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팀Ⅳ’를 자부한 한국대표팀이 16일 일본과의 8강 토너먼트에서 져 16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5∼8위권으로 밀려났다.지난 82년 대회 우승의영광을 재현한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던 대표팀으로서는 큰 수모를 겪게 됐다.
하지만 한국대표팀은 드림팀이라고는 하지만 팀을 구성할 당시부터 난맥상을보여 상위권 탈락은 사실상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선수 구성과 코칭스태프 선임 과정에서부터 갈등이 불거지는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프로는 오로지 소속팀 선수들의 군면제 혜택에만 안중에 있었고,아마추어는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됐다.서로 이해득실을 따져 선발하다보니투·타의 아귀가 맞지 않았고 프로 지도자가 한 명도 없는 코치진으로서는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프로선수들을 완벽하게 운용할 수 없었다.
선수단 구성은 처음부터 선수단을 운영할 감독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령탑이 뽑히기도 전에 선수구성이 끝나 사실상 감독이 의도하는 야구를 펼칠 기회가 아예 봉쇄됐다.
지난달 31일 일본 고베에서 끝난 4개국친선야구대회는 드림팀의 불안한 앞날을 이미 예고했다.베스트멤버가 출전한 것은 아니지만 백전 노장들이 포진한쿠바와 정상급 프로선수와 아마추어로 구성된 일본의 벽에 가로막혀 공격다운 공격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어 3위에 그쳤다.
코칭스태프는 변변찮은 작전 한 번 펼쳐보지 못하고 선수들의 개인 플레이를내버려 뒀다.아귀가 맞지 않은 선수단으로서 팀플레이를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무리였다.
그런데다 대회출전을 주관한 협회의 실질적인 지원체계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상대의 장,단점을 치밀하게 분석해야 할 전력분석팀은 전문성과는 관계없는 ‘감투들’의 외유단으로 짜여 의도를 의심케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제적 망신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다.때문에 야구관계자들은 망신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제대로 된 드림팀을짜보내든지 아니면 아예 아마추어만 보내든지 확실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