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정지우(鄭誌友)
너는 오늘도 포켓몬 빵을 사러나갔다는데...
주머니는 태양의 고립, 야행성 밤을 키우며 먹이를 주는 일처럼 건네는 말은 구멍을 찾아 들어가요 동공이 커지는 어둠을 나눠가지며 애완을 발견하지요
사실 빵이 아니에요
스티커를 모으려고요, 했던 말을 상기해보면 도래할 몬스터들
너로부터 시작해서 너를 볼 수 있는 대상은 어디까지일까?
피카츄 파이라 꼬부기 버터플 야도란... 목적의 이름들
가방 안에선 목표와 구석이 동시에 섞이고
잃어버린 길보다 눈을 감아버린 날을 찾아갑니다
너를 알아볼 때까지 미로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어제는 귀여워서 껴안고 자고 오늘은 버릴 수도 있는,
매일 반복되는 취향은 움켜쥐고 싶은 심장
굴러가는 얼굴을 주워 담은 얼굴들
호기심이 늘어날수록 도처의 목적지가 출몰합니다
숲이 어긋나는 곳에서 유기된 꼬리가 있고, 같은 말을
다르게 들려주는 국경을 지나 뛰쳐나온 모자의 주인들
너는, 그 중의 한 사람이 분명하지요
애완처럼 키우던 너를, 너는 주머니에서 꺼내 나열합니다
웹진 『시인광장』 2022년 11월호 발표
정지우(鄭誌友) 시인
전남 구례에서 출생. 201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정원사를 바로 아세요』(민음사, 2018)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