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사진에서는 온종일 카메라에 우리들의 기록을 담느라 여념없는 기영과 이를 보좌하려 나선 명서의 부인, 본의 아니게 홀로 남산 둘레길을 완주한 성률이 빠졌다. 회갑연에는 용철, 재한, 재국이 참석했고 바쁜 일정의 종림이 회갑연 찬조금을 건네주고 갔다.
<소꿉친구 합동 환갑기념 떡 케익 커팅과 신년산행>
까까머리 중학생 이후 47년 정서를 함께 해온 소꿉동무들의 신년맞이 남산트래킹에 나서기 전 몇몇 친구들이 다양한 사정을 들어 불참 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가운데 재형은 회갑기념 유럽여행을 떠난다는 이유를 남겼다.
장충단공원으로 올라가 케이블카가 있는 오른편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팔각정에 오른 뒤 반대편 산책로로 내려오는 2시간 반의 트래킹을 마치고 을미생 친구들도 합동 환갑기념식을 가졌다(갑자, 병진생도 일부). 떡 케익에다 6개의 촛불을 켜고 부인들과 함께 부른 생일축하노래에서 그 옛날 우리 부모들의 ‘정릉 회갑연’보다 귀하고, 호화 크루즈 여행보다 아름다운 행사를 만끽했다.
덕담과 술잔을 나누는 가운데 등산 시간보다 긴 점심이 이어졌다. 새벽에 모친상을 당한 덕종의 문상 때문에 한쪽 켠에서 논의가 시작되다가 아예 모두 일어나 단체 문상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90을 넘기신 노모의 호상인데 옷을 바꿔 입을 필요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조의를 표하자는 것이었다.
지난 12월 동창회에서 명서가 동창회의 진화를 논하며 “부인들이 이젠 차림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럽고 편한 모임이 되었다‘고 했는데 문상 또한 격식 따지지 않는 진정이 담긴 자연스러운 진화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우리의 변화를 ’노화‘가 아닌 ’진화‘로 보는 것은 정말 옳다.
한편 산행에 참석한 부인들을 위해 식당 안쪽 별실을 마련했는데 그들의 대화는 한창 무르익었다. 일부 친구들은 집으로, 문상팀은 지하철 타고 일원역으로 향하는데 마나님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마나님들의 변화는 완벽한 ‘여성 진화’였다. 뒷마무리 등을 위해 많은 친구들이 잔류해 마나님들을 보필할 수 밖에 없었다. 2차까지.
문상팀도 문상을 마치고 일원동 먹자 골목으로 나와 한잔 더했다. 그리고 아내들에 대한 애정과 함께 부부 전화번호에 등록된 남편, 아내 호칭 등 자신의 위상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성률은 ‘전화받지마’, 명서는 ‘달링’ 등으로 등록되었다는데 영중은 한번 확인해야겠다고 했다. 마지막 결론은 역시 아내의 ‘진화’였다. 회갑이 되면서 아내에 약해지는 것일까, 철이 드는 것일까? 이 역시 모두 퇴화 아닌 진화일 것이다.
첫댓글 함께하진 못했지만 글에 담긴 정성과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는 친구들과 한자리에 있는듯,
마음이 훈훈해지고 새로이 탄생한 임원진들
케익도 노랑색으로 갓태어난 병아리네.
아~~ 왜 이렇게 좋은 거는 꼭 내가 없는 1월에만 하는 거야? 내가 그리 찍혔나? 글구 야! 홍관희, 너 일부러 이때 잡은 거지? 총무 짤리면서까지 뒷끝 작렬이네~~
나이를 생각하면 마냥 즐거울 수 없는 을미년 첫 행사를 흐뭇하게, 더구나 감동적으로 만들어준 수한 관희 등 경산회 전임 집행부와 민형 찬엽 등 새 집행부 수고 많았다. 고맙다. 민형이는 준비된 회장처럼 모든 점에서 믿음직했다. 스스로 걱정했던 체력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싸모 강은나여사의 정성 어린 간식도 감동적이었다^^
케이크 커팅에 앞서 전임 회장 수한이의 인사말 마무리 멘트는 카리스마가 넘쳤다.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이 자리 자격 미달인 X들, 여기! 저기! 거기! 누군인지 다 알아. 함께 있다고 형들에게 함부로 엉까지 마!”,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올바른 얘기를 무모하리 만큼 거침 없이 말하는 게 수한이의 장점(?)이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당사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런데 내 기억으로는 수한이도 자격 미달인 원숭이 띠인데…그래서 물어봤더니 음력으로는 양 띠, 양력으로는 원숭이 띠란다. 민증도 원숭이이고.그러면 뭐야?판단은 친구들의 몫이다. 웃게 해주어서 고마워, 수한아!!!
제가 이제와서 뭘 꼬부치겠습니까?
55년 9.13일(음)산입니다.
말띠 형님들은 제가 변함없이 모실 것이고(혹시라도 그간 결례한 것이 있으면.
할 수 없지 뭐. 이제와서 뭘 어쩌라고~),
원숭이띠 이하 아그들은 늘 그랬듯이 잘 데꼬 지내겠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내가 보증함!
@김학준 수한이 출생신고를 학준이가 했구나?ㅋㅋㅋ
매년 초 경산회가 주축이 된 남산 산행이 서서히 우리 동창 모임에 자리를 잡아 가고 있음을 새삼 실감. 신년 귀밝이 술도 좋았고 아름다운 서울 경치도 좋았고 무엇보다 진화되는 울 친구들 모습도 좋았고...여튼 기분 좋게 2015를 맞았던 하루였습니다~
경산회 새 집행부의 첫 산행에 소소한 뒷얘기들이 더 흥미롭네요^^
멀리서 어린 형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