********
금요일 저녁 설레임에 흥분된 맘 안고 출발지인 서울역에 도착!
일행 고길동님외 9명 모두 장비점검을 하고 필요한 물품보충 후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오후10시58분 열차출발.....
차창 밖의 네온싸인과 자동차 불빛들. 밤의 적막 속에서도 열차 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자리잡고 앉은 우리일행들...
잔나비 오빠들의 완벽한 암벽등반(?)과 바닥청소로 피로에 지친 열차내의 승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죠! 멋진 환상의 트리오였습니다.
들뜬 분위기는 가라앉고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 탓인지 눈꺼풀의 무게에 못이기고 비몽사몽 꿈속을 헤메고 있을 즈음...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구례구역을 알리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에 허둥지둥 배낭을 메고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새벽4시10분 구례역 도착!
구례역에서 택시로 산행 출발지인 쌍계사로 이동
캄캄한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리는 닭울음소리.......
새벽5시 헤드렌턴 불빛 속에 드디어 산행시작!
일행모두 산행경험들이 많아서인지 빠른 걸음 탓에 저는 조금 숨이 차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도 거기에 익숙해져서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불일폭포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고길동님의 계란후라이 일품이었습니다.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오전8시20분 상불재로 출발!
입산통제구역이라서 조금은 불안했지만 우리일행들만의 산행에 발걸음이 가볍워졌습니다.
날이 밝아옴에 산이 점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곳곳에 얼음도 눈에 띄고 이젠 겨울 산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경치는 끝내줍니다.
상불재를 지나 청학동에 도착 푸짐한 점심을 먹고 동동주와 파전은 정말 꿀맛이었슴돠!
삼성궁견학! 구경에 앞서 한복으로 갈아입었는데 서로의 한복 입은 모습을 보면서 번갈아 얼굴 마주치며 ㅋㅋㅋ
그리고 삼성궁 문지기아저씨 왈, [모두 정~숙... 앞으로 뻥치지 마십쇼!] 근엄한 얼굴에서 어떠케 그런 말이... 정말 엽기였습니다. 직업을 개그맨으로 바꾸실 생각은 없으신지....
삼성궁견학 후 주막골 출발 오후3시30분!
야영장으로 향하는 도중 껑이의 야릇한 눈짓... 거기엔 탐스런 호박이 덩쿨에 저녁반찬생각에 저는 충동을 못이기고 호박서리를 했지 뭡니까? 호박주인님 정말 죄송합니다.
나중에 고길동님께서 주인 없는 호박이란 말에 죄책감은 사라졌지만 저를 부를 때 붙는 수식어 [철지난 호박.... 카~라] 여산회 여러분은 절대 저 같은 실수하지 마세요.......
야영장가는길이 왜 이러케 긴지 도중에 음식점 트럭주인아저씨 도움으로 우리일행 트럭에 타고 야영장까지 편하게 도착하였습니다.
야영장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지사동팀과 합류 모닥불 피워놓고 노래도 부르고 밤하늘 별도보고 산행에서 느껴보지 못한 정말 편안한 밤이었습니다.
침낭에 들어가 비박 하는 것도 꽤 즐거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7시기상 아침식사 후 8시 주산으로 출발!
주산입구부터 산죽이 가득한데 그 길을 통과해야 된다는 말에 조금은 주춤했지만 용기를 내어 대나무밭으로 발을 옮기기 시작 이러케 많은 산죽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중국영화에 나오는 대나무밭!
산죽이 얼굴을 스칠 때마다 따가움에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겨우 산죽을 다 빠져 나올 무렵 열이님 방풍방수의(?)를 잃어 버렸단 말에 망연자실!! 열이님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산죽을 지나 비싼 옷 찾으러 삼만리~~~
솔담님과 껑이, 저는 열이님 올 때까지 휴식을 취하고 옷 찾아 온 열이님과 다시 산행시작!
얼마쯤일까..... 도중에 앞서 가던 허브님이 발목을 삐어 네모왕자님과 우리를 기다리고 선두팀(고길동님외3명)과 너무 시간차이가 많이 나서 다시 되돌아가란 말에 어쩔 수 없이 남은 일행은 다시 온 길을 그것도 산죽길을 되돌아 하산하여 출발했던 야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야영장에서 점심을 먹고 아직 남아계신 지사동분 반야봉낙조님과 산수유님 도움으로 차타고 횡천으로 가던 도중 이런 행운이 있을줄이야.... 우리 헤어졌던 선두팀(고길동님외3명)과 만날 줄이야.......
서로 엇갈려서 못 만났다면 엄청 힘들었을텐데 너무 감사했습니다.
다시 전원 합류하여 하동 도착하여 남원까지 버스로 이동 저녁식사 후 남원역에 도착 오후7시58분 서울로 출발!
이번 지리산산행은 몸과 마음 모두 편한 휴식 같은 산행이었습니다.
산행에 도움주신 트럭주인아저씨, 반야봉낙조님, 산수유님 정말 큰 신세지고 그 덕분에 편하게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담에 지리산에 가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지리산산행팀 고길동님 우리대장으로서 잘 리더하여 일행 모두 무사하여 감사하구요.... 허브님 맛난 음식 챙겨오셔서 저희 모두 너무 잘 먹었구요!
발목 빨리 나아서 다시 한번 지리산 가야죠!
열이님, 솔담님, 네모왕자님 오빠들 덕분에 지리산산행 넘 재미있었고 우리 동생들 지루하지 않게 즐겁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갑장 단풍나무숲 그 동안 산행하면서 친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번 산행하면서 많이 친해질 수 있어서 넘 좋았구 담 산행에서도 즐거운 만남이길 바라며 단풍아....수고 많았다........
토네이도님, 산들님 정말 좋은 산친구들 이번 만남은 좋은 추억으로 기억에 남을거야
그리고 막내둥이 껑이 말 안 해도 내맘 알쥐....? 아이 러브~유~~~
담에 지리산 산행도 기대가 되네요.....모두들 행복하세요
카라(016-310-7195)올림.
********** 토네이도의 지리산 쏠로산행일기 **********
벌써 지리산이 그리워 ..보고 싶습니다...
전날의 기대감, 떨림,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 무언가.....
새벽공기를 마시며 쌍계사를 지나 불일폭포에서 아침식사....(정말 맛났다)
이제는 청학동까지 입산방지 기간이라 불법산행 시작...
진짜 우리 10명만이 들어와 있는 듯한 그 적막감, 고요함...(이분위기를 계속 즐기고 싶다.)
삼거리(상불재)까지 무사히 통과 우리는 삼거리주막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점심을 먹고 동동주와 파전을 먹고(진짜 큰파전5000냥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짱입니다요)
단군이 모셔져 있다는 삼성궁으로 출발! 그러나 안의 내용은 별로 구경할게 없었음.
그러나 신은 우리를 버리시지 않았다...
삼성궁에서 폭소 한마당...
"앞으로 뻥까지 마십시오" "모두 정숙~~"(정말 웃긴다..)
삼성궁을 나와 야영장으로 이동 중..
카라누나의 숨겨진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 (호박서리를 하셨음)
우리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를 먹여 살리기 위해 한목숨 바쳤다고...(속으로는 아니면서) 야영장이 어딘지 몰라 헤매다가 도움을 주신 트럭기사 아저씨 정말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복 받으실 거야..
찰랑샘에서 야영시작...
저녁을 먹고 별을 보며(진짜로 별많았음)
모닥불에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거의 놀았지)
우리는 잠이 들었죠...
아침기상 ...
아침을 부라부라 먹구 남낙정맥의 한 자락인 주산정상을 향하여 출발...
근데 왜이리 죽순밭이 많은거시여... 처음부터 난코스
이런 죽순밭은 처음봄(길동형도 처음봤다고함)
키는 머리위 까지 자라있고 그곳을 통과하기 위한 사투(진짜 끝이 안보임)
죽순밭을 지나 정상을 향하여 돌진하려고 했으나
우매 이게 무슨 신에 장난도 아니고 불미스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허브 누나 죽순밭에서 발목 삐끗, 후미4명 사라짐...
우리는 할 수 없이 허브누나랑 네모형님을 하산시키고
길동형,단풍누나,산들,나 4명이서 정상으로 돌진
그러나 결국 정상은 시간이 부족하여 가지 못하고 하산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도로가에서 헤어진 일행팀과 합류(정말 반가웠음)
이번 산행에 참가해 주신 길동형,열이형,솔담형,네모형,단풍누나,카라누나,허브누나,껑이,산들 모두 수고 하셨구요..
잊지 못할 산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느낀 점도 많고 배운 점도 많은 산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산을 만만하게 보지 말 것이며,
겸손함을 가지고 산을 대할 것이며,
과다한 음주 산행 안돼! 안돼!
미리 사전계획이 철저히 되어야하며,(길동형 대단해)
각자의 사전준비도 철저히 해야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리산 쏠로 산행 파이팅.....
다음산행을 고대하며 이만 산행일기를 마칩니다..(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금요일, 마음이 더욱 설레인다.
학원을 가서도 내내 들뜬 마음에 수업에 집중할 수 없다. 서둘러 집에 와서 동생이랑 시장에 갔다. 메모해온 목록대로 시장을 보고 집에 오니 다섯시가 넘어섰다.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허둥거리며 반찬을 만드는 둥 마는 둥 연신 동생에게 시간을 확인하고, 끝내 동생이 한 마디 한다.
[언니야~늦었다 서둘러라~~ ]서툰 솜씨로 배낭을 꾸리니 배낭이 포화상태가 되었다.
간신히 배낭을 잠그고 등에 짊어지려고 하니 들리지 않는다! 또 동생 도움을 받아 집을 나섰다. 이렇게 무거운 배낭은 처음이라 덜컥 겁이 난다.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급한 마음에 택시를 잡아타니 의외로 길이 잘 뚫렸다.
서울역 도착! 서울역 역사에 들어 와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 분수대를 찾아 한바퀴 돌다가 어떤 아저씨에게 물었다. 이층에 있다고 한다. 오우~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솔담, 네모왕자, 단풍나무숲, 껑이, 카라~ 10시 15분전인데 일치감치 도착했었나 보다. 솔담이 내 배낭을 보더니 역시 안되겠는지 바닥까지 끄집어내어 차곡차곡 꾸리기 시작했다. 전문가의 솜씨다. 땀을 흘리며 집중하는 솔담의 옆얼굴이 아름답다. 고마운지고~ 차례차례로 전인 도착~ 고길동님 산들, 토네이도, 열이.
편의점을 찾아내어 보충할 것들을 사서, 우리들은 배웅 나온 님들의 전송을 받으며 원정 떠나는 전사 마냥 줄을 지어 개찰구를 통과.
열차에 몸을 실었다 . 밤 열시오십분 ,자아~ 출발 ! 서울이여~ 안녕!
열차칸에 오붓이 자리한 우리들은 파티가 시작되었다! 토네이도가 준비한 고급 꼬냑에 게다가 고길동님이 얼음까지 채워 준비한 멍게와 굴까지 등장했다. 열차 안에서 멍게와 굴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수 있다니....,기가 막히게 맛있고 재미있었다. 차례차례로 먹거리가 나온다
찐계란, 감 귤.....배가 불러오자 다들 잠을 청한다. 들뜬 마음에 잠이 오지 않는다.
네모왕자, 산들도 깨어 있다. 그러다 얼핏 잠이 들었는가... 벌써 도착이란다. 새벽4시10분에 구례구역에 도착! 택시 3대에 나눠 타고 쌍계사 구,주차장에 도착했다.
마음을 다지고 구령을 외치고, 새벽 다섯시에 드디어 산행은 시작되었다.
신선한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 상쾌한 기분!
두 시간정도 걸음 걸어 불일폭포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따뜻한 밥에, 이름모를 찌게에 계란후라이...맛있는 정찬을 끝내고 불일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촬영 한 컷씩....폭포라하여 물이 많을 것이라 상상했는데, 비가 부족해서 그런가 풍족한 물줄기는 아니었다.
삼신봉 진입로 입구에 도착, 상불재방향의 진입로가 울타리로 단단이 막혀있다. 추계산화경방 기간이라서 입산이 금지되어 있었다. 우리들은 난감한 낯 색으로 리더인 고길동님의 판단과 지시를 기달렸다.
솔담이 무성한 나무가지를 헤치며 왼쪽으로 올라가며 길을 찿는다. 빽빽한 가지를 헤치고 들어서기란 쉽지 않을 듯 싶다. 그러는 사이 길동님이 조금 허술한 울타리쪽을 발견하고 우리모두 타 넘었다.마치 비밀공작원 이라도 된 듯 한 기분이다. 고길동님을 선두로 빡시게 따라 붙는다.조금 힘들었지만, 마음은 맑고 개운하다. 나무가지들이 앙상하게 높이 휘어져 뻗어 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의 문턱의 풍경은 쓸쓸한 것 같다. 산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지리산 산신령님께 내 소원도 빌어본다!! 가사도 잘 모르는 노래도 흥얼거려 본다.
청학동에 들어서니 마침 점심때라, 파전과 막걸리를 파는 어리고 예쁜 아줌마의 허락을 받고 들마루 옆에서 라면과 우동을 끓여먹는다. 그리고 대나무로 만든 들마루에 둘러앉아 파전과 막걸리도 주문해 먹는다. 장작불로 옛날 검은 솥뚜껑을 엎어 파전을 부치는데 맛이 일품이다. 배가 불러 다 먹지 못한게 아쉽다.
식사를 마치고 삼성궁으로 출발한다. 배낭을 그대로 둔 채, 그래서 배낭 지킴이로 네모왕자와 열이가 남고, 여덞명은 삼성궁 앞에 도착했다. 십분정도의 거리였다. 삼성궁안은 밖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넓고 특이했다. 구경을 하기 위해서는 색다른 한복을 필수적으로 입어야만 했다. 또 엄숙하고 정숙 하라고 하는데,우리 일행은 영 엄숙할 분위기가 아니다. 수염과 도인 복장과 두건을 쓴 안내 수제자의 엄숙한 입에서 "뻥치지 마십시요" 이 한 마디에 우리는 내내 웃었다. 또 특이한 한복을 걸친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는다. 여산회 남자들은 그럴싸하게 잘 어울렸다. 도 닦는 수제자, 아님 사이비 종교의 광신자?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배달성전의 신성한 이곳에서 이래도 될까? 정교히 싸놓은 돌탑, 사당 같은 기와집 무수히 많은 작은 깃발들이 꽂혀있고 산자락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묘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간이 꽤 흐른 지도 모르고 삼거리 주막골로 돌아오니, 열이 네모왕자가 한 소리한다 "왜 이리 늦었어 우쒸~"어데 갔었어?" 아쉽다. 다같이 보았으면 좋았을텐데.........
걷고 또 걸어 지친 우리들은 트럭짐칸을 얻어 타고 야영지인 고운동 찰랑샘에 도착했다. 오후5시5분! 남자들은 텐트를 치기 시작했고, 여자들은 모닥불을 피우기 위해 땔나무감을 모아 수북히 쌓아 놓았다. 저녁만찬이 시작되고, 식사가 끝난 후 모닥불주위로 모여들었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바람 부는 언덕에 서 있어도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
잔나비파 삼인방의 장기노래도 있었다. 모두의 입가엔 웃음이 가득..........
저녁7시20분 모든 뒷풀이를 완료하고, 다들 잠이 부족했기에 리더님의 지시대로 일단 잠자리에 들었다.비박팀 일곱명, 텐트팀 세명, 각자 자리를 잡았다. 새로 산 침낭이 있었기에 과감이 비박을 택했다. 역시 침낭 안은 따뜻했고, 밤하늘에 별은 너무나 총총했다. 처음으로 해보는 비박! 감동적이다! 별을 헤며 낭만을 즐긴다.
아침에 눈을 뜨니, 지사동팀이 깨끗이 사라지고 없다! 어제밤 늦게 도착해 늦게까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는데......꼴찌로 일어난 나는 허급지급 배낭을 꾸려 따라 붙는다. 밤늦게 마신 술기운이 남아 컨디션이 안 좋다. 주산을 향해 출발한다. 산죽사이를 헤치며 간다. 울창한 산죽은 사람 키만큼 솟아 있고 한사람만 겨우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산죽이 많은 곳도 처음이다. 두 시간 정도 걸었을까~
난 앞으로 꼬끄라지듯이 쓰러진다. 혼자서 일어설 수 가 없다. 발목이 나무틈새에 끼여서 누군가 빼주어서야 일어날 수 있었다. 그 쓰러지는 폼새에 다들 웃는다. 대자로 뻗으며 쓰러지는 그 모양은 과히 엽기적이었다. 챙피했지만 나도 어색하게 웃는다.
얼마나 걸었을까, 또 발이 미끌 하더니, 중심을 잃고 조금 경사진 옆고랑으로 심하게 굴러 떨어졌다. 아찔했다. 다들 놀란 눈으로 괜찮냐고 묻고, "으응~ 괜찮아~" 대답하고 발을 띠니, 왼쪽발의 통증과 함께 발을 디딜 수 가 없었다. 이건 장난이 아냐, 정말 제대로 걸렸군~ 네모왕자가 황급이 붕대를 꺼내 발목을 감아주고 내 배낭까지 들쳐 메고, 걸음을 걸어보지만 진행이 될 리가 없었다. 선두팀의 길동님이 왜이리 늦냐고 빨리 오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두번째 외침이 있고 나서, 네모왕자가 다친 사실을 외침으로써 알린다. 급기야 길동님 달려와서는 " 야~ 너 왜 우는데?~~ " 한다. 단풍에게 선두팀의 토네이도 있는 곳으로 계속 진행하라고 지시한다. 네모왕자에게는 허브를 데리고 하산하라고 하고 ,아직 후미에 있는 열이 ,솔담, 카라, 껑이를 만나면 같이 하산하라고 지시한다. 지사동과 거리가 너무 쳐졌다고 한다. 난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나로 인해 네모왕자에게 주산을 포기시키기엔 너무나 죄스럽기에.....계속 진행하겠다했고, 끝내는 혼자 하산하겠다고 했다. 나로 인해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말에....네모왕자 정색하고말한다. "누가 피해를 떠나 같이 왔으면 공동 운명체라고~~ " 길동님 끝내 화를 터트린다. "야잇~~ 이 새끼야~~ " 뜨끔했다. 결국, 네모왕자와 남게 되고 그러는 사이 후미 4명과 합류해 하산을 시작한다. 네모왕자가 메고 온 내 배낭이 여산회 산친구들의 배낭 속으로 각각 해체되고, 스틱을 집고 쩔뚝거리며 걷는다.
내 생전 이렇게 절실하게 고맙게 느껴보긴 처음이다. 또, 말 할 수 없이 미안했다.
내 안에서 여러 감정들이 교차한다. 끝내, 눈물이 터져 나온다!! 아파서, 고생스러워서만 아니다. 눈물 나게 고맙다는 것이 이 경우에 딱 맞는 표현일 것이다.
고마움에 감동해 울면서, 내 속의 아픔까지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서럽게 눈물이 난다. 껑이가 준 장갑낀 손으로 연신 눈물을 훔친다. 어깨까지 들썩이며 오열한다.
하산지점이 눈앞에 보인다. 이젠 그만 눈물을 거두자. 가슴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다! 눈물은 카타르시스, 마음에 정화라 했던가~ 정녕 그랬다!!!..............................................................!!
PS:이번 지리산 산행은 글로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내게 소중한 경험이었고, 일깨움이었고, 산친구의 우정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었다.
결코, 한 사람도 빼낼 수 없는, 산친구님들! 사/랑/해/요! 영원한 산친구 화/이/팅!
<단풍나무숲>: 카메라우먼으로서, 활약하여 그때 그때에 상황에 맞게 멋진 사진을 제공했고(흑백사진까징) 늠름하게 산행을 마무리지었다. 항상 밝은 얼굴 맑은 미소 너무 예뻐~
<산들>:우린 설악산 공룡팀에 선두 사인방팀 이었었지? 이번 산행으로써 더 많이 친해졌고 별밤 모닥불에서 즐거웠고, 침낭 속으로 집어넣어(?)주어 고마워~
<카라>:역시 설악공룡에서 카라가 눈여 띄었었는데 ,과연 그 저력이야~ 호박서리 해서 내내 죄스러워하는 카라의 모습! 순진하고 귀여웠어~~
<껑이>:팀의 막내둥이로써 분이기 메이커 역활을 톡톡이 했고 톡톡 튀는 모습이 십대같다. 또, 동병상련인가~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나의 아픈 다리를 언니처럼 잘 조언해주고 챙겨주고, 맛사지까지~ 껑이한테 배울점이 많은 것 같다. 감동~
<솔담>:B조조장, 별명-불가마 수없이 많은 불을 지펴서 우리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했고, 껑이와 갈굼의 진수도 보였음. 껑이 바~보, 솔담 바~보.
<열이>:A조조장, 개구장이 같은 표정이 곳곳에서 보였다. 어둔 곳에서 랜턴불에 의지해 만든 칵테일 안주는 너무나 정성스럽고 이뻐서 먹기가 아까울 정도~~~요리사 자질이 곳곳에서 옅보임. 취미라도 좋으니 요리 배우길 꼭 권하고 싶다.
<네모왕자>:내 옆에 있었던 탓으로 무지하게 고생을 했다. 등쪽엔 자신의 배낭, 가슴앞쪽엔 내 배낭을 멘,,,,닌자거북이 같은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열차 안에서 맨소래담 맛사지는 전문가 솜씨였다. 이 고마움! 이 신세를 어찌 갚을꼬!!
<토네이도>:"아저씨~ 누구세요~? " "나 토네이도요~~ "(깜깜한 별밤의 헤프닝~) 늠늠한 군인총각이심. 과묵한 성격 같았는데 너무나 빨리 친해진 것 같다. 집 앞까지 베낭 옮겨주어 고맙고, 모임 때 든든한 등을 빌러주어 고마워~
<고길동님>:우리들의 리더님, 훌륭하고 멋지게 해내셨읍니다. 시간들이 적적하게 맞아 떨어졌고 절묘한 합류는 기가 막힐 정도였죠. 지사동까지 신경을 써가며 그 많은 술을 마시고도 끄덕없다니....철인이 아니신지요? 여러가지로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드리고요, 불복종하고 게긴점,,,,산친구 재판에 회부되어도 이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길동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우릴 너무 웃겼습니다. 너무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