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읽고... ...
정읍 여자중학교
1605 김희주
감동을 만끽하고 싶다면 책의 제목에서부터 느껴라. 그래서 내가 선택한 책은 「가방 들어주는 아이」이다. 저학년 도서여서 내가 느끼는 게 과연 많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읽을까? 말까? 갈등이 되었지만 제목에서 나에게 교훈을 안겨 줄 만한 감동이 느껴졌다. 그로 인해 책의 내용조차 짐작할 수 있었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다리가 불편한 영택이라는 친구의 가방을 들어주게 되는 석우가 주인공이 되어 펼쳐진다. 2학년이 되는 새 학기 첫날에 석우는 영택이의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영택이의 가방을 1년 동안 등·하교 할 때 들어다 줘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 이런저런 일들이 지나가 3학년이 되어서도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주는 이야기로 막을 내린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택이의 가방을 들어줄 때마다 입이 삐죽삐죽 불평만 하던 석우가 점점 날이 갈수록 영택이를 이해하고 감싸주고 잘해주려고 하는 마음이 너무나 기특했다. 가방을 두 개 메고 다닌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더 들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도 하지 않고 영택이의 가방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잘 들어다 주는 석우가 끈기 있고,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좋은 아이라고 생각됐다.
어느 날은 영택이의 생일이었다. 영택이의 생일은 어느새 학교 전체에 퍼졌지만 영택이 생일에 온 사람은 석우와 석우의 절친한 친구 서경이였다. 영택이 어머니와 석우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은 영택이는 자기 자신을 비관하며 펑펑 울었다. 그 때,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내 뺨 위로 내렸다. 내 옷자락을 적셨던 이유를 한자 한자 쓰면서 생각해 보면 영택이의 다리가 불편하다는 이유하나로 친구들과 가까이하지 못하는 영택이의 가슴 상처를 이해해버려서. 그 때, 이 글 속에 너무 빠져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석우를 이해하지 못한 1학년 애들과 영택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같은 반 친구들, 영택이 옆을 지나던 할머니들이 솔직히 내가 직접 가서 따지고 싶을 만큼 미웠다. 1학년 애들은 석우가 가방을 두 개 메고 다닌다고 해서 알지도 못하면서 저렇게 막말해도 되는 건가? 그리고 친구 생일에는 못 가더라도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또는 생일카드 한 장 주는 일이 그렇게 많이 어려운 건가? 하고 나는 흥분이 되었다. 그리고 영택이 옆을 지나가던 할머니들은 그냥 지나가지 영택이에게 상처가 되고 다른 사람이 듣고 있어도 기분 나쁜 말을 꼭 그렇게까지 해야되나? 하고 나는 흥분이 화가 되버렸다. 그건 영택이 잘못이 아닌데... ...
물론 아직 철없는 1, 2학년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같은 반에서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친구인데 서로 "갈 거야?" "난 안 갈래." 이런 식으로 친구를 대하려고 하는 모습 때문에 나는 아무리 어린 동생들이라고는 하지만 괘씸했다.
내가 만약에 영택이 친구였더라면 아무리 못해준다 하더라도 내가 영택이의 친구라는 것 하나만이라도 영택이의 마음에 심어줬을 것이다. 영택이도 사람이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그런 이유로 친구를 소외시킨다는 건 죄를 짓는 것이다. 소외 받는 사람의 심리적 고통이 얼마나 큰 지는 내가 당해보지는 않했지만 이해는 간다. 나도 정말 내 옆에 그런 친구가 있다면 멀리하지 않고 따뜻하게 대해줘야겠다.
나는 석우에게 본받을 게 생겼다. 나보다 어리지만 친구를 위하고 생각해 주는 마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자기 집에 형편이 어려운 걸 알면서도 친구의 선물을 챙겨주려고 하는 마음. 나는 거기에서도 감동을 받았다. 나였더라면 "정말 미안해. 선물을 꼭 주고는 싶었는데... ... "하고 말을 줄이면서 생일 내내 미안한 표정만 짓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축구도 마다 한채 가방을 들어다 주는 모습 정말 보기 좋았다. 나를 돌아보면 항상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 먼저였던 것 같다. 하기 싫은 것은 정말 안 하려고만 하고 말이다. 정말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도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데... ... 내 모습이 정말 부끄러웠다.
「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통해서 나는 잠시동안 마음에 봄이 찾아온 것처럼, 겨울에 난롯가에 몸을 녹이고 있는 것 같은 따뜻함이 안겨졌다. 저학년 도서였지만 중학생인 나에게도 눈물을 흘릴 수 잇게 해주는 감명 깊은 책이었다.
영택이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하루라도 다른 사람들의 상처가 되는 말과 눈초리를 받지 않고, "나는 장애우가 아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고, 행복했으면 좋겠다.