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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슬픈 영웅들 | ||
[박문성 칼럼 2006-06-01 10:10] | ||
박지성 김남일 송종국 이호 등 부상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나 마음이 졸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남은 기간 훈련과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부상만큼은 꼭 피했으면 한다. 부상의 암초에 걸려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생체기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부상은 비단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32개국 모두의 근심이다. 독일의 세바스티안 다이슬러(바이에른 뮌헨) 이탈리아의 크리스티안 비에리(AS모나코) 포르투갈의 조르제 안드라데(데포르티보) 등이 부상으로 본선행이 무산됐다. ▶ 부진과 세대교체의 암초에 걸리다 최근엔 스페인의 왼쪽 풀백 아시에르 델 오르노(첼시)와 스위스의 영건 요한 볼란텐(NAC브레다) 등이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서 중도 하차하는 일이 있었다. 잉글랜드는 전력의 핵심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회복 여부로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본인들의 슬픔에야 견줄 수 없겠지만 스타들의 찬란한 플레이를 기다린 팬들의 심정이 서글프기는 매 한가지다. 더군다나 스타를 보지 못하는 이유가 부상 등 ‘확실한’ 결격사유 때문이 아니라면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누구보다도 선수들의 현재와 장단점을 정확히 짚고 있을 감독의 판단이라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움마저 지우기는 어렵다. 이들을 가리켜 지구촌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슬픈 영웅들이라 부르는 이유다. ▶ 모리엔테스에게 닥친 시련들 스페인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발렌시아)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사네티(인터밀란) 후안 베론(인터밀란)을 2006월드컵에선 볼 수 없다. 재능과 경험만큼은 탁월하지만 근래의 부진과 세대교체 흐름이 맞물린 케이스다. 레알 마드리드를 거점으로 임대생활을 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둥지를 튼 모리엔테스는 리버풀 내의 주전경쟁에서 밀린 데다 무적함대의 미래로 평가받는 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에게 라울의 파트너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리버풀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음시즌 발렌시아서 뛰게 된 모리엔테스다. ▶ 사네티와 베론 없는 월드컵 2002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맡기도 했던 베테랑 사네티와 공포의 판타지스타로 각광받았던 베론은 A팀 세대교체의 영향으로 밀려났다. 2004년 9월 마르셀로 비엘사의 후임으로 부임한 호세 페케르만 감독은 자신이 지휘봉을 잡았던 1995, 1997, 2001년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 멤버를 중용하는 개혁을 추진했다. ‘페케르만의 아들들’이라 불리는 선수들로 후안 리켈메(비야레알) 파블로 아이마르(발렌시아) 에스테반 캄비아소(인터밀란) 하비에르 사비올라(세비야) 파브리시오 콜로치니(데포르티보) 등이 변화의 중심이었다. 더해 혜성처럼 출현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등장으로 사네티와 베론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 영광은 영원하지 않다 유럽 무대를 호령했던 폴란드의 골키퍼 예지 두데크(리버풀)도 고배를 들이켰다. 2002월드컵 당시 우리의 첫 상대 폴란드의 골문을 지킨 주인공으로 낯익은 선수다. 1년 전 여름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AC밀란의 최종 키커 세브첸코(첼시)의 슈팅을 막아내 리버풀의 극적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영광은 영원하지 않았다. 이번시즌 스페인 출신의 호세 레이나에게 주전을 내주며 벤치 워머로 전락하고 말았다. 프리미어리그 6경기 출전이 활약의 전부다. 더욱이 대표팀 경쟁자 아르투르 보루츠(셀틱)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큰 공을 세웠고 토마시 쿠시착(웨스트 브롬위치) 루카시 파비안스키(레기아 바르샤바) 등 젊은 골키퍼들이 가파른 성장세로 두데크의 부진을 상대적으로 도드라지게 했다. 폴란드의 파베우 야나스 감독은 “두데크가 좋은 키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출전 기회는 너무 적었고 때문에 실전 감각이 걱정스러울 만큼 떨어져 있다.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는 명성이 아닌 본선에서 활약해 줄 수 있는 현재의 기량을 갖춘 선수다”라고 두데크 낙선의 이유를 밝혔다. ▶ 반 바스텐과 셰도르프, 다비즈 그리고 훈테라르 네덜란드의 수리남 출신의 미드필더 듀오 클라렌세 셰도르프(AC밀란)와 에드가 다비즈(토튼햄)를 보지 못하는 것 또한 아쉬운 대목이다. 더욱이 네덜란드가 2002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해 8년 만에 본선에서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고자 했던 팬들로서는 안타까움이 더하다. 라파엘 반더바르트(함부르크) 헤드윅스 마듀로(아약스) 웨슬리 슈나이더(아약스) 등 새로운 힘 앞에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의 최종엔트리 선택과 관련해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수리남 콤비의 탈락 못지않게 클라스 얀 훈테라르(아약스)의 발탁여부였다. 83년생의 훈테라르는 이번시즌 헤렌벤과 아약스 두 클럽(윈터브레이크에 이적)에서 뛰며 31경기 33골을 기록, 에레디비지에 득점왕에 올랐다. 2위를 차지한 더크 카위트(페예노르트)를 11골 차로 따돌리는 발군의 득점감각을 뽐냈다. 하지만 반 바스텐 감독은 훈테라르를 발탁하지 않았다. A매치 경험이 전무한 것이 훈테라르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반 바스텐 감독은 “그에게 있어서는 분명한 불운”이라는 표현으로 훈테라르의 재능과 잠재력만은 높게 평했다. ▶ 에릭손의 모험과 갑론을박 어찌 보면 훈테라르와 유사한 일이 잉글랜드에도 있었다. 찰튼의 주포 대런 벤트 이야기다. 벤트는 올시즌 36경기에 나서 18골을 넣으며 득점랭킹 3위에 올랐다. 커다란 기대를 모으며 지난 3월1일 우루과이전에서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루니, 마이클 오웬(뉴캐슬) 피터 크라우치(리버풀)의 뒤를 받치는 최적의 리저브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에릭손 감독은 벤트 대신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조차 치르지 않은 17살의 ‘소년’ 테오 월코트(아스날)를 선택했다. 에릭손은 월코트의 잠재한 폭발력에 신뢰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갬블’이라는 표현을 덧붙어야만 했을 정도로 예상을 깨는 충격적 인선이었다. 이에 찰튼의 전 감독이었던 알란 커비슐리는 “벤트가 선택되지 않는다면 어느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열심히 뛰려고 할 것인가. 이번 선택은 실수다”라고 에릭손 감독에서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에릭손 감독은 또 근 1년 동안 소집해 테스트 했던 숀 라이트 필립스(첼시) 대신 A매치 경험이 전무한 19세의 아론 레논(토튼햄)을 윙 백업 요원으로 선발했다. 라이트 필립스가 첼시 이적 후 맨체스터 시티 시절만큼의 폭발력은 보여주고 있지 못하나 월코트에 이어 레논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일종의 모험을 단행한 선택에 갑론을박이 끊이질 않고 있다. ▶ 블랑코의 탈락과 라 볼페 체제의 여론 악화 멕시코에서도 최종엔트리 선정과 관련한 논쟁이 있었다. 98월드컵 당시 공을 다리 사이에 낀 채 우리팀 수비진을 껑충껑충 뛰어다니던 과테모크 블랑코(아메리카)가 논란의 장본인이다. 블랑코의 탈락은 세대교체 영향보다는 감독과의 불화측면이 크다.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은 최종엔트리가 발표되기 오래 전 블랑코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전술에 맞지 않는 선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레드 보르헤티(볼튼) 길레르모 프랑코(비야레알) 호세 폰세카(크루스 아술) 오마르 브라보(과달라야라) 등을 중심으로 공격진을 꾸리려는 라 볼페 감독의 구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까닭이었다. 이유야 어찌했건 간에 멕시코 팬들에게 절대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블랑코의 엔트리 제외는 라 볼페 체제의 여론 악화를 불러왔다. ▶ 인생은 타이밍의 예술이다 블랑코와 유사한 케이스는 크로아티아에도 있었다. 즐라트코 크란차르 감독은 베테랑 다보르 부그리네크(리예카)를 소집하지 않았다. 크란차르 감독은 “대표팀 내에서 부그리네크의 포지션을 찾는 것은 딜레마 중 하나였다. 재능과 경험을 높이 사지만 현재 우리팀에서 그의 역할을 찾을 수 없었다”며 탈락의 이유를 밝혔다. 인생은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한다. 2006월드컵을 앞두고 2005-06시즌 슬럼프를 겪었거나 출전기회 감소, 세대교체 영향, 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지구촌 축제에 부름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는 공교로운 타이밍에 불쑥 찾아온 시련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만은 기억해줬으면 한다. 슬프거나 서글프다 해도 당신들은 분명 역사에 기록될 영웅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
첫댓글 모리엔테스의 표정이 ㄷㄷㄷ
월콧과 훈텔라 정말 이해가 안간다... 왜 뽑고 왜 안뽑는 것인가...
다른건 몰라도 훈텔라르는 진짜-_-; 에릭손의 월콧과 같은 도박은 아니자나!! 완전 검증된 선수를 안스고 다른 선수를 쓰다니...... 아마 이번에 우승못하면 필시....욕먹을 게다....갠적인 생각으론 지금 현재 폼을 볼땐 카이트의 1000배는 낫다고 본다-_-; 경기 보니까 아주 덜덜덜 이더구만.....왜 안뽑는지....경기당 한골 안터지면 분명히 욕먹을거라 예상됨-_-;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조재진 안뽑고 차두리를 그 대신에 뽑는 정도랄까-_-;;;
사네티와 베론..그리고 레코바..보고싶다~
제일 아쉬운 선수는 비센테 .. ㅠㅠ
백날해도 긱스옹만큼은 아니야~~ 그 혼자 노는 씨에프 안습의 결정체..
여긴 기븐형이 언급안됫나... 세계최고의 골리가 될 역량을 가졌는데도 못되시는...안습...ㅠ 클럽팀 부진에 국가대표도 부진... 02년 스페인과 PK 3:2로 선방하시고도 지고..ㅠ
만약에 수리남이 -_- 세도르프랑 다비즈가 그대로 남았다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